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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적인 나르시시즘이 미국을 망치는 주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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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병적인 나르시시즘이 미국을 망치는 주범"

기사입력 2009-03-23 04:27 |최종수정 2009-03-23 16:33 기사원문보기
"정치실패·금융위기 초래" 미(美)언론 등 원인분석 나서

조지 W 부시(Bush), 아널드 슈워제네거(Schwarzenegger), 존 에드워즈(Edwards), 라드 블라고예비치(Blagojevich).

모두 지나친 자기애(自己愛), 즉 '나르시시즘(narcissism)'으로 실패를 맛본 지도자들이다. 미국 온라인 잡지 슬레이트는 병적인 '나르시시즘'이야말로 미국을 망치는 주범이라고 지적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이라크 전쟁의 정당성에 추호의 의심을 하지 않았고, 월스트리트도 잘 돌아가고 있다고 확신했다. 자신의 신념을 훼손하는 증거는 기꺼이 '무시'했다.

캘리포니아주가 최악의 재정 적자를 기록한 배경에도 슈워제네거 주지사의 지나친 자기애가 있다고, 2월 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했다.

슈워제네거는 초기에 ▲노조의 정치적 권력 제한 ▲주 재정 지출의 상한선 책정 ▲교사의 종신직 부여 조건 강화 등을 추진하다가 공격을 받자, 주 재정을 고려하지 않고 그린 에너지 사업 확대 등 유권자들의 애정을 얻기 위한 정책들을 밀어붙였다.

블라고예비치 전 일리노이 주지사는 버락 오바마의 당선으로 공석이 된 연방 상원의원직을 팔아넘기려 하고서도, "나는 정치적 희생자"라며 끝까지 자진 사퇴하지 않았다.

월스트리트 금융위기의 원인도 '나르시시즘'이라는 시각이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아이비리그(Ivy League·미 동부의 명문사립대 8개교) MBA 출신들의 터무니없는 자신감이 금융위기를 키웠다고 지적한다. 리스크를 통제할 수 있는 완벽한 금융공학을 갖추고 있다고 자만해, 끊임없이 각종 파생 금융상품 규모를 키웠다는 것이다.

적절한 나르시시즘은 '인정받고 싶은' 욕구를 만들어 성취에 대한 동기부여를 일으키고, 주위로부터 사랑받으려 노력하는 사람으로 만들어 준다. 실제로 오하이오 주립대학의 에이미 브루넬(Brunell)은 '자기애를 지닌 리더'라는 논문에서 "나르시시즘을 가진 사람이 리더로 등장하는 경향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슬레이트는 "병적인 나르시시즘이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정신의학협회는 미국 인구의 1% 정도가 '나르시시즘 성격장애(NPD)'를 갖고 있다고 본다. 젊은 층에서는 약 10%가 NPD를 갖고 있다는 연구도 있다.

 


[원정환 기자 w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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