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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우울증과 자살, 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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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09-03-24

연합뉴스 보도자료

<기획기고> '연예인 우울증과 자살, 무엇이 문제인가?'(상편: 연예인의 직업병)

기사입력 2009-03-10 14:54
또 한 사람의 연예인이 아까운 목숨을 스스로 끊었다. TV에서 늘 얼굴을 보던 연예인의 자살기사는 마치 가족이나 친구처럼 느껴지는 까닭에, 얼굴모를 누군가의 기사보다 훨씬 그 충격이 크다.

<베르테르효과> 계속해서 매체를 통해 자살의 이유나 방법등에 대해서 상세하게 보도가 되고, 어떨땐 지나치리만치 선정적으로 소개되고 있어 기사를 접하는 사람들에게도 후유증이 크다. 또 연예인을 모방하고 싶어 하는 심리를 가진 청소년들이나 해당 연예인에 동질감을 느끼던 사람들에게 모방자살의 충동을 느끼게 해 사회적으로도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베르테르효과'라고 하는 이런 현상은 작년 최진실씨의 자살이후 얼마간 우리 병원외래에서도 볼수 있었는데, 찾아오는 환자분들 가운데 우울증과 자살충동을 호소하는 경우가 갑자기 늘었었고, 특히 최진실씨에게 많은 동질감을 느꼈던 주부들의 내원이 훨씬 늘었었다.

<연예인과 우울증>

작년부터 연예인의 자살사건과 우울증을 앓아왔었다는 보도들을 연이어 볼 수 있었는데, 이번 장자연씨의 경우처럼 대부분 자살의 이면에는 우울증이 존재한다. 실제로 어떤 기사를 보면 연예인의 80%가 우울증을 경험해봤다고 한다. 일반적인 우울증의 유병률이 10-25%인데 비해,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돈도 많이 버는 선망의 직업인 연예인이 왜 훨씬 더 많이 우울증을 경험하는 것일까?

<연예인의 직업병?>

사람들이 연예인을 동경하는 이유는 돈과 명예가 따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는 직업이기 때문이다. 연예인의 경우엔 대부분 성격상 감성이 풍부하고, 자기애적 성향(나르시즘)을 가진 경우가 많다. 자기애적 성향의 경우, 다른 사람들의 시선과 말 한마디에도 더 예민하게 반응한다. 또한 악플과 인기의 하락등 연예인이라면 누구나 겪어야할 일종의 직업병도 한층 더 큰 스트레스로 작용 한다

<화무십일홍>

꽃이 아무리 붉어도 열흘을 넘길 수 없다는 얘기처럼 인기도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다. 아무리 지금 별처럼 빛나는 스타도 나이를 먹는 걸 피할 수 없다. 게다가 그 과정을 모든 대중들이 지켜보게 된다. 연예인의 숙명이다. 젊었을 때부터 50대 60대까지 그 목표를 이뤄가는 다른 직업과 달리, 가수나 연기자의 경우 조금이라도 어릴 때 빨리 성공해야 된다는 생각에 쫓기게 된다. 오랫동안 탑스타로 국민배우의 자리에 있었던 최진실씨 같은 경우도 인터뷰에서 "인기가 제일 절정이었을 때도 언제 인기가 식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극도로 불안함과 스트레스를 느꼈었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던 것처럼 인기가 오를수록 그 끝에 대한 불안은 오히려 점점 더 커져간다. 대중의 사랑으로 존재할 수 있고 누군가 자신을 찾는 사람이 있어야 방송에 나올 수 있는 연예인에게, 인기하락에 대한 불안은 감당할 수 없는 스트레스로 우울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미지의 함정>

청순함과 섹시함 또는 사차원이미지까지 연예인들은 다양한 이미지로 자신을 포장하게 된다. 물론 실제의 모습과 다른 경우가 많지만, 대중은 실제의 모습도 그 이미지와 같기를 강요한다. 그 이미지와 다른 모습을 보였을 때, 실망하고 비방하고 그로 인해 인기가 떨어지는 현실에 누구도 당당하게 자신을 표현하지 못하고 요구되는 이미지대로 살게 된다. 섹시한 연예인은 원해도 섹스하는 연예인은 원치 않는 다는 누군가의 얘기처럼.

인터넷의 발달로, 사인한번만 거절해도 바로 당일 포탈게시판에 000이 건방지다란 글이 올라오는 현실이다. 어느 경우에도 항상 완벽해야 한다는 스트레스는 늘 부담을 내려놓지 못하게 한다.

