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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아닌 의사 중심… 한국 병원 시스템 분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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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2009-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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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린 방. /전기병 기자 gibong@chosun.com |
"한국 병원은 시설은 첨단화됐지만 의료적 오류나 실수 없이 환자를 신속히 치료하는 '환자 안전'시스템이 아직 미흡합니다."
4년간 미국병원협회 건축·디자인위원장을 지낸 병원 건축 전문가 캐서린 방(Cathryn Bang·44)씨가 외국인 환자 유치에 나서고 있는 한국 병원이 "환자 아닌 의사 중심"이라며 분발을 촉구했다.
재미교포인 그는 코넬대·컬럼비아대학 병원 등 미국 유명 병원의 신축과 리모델링을 이끌었고, 세계 곳곳에서 지어지는 병원 설계와 진료시스템 혁신을 맡고 있다. 이번에 국내 인천사랑병원과 네팔에 자선병원을 짓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그는 한국 병원은 환자가 진료 과를 일일이 찾아 다니는 '의사 중심' 병원이라고 비판했다. 환자는 가만히 있고 의사가 움직여야 하는데, 거꾸로라는 것이다.
한국 병원은 환자가 눕는 진료대를 한쪽 벽에 붙여 놓는 경우가 많은데 이 또한 환자를 자주 돌아눕게 만드는 의사 편의 진료라고 지적했다. 의료진이 환자 양옆과 머리 쪽으로 언제든지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 병원은 진찰·검사·처치 등을 별도의 공간에서 따로따로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는 "환자가 거치는 단계가 많고 이동을 자주 하면 담당 의료진이 계속 바뀌면서 과오나 실수가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고 했다. 이 때문에 선진국 병원은 이를 모두 한 공간에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늘어나는 노인 환자를 위해 병원 바닥에 미끄럼 방지 특수 재료를 깔고, 계단과 복도 조명을 높이고, 병실에는 천장과 벽면에 손잡이를 곳곳에 설치해야 하는데 그런 것이 눈에 띄지 않는다"고 말했다. 장애 환자가 가장 많이 다니는 재활치료시설도 병원 입구와 주차장에서 가장 접근하기 좋은 장소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docto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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