<사생활은 어디에?>

카메라 앞에서 사람들에게 연기할 수 있는 기회도 소중하지만, 카메라 뒤편에서 편안하게 다른 사람 흉을 볼 수 있는 공간도 필요하다. 특히 유명인일수록 더욱 프라이버시는 적다. 정신과의사인 필자도 진료실 밖에서 친구들을 만날 때나 다른 모임에서까지도 가운 입은 모습에 늘 진지한 얼굴로만 살아야한다면 과연 그 삶이 행복할까? 사람들은 누구나 사회에서 쓰는 가면을 벗을 때 편안함을 느낀다. 하지만 연예인은 누구를 만나도, 헤어져도 가족에게도 숨기고 싶은 얘기까지 신문이며 티브이에서 화제 거리가 된다. 알몸으로 돌아다니는 기분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24시간 다른 사람들을 의식하며 살아야하는 연예인에게, 카메라도 악플도 존재하지 않는 편안한 쉼터가 아쉬운 현실이다.

<악플과 루머>

댓글은 인터넷시대의 새로운 문화이자, 자유로운 의견게시와 토론이라는 긍정적인 의미가 더 많다. 하지만 익명성과 군중심리라는 특성을 지닐 수밖에 없고, 그 속에서 질투나 공격성, 관음증 등의 인간본성이 '악플'이라는 어두운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그 대상은 선망과 시기의 대상일 수밖에 없는 연예인을 향할 때 가 많다. 얼굴도 모르는 사람에게 공격당하고 모함당하는 경우, 피해의식과 공격성, 분노가 마음속에서 자라게 된다. 그 분노와 공격성을 마음대로 드러낼 수 없는 연예인의 경우, 분노가 자신에게로 향하게 되면 우울증상과 자살에 대한 충동으로 바뀌게 된다. 우울증으로 올바른 판단을 내리기 힘들 때, 위험한 선택으로 가지 않게끔, 연예인들을 보호하고 적극적으로 도움 줄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 <기고: 마음과 마음 수지점 강성민 원장>

출처 : 마음과마음정신과
 
연합뉴스 보도자료

연예인 우울증과 자살, 무엇이 문제인가?(하편:우울증에 대한 편견)

기사입력 2009-03-11 16:48
◆ 가장 큰 고통은 남에게 말 못하는 고통이다

말 못하는 고통이 얼마나 큰지 보여주는 탈무드에 나오는 얘기이다. 작년에 한 개그맨이 부친상을 당하고도 녹화를 펑크 낼 수 없어서 연기를 했다는 뉴스를 봤다. 프로정신이라고 칭찬을 받았지만 울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고 다른 이들을 웃겨야만 했던 그 심정은 어떠했을까? 또 씩씩한 캔디이미지로 인기를 얻은 연예인이 쉽게 자신이 힘들다고 표현 할 수 있을까?

우울증으로 상담을 온 분들에게 먼저 하는 조언중 하나가 "꼭 진료실이 아니 더 라도 가까운 사람에게 힘든 얘기를 충분히 털어 놓으세요"라는 얘기다.

누구나 속에 감춰왔던 걸 다 털어놓고 나서 속이 시원하다고 느낀 경험이 있을 것 이다. 정신과 용어로 환기(ventilation)라고 하는데, 창문을 열어서 답답한 공 기를 시원한 공기로 바꾸듯이 감춰졌던 스트레스를 겉으로 드러내고, 대화를 통해 스트레스 상황에 적응력을 키우는 것이다

친구와 만나서 수다를 떨거나, 전화기로 연인에게 하소연하는 것처럼 누구나 자연 스럽게 스스로를 치유하기 위해하고 있는 일을, 연예인이라는 것과 실제의 자신 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는 이미지 때문에 스스로를 감옥에 가둬두고 말 못하는 벙 어리 신세로 살게 된다.

◆ 정신과진료에 대한 편견

속담에 병은 자랑해야 된다고 했다. 숨겨서 병을 키우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해야한다는 면에서 우울증의 경우에도 다르지 않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 자리 잡고 있는 정신과에 대한 편견은 우울증 치료를 가로막는 또 하나의 벽이다. 우울증으로 외래를 찾는데 평균 3년이라는 시간이 걸린다는 한 조사결과는 우리사회에 정신과에 대한 선입견이 얼마나 뿌리 깊은지를 보여준다.

다른 사람들도 이러한대, 실제의 자신보다도 이미지를 더 소중하게 생각하는 연예인의 경우, 그 벽은 더 높을 수밖에 없다. 정신과를 다닌다는 사실만으로도 자신의 이미지에, 인기에 큰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는 불안이 상담을 망설이게 한다.

얼마 전 공황장애로 정신과 치료 받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하며 '남한테 피해를 주는 것도, 부끄러운 것도 아니다. 정신과치료를 두려워 말라'고 당당히 얘기한 가수 김장훈 씨처럼 정신과에 대한 사회적 선입견이 바뀌어야할 때다.

◆ 자살에 이르는 심리

연예인들은 대중의 사랑과 인기라는 자신이 컨트롤 할 수 없는 것들에 의해 계속 부침을 겪게 된다. 그 고통이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정도까지 이를 때에도 그간 쌓아놓은 이미지라는 벽과 정신과라는 부담에 적극적인 치료까지 빨리 결정하지 못한다. 또 악플과 비방으로 인한 분노까지 더해지면 우울증이 심할 때 극단적인 선택으로 자꾸 몰고 가게 된다. 절망감이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심해지고, 현재의 고통을 탈출하고 싶은 욕구가 자살을 떠올리게 할 때, 결국 자살을 구원으로 잘못 생각하게 된다.

◆ 마음의 감기'우울증의 치료

자살에 대한 기사는 지나친 경우 그 자체가 다른 사람들에게도 강한 자극이 될 수 있다. 마치 현장을 보여주는 듯 한 기사와 자살원인에 대해 확인되지 않은 온갖 추측성 보도들은 지양되어야한다. 죽음이라는 가장 존엄한 순간만큼은 아무리 연예인이었어도 지켜져야 되지 않을까? 남은 가족들, 그리고 그 연예인을 사랑했던 많은 이들이 받을 상처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자살에 대한 잘못된 오해중 하나가, '자살할 사람은 자살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않는다'라는 얘기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자살시도 전에 죽고 싶다는 얘기를 가까운 사람들에게 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정말 못 견디겠다. 날 좀 제발 도와달라는 외침이다. 그 외에도 소중히 여기던 물건을 갑자기 준다거나, 신변을 정리하거나, 술이나 약물에 심하게 의지하는 모습 등 평소와 다른 신호들을 보인다. 이때 가볍게 여기거나 무시하지 말고, 진심으로 얘기를 들어주고 전문가를 만나 도움 받을 수 있게 설득해야 된다.

자살시도의 80%에서 우울증이 원인이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우울증을 비유할 때'마음의 감기라는 표현을 자주 쓴다. 독감을 앓을 때처럼 어떤 중병보다도 더 힘들게 느껴지지만, 잘 치료하면 감기처럼 후유증 없이 지나갈 수 있는 병이 우울증이기 때문이다.

WHO의 보고에 의하면 2020년에는 우울증이 전체 질환중 발병률 1위가 된다고 한다. 그럼에도 아직 우울증으로 치료받는다고 하면 색안경을 끼고 보는 이들이 더 많다. 우울증과 정신과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이 없어지고, 외국의 예처럼 우울증을 극복한 연예인들이 자신의 경험담을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사회적분위기가 조성되고, 정신과 전문의를 찾는 연예인들이 이미지손상을 걱정하지 않게 되는 날이 빨리 와야 할 것이다.

<기고: 마음과 마음 정신과 수지점 강성민 원장>

출처 : 마음과마음정신과
 

[연예인 잇단 우울증 자살 왜?] 자존심 때문에 고민 못털어놔
2009-03-15
 영화배우 이은주(2005년) 가수 유니(2007) 탤런트 정다빈(2007) 최진실(2008년)에 이어 신인탤런트 장자연까지…. 스타연예인들의 잇단 자살로 연예계가 마치 집단 우울증에 빠진 듯한 분위기다. 화제드라마 '꽃보다 남자'에서 '악녀 3인방'으로 활약했던 신인스타 장자연의 자살소식이 또한번 연예가 안팎에 충격을 안겼다. 지난 1월 배우 김석균(30)에 이어 가수 이창용까지 올해만 벌써 세 번째다. 지난해에는 최진실 외에도 탤런트 안재환, 트렌스젠더 연예인 장채원, 모델 겸 연기자 김지후, 그룹 엠스트리트의 멤버 이서현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자살이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들은 대부분이 심각한 우울증을 앓았던 것으로 밝혀져 사회적 파장과 우려도 만만찮다.

 연예인들의 우울증은 대중들의 관심과 직결돼 있다. 스타들은 한창 잘 나가다 어느순간 섭외 안들어오면 심리적으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고 정다빈이나 유니 처럼 자신을 둘러싼 루머나 악성댓글 때문에 우울증을 겪다 좌절하기도 한다.

 특기할 만한 일은 연예인들의 경우 화려하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톱스타나 기대 만큼 대중의 인기를 얻지 못한 신인이나 크게 차이가 없다는 점이다.

 한창 떠오르는 유망주는 말할 것도 없고 최고의 주가를 날리는 정상급 스타 조차 출연작품이 잘못될까 두려워 전전긍긍하는 곳이 연예계의 생리다.

 톱스타를 꿈꾸며 불투명한 미래를 향해 달려가는 신인들의 고민과 외로움은 더 설명할 필요가 없다.

 실제로 한 유명 한류스타는 "새로 출연한 작품이 망가져 현재의 위상이 추락할까 겁이나 선뜻 후속작품을 고르지 못한다"고 털어놓은 적이 있다. 이런 상황이 장기화되면 인기 여부와 관계없이 누구나 우울증의 늪에 빠져들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정상을 달리던 인기가수들은 후속음반작업이 늦어지면서 대중적인 관심이 멀어지면 금방 초조해진다고 한다.

 공백기간이 길어질수록 갈채를 받던 무대로 다시 돌아갈 수 있을지 의심하게 되는데 이런 심리적인 불안이 곧 우울증의 시작인 셈이다.

 한때 심한 우울증을 앓은 적이 있는 가수 황보는 "샤크라 해체 후 연예계를 완전히 떠날까 고민한 적이 있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비슷한 사례로 '아내의 유혹'으로 다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있는 탤런트 장서희는 지난해 "드라마 '인어아가씨' 이후 긴 공백을 겪으며 우울증을 겪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화려한 조명속에 가려진 그들만의 남모른 고민은 스타라는 자존심도 한몫을 한다. 바로 힘든 상황을 겪어도 다른 사람에게 쉽게 털어놓을 수 없는 답답함이다.

 지난해 폭행논란에 휩싸였던 배우 최민수는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진실이 과장 왜곡돼 어떤 항변이나 설명으로도 나를 납득시킬 수 없는 상황이 됐을때 죽음으로써 억울함을 대신하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당시의 사건이 검찰조사에서 무혐의를 받았지만 "시시비비를 정확히 가리려 하지 않고 단지 연예인이 연루됐다는 사실에만 관심을 갖는 풍토에선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며 별도의 해명도 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은 남자연예인 보다는 마음이 여린 젊은 여자연예인이 더욱 심각하다는게 정설이다.

 서울 여의도와 강남에서 연기학원 MTM을 20여년간 운영하며 수많은 스타를 발굴한 서울종합예술학교 김민성 이사장은 "여자연예인들의 경우 아무리 밝고 명랑한 성격이라도 인기의 부침을 겪으면서 팬이나 주변의 달라진 시선을 더 견디기 힘들어한다"면서 "평소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는 자기암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강일홍 기자 eel@sportschosun.com>
 
 
 

 

 

우울증, 조기에 치료해야
항우울제, 운동, 휴식 등 치료에 효과 최소 6개월 이상 장기 유지치료 필요


대전중앙병원 정신과 임경옥 과장
 연예인 등 유명인의 자살이 보도될 때마다 자주 언급되고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접하게 되는 질병이 바로 우울증이다. 하지만 정작 “우울증은 마음의 병이다”, “약으로 치료하는 게 아니다” 등의 오해들로 치료시기를 놓쳐 병을 키우고 오랜 기간 고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우울증은 6명 중 1명이 걸릴 정도로 매우 흔한 병임에도 불구하고 WHO 자료에 의하면 그 중 25%만이 효과적인 치료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보통은 40-50대에 발병률이 높지만 최근에는 청소년이나 노인층에서 우울증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우울증이란?


  우울증은 정상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우울한 기분이 아니다. 사람은 누구나 평상심을 한결같이 유지할 수 없다. 하루 혹은 일주일에 몇 번씩 기분이 어느 정도 좋다가도 나빠지는 변화가 있을 수 있다. 물론 배우자의 사망, 실패나 좌절을 경험하면 기분이 크게 저하되고 우울해지지만 이는 이해할 만한 것으로 이때의 우울한 감정은 그 정도가 중하지 않아 생활에 큰 지장을 주지 않으며 기분전환을 하거나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 회복된다.

 

  우울증은 위와 같은 정상적인 반응이 아니다. 뇌의 신경전달물질 이상과 같은 신체적인 요인과 스트레스와 같은 심리적인 요인 등이 함께 원인이 되어 발생하는 실제로 존재하는 질환이다. 우울증은 제 때에 치료하지 않으면 수개월 또는 수년 동안 지속될 수 있으며 스스로 극복하기 어렵고 자살에 이르게 될 정도로 무서운 질병으로 이는 개인에게는 큰 고통을 줄 뿐 아니라 사회경제적으로 큰 손실을 초래한다. 

 

우울증에는 어떤 증상이?

언제 우울증을 의심해야 할까?


△ 우울한 기분 : 평소와 달리 의욕이 없고, 슬픈 감정에 휩싸이는 기간이 늘어나고 그 정도가 심해진다. TV를 보거나 전화로 얘기하다 괜히 눈물이 난다.
△ 흥미의 상실 : 재미있는 쇼 프로그램을 봐도 사람들이 왜 웃는지 이해가 안 간다. 신문이나 연속극을 봐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 식 욕 저 하 : 맛있는 게 없고, 먹고 싶은 것도 없다. 혹은 폭식을 하게 된다.
△ 무 기 력 감 : 많이 잤는데도 아침에 개운하지 않고 하루 종일 쳐지는 느낌이다.
△ 수 면 장 해 : 잠이 안 오고, 새벽에 일어나 서성인다.
△ 자       살 : 삶이 가치가 있는지에 대해 의심스럽고 모든 게 허망하다.


 위의 증상들은 우울증의 일반적인 증상이지만, 사람마다 우울증의 증상과 그로 인한 고통은 다양하며 연령과 성에 따라 독특하게 표현되기도 한다.

 

  소아의 경우 아이가 산만해지거나 성적이 떨어지고 복통, 두통 등 신체증상을 호소할 수 있으며 부모에게 지나치게 집착하거나 등교를 거부하기도 한다.

 

  청소년의 경우에는 짜증을 내거나 불평불만이 늘고 반항을 한다. 심하면 가출을 하거나 공격적인 행동을 하는 등 비행을 저지르고 본드 등 불법 약물을 남용할 수도 있다.

 

  중년의 경우 성별에 따라 구분해 보면, 여성은 폐경기 우울증 그리고 남성은 중년 남성 우울증으로 볼 수 있다. 중년 여성의 폐경기 우울증의 경우 폐경이 되면서 호르몬의 대사가 변하는 시기에 자녀의 독립으로 인한 허탈감과 상실감을 견디지 못하는 빈둥지증후군, 안면홍조나 야간발한 등의 갱년기 증상, 주부건망증으로 알려진 기억력 저하, 배우자에 대한 의심 등을 주로 호소하는 경향이 있다.

 

  중년 남성의 우울증의 경우에는 명예퇴직, 감원 등 사회적 압박과 인생에 대한 회의가 들면서 정신적 고통이나 우울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데 자존심 때문에 치료받을 시기를 놓치거나 술로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다. 은퇴나 실직 등 사회경제적 지위가 변하면 더욱 심해질 수 있다.

 

  노인의 경우 모호한 다양한 신체 증상을 호소하며 암이나 다른 심각한 질환에 걸린 것이 아닌지 불안해 하거나 초조해한다. 집중력과 기억력의 저하를 호소하는 경우도 있는데 심하면 치매로 오인되기도 한다.

 

  중년 이후 다양한 신체 질환을 앓는 경우가 많고 이로 인해 여러 약물을 복용하게 되는데 이들 질환이나 치료 약물들로 인해서도 우울증이 생길 수 있으므로 정신과 의사를 방문할 때 이를 알려주어야 한다.

 

우울증의 치료는?


  우울증의 치료는 대개 정신과 의사를 통한 약물치료, 정신치료와 운동, 휴식과 같은 기본 건강 관리 등이 있다. 이미 앞에서 언급했듯이 뇌의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은 우울증을 유발할 수 있는데 이 불균형을 해소하는 약이 바로 항우울제이다. “정신과 약은 중독된다”, “오래 먹으면 바보가 된다”, “마음의 병은 약으로는 안 된다” 등 약물치료에 대한 편견과 오해로 치료가 늦어지면 환자의 고통은 더욱 길어지고 심해져 만성화를 초래한다.

 

  우울증상은 치료를 받지 않으면 통상 6개월에서 13개월간 지속되지만 치료를 받으면 대개 수 주 내에 증상의 호전을 경험한다. 하지만 좋아졌다고 치료를 바로 중단하면 안 되고 재발 방지를 위해 최소한 6개월 이상의 유지치료가 필요하다.

 

  우울증 치료는 의사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스스로 노력한다면 좀더 빨리 좀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아울러 우울증 환자의 가족도 많은 고통을 겪는다. 일단 환자가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하면 가족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곤란을 겪는 수가 많고 재발할까 두려워하기도 한다.

환자의 우울증 대처방법

 

△우울증은 자신이 약해서 생긴 병이 아니다.
△전문적인 도움을 받는다.
△치료시작 후 갑자기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
△중대한 의사 결정은 병이 나은 후로 연기한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지내도록 노력한다.
△기분을 좋게 만드는 활동에 참가한다.

<가족의 우울증 대처방법>

 

△시간을 가지고 격려하며 도와주면 분명히 낫는 병임을 명심한다.
△증상에 대해 비난하지 않는다.
△환자의 어려움을 충분히 들어주고 이해, 공감을 하되 섣부른 충고는 하지 않는다.
△여러 가지 활동에 참여를 권하되 조급하게 강요하지 않는다.
△자살에 대해 말하는 것은 반드시 의사에게 알린다.
△치료를 받도록 적극적으로 권유하고, 약을 잘 먹도록 돕는다.

글  : 대전중앙병원 정신과 임경옥 과장

‘마음의 감기’ 우울증 방치 땐 치명적 유혹

일간스포츠|박명기 기자|2009.03.22 16:42 입력
 
장자연을 비롯해 최진실·이은주 등 자살로 생을 마감한 여배우들은 대부분 우울증을 심각하게 앓아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9일에는 인천의 한 주부가 우울증에 시달리다 딸을 살해하고 자살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경제 불황 속에 퇴직 불안 생활고 등으로 우울증에 시달리다 병이 치명적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우울증은 흔히 ‘마음의 감기’라고 불린다. 감기처럼 누구나 걸릴 수 있고, 치료하면 쉽게 낫기 때문이다. 하지만 감기가 폐렴으로 진행돼 목숨을 잃을 수 있듯이 우울증도 방치했다가 자살 등 헤어나지 못하는 늪으로 빠져들기도 한다. 우울증이 ‘소리없는 저격병’이라 불리는 이유다.

대한우울·조울병학회 총무이사인 전덕인 한림대학교 성심병원 정신과 교수는 “지난해 자살자는 1만1523명으로 한국인의 자살률이 OECD 30개국 가운데 최고다. IMF 이후 자살률이 급격히 늘어나 ‘자살공화국’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자살한 사람의 80%는 우울증 증세가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우울증을 유발하는 가장 큰 요인은 스트레스다. 체질적인 요인의 질병일 경우 약물치료 등 전문의의 치료가 필수다. 문제는 2차적인 요인의 우울증이다.

신영철 성균관대학교 강북삼성병원 정신과 전문의는 “최근 경제난 등으로 스트레스가 심해지고, 장래에 대한 예측이 불가능해지면서 ‘노력해도 안된다, 의지로 어떻게 할 수 없다’는 희망 부재가 절망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신 교수는 연예인 자살의 경우 “음악·예술 등 원래 감성적인 그들은 인기의 변화에 따라 의외로 감정의 기복이 심하다. 남들의 시선 때문에 의외로 도움 받을 데나 나눌 수 있는 곳이 부족하다. 치료 중에도 바빠서 지속적인 치료가 안 되는 경우도 많다”며 댓글이나 기획사 갈등 등을 제대로 못 풀어 우울증을 앓는 경우가 많은 현실을 지적했다.

주요 우울증인 신체적인 우울증은 약물치료를 해야 한다. 하지만 2차적인 우울증은 스트레스 관리가 필요하다. 신 교수는 “우울한 사람은 안 움직이려 한다. 가볍게 움직여주고, 햇볕은 많이 보고, 여행·명상·유머 치료 등을 통해 우울증을 제거시키는 세라토닌 등 신경전달물질을 생성케 해주면 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전 교수도 “우울증은 정신병이 아니다. 편견을 버리고 빨리 발견해 치료하면 낫는다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우울증에 대한 시선이 더 따뜻해져야 한다”며 “평소에 스트레스 누적이 안되도록 하는 것과 주위에서 힘들어 할 때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명기 기자 [mk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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