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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병원학교 가이드

"병원학교에서 재미있게 학교 수업을 받고, 치료도 받고 있어요. 빨리 몸이 나아서 전에 다니던 학교에 돌아가면 예전보다 훨씬 더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치료와 학업을 병행=지난 2일 서울 행당동 한양대병원 안에 설치된 병원학교인 누리봄교실. 환자복을 입은 채 휠체어에 앉은 김지연(9·가명) 양이 미술 선생님과 함께 나비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지연이는 백혈병을 앓고 있지만 병마를 떨쳐버리고 나비처럼 훨훨 날고 싶은 듯 눈가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올해 초등학교 3학년인 지연이는 2006년 10월 이 병원에 입원하면서 다니던 학교를 그만뒀다. 하지만 지연이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틈틈이 누리봄교실에서 학업을 계속하고 있다.

실제 10평 남짓한 교실에는 학교 교과서와 참고서가 비치돼 있었으며, 피아노와 컴퓨터도 마련돼 있었다. 최근 기침이 많이 나와 마스크를 쓴 지연이는 "이렇게 그림도 그리고 학교 교과서 공부도 일주일에 3일 이상 한다"면서 "몸이 다 나아 옛날에 다니던 학교로 돌아가더라도 충분히 친구들을 따라갈 수 있을 것 같다"며 눈웃음을 지었다.

한양대병원에서 멀지 않은 서울 중곡동 국립서울병원에도 해맑은 아이들이 병원학교(참다울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다. 박승호(12·가명)군은 2007년 1월 이 병원에 입원한 뒤 참다울학교에 다니고 있다. 승호는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부족해 급우들과 제대로 어울리지 못하는 발달장애를 앓고 있었다.

하지만 2년여 치료와 수업을 병행한 승호는 어느 덧 쾌활하게 친구들과 장난을 치는 평범한 또래 아이들과 다를 바 없는 모습으로 달라졌다는 게 병원측의 귀띔이다.

초등학교 6학년인 승호는 "오전에 한자와 국어를 공부했고, 낮에는 친구들과 텃밭가꾸기를 했다"고 자랑했다.

그는 "병원학교에서 자유롭게 수업을 받고, 아이들과 재미있게 지낼 수 있어서 좋다"면서 "나중에 학교에 돌아가면 장난을 잘 친다고 선생님께 혼나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아이들은 오전에는 교과수업을 하고, 오후에는 치료활동을 받는다. 정신장애를 치료하는 병원의 특성상 치료활동에는 음악치료, 미술치료, 집단상담, 이야기치료, 구연동화 등이 포함돼 있다. 학교 내부에는 아이들이 종이나 수수깡 등으로 만든 작품들이 가득했다.

참다울학교 나경원 교사는 "아이들이 처음 이 곳에 왔을 때보다 훨씬 몸과 마음이 건강한 모습으로 원래 다니던 학교로 복귀할 때 보람을 느낀다"며 "사회에서 상처를 받고 온 아이들이 많은 만큼 강압적으로 수업을 하지 않고, 아이들의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수업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3개월이상 치료시 입학할 수 있어=병원학교는 장기입원이나 통원치료로 인해 학교 교육을 받을 수 없는 학생들을 위해 병원 내에 설치된 파견학급 형태의 학교다. 따라서 이 곳에서 수업을 받을 경우 원적 학교에서 출석으로 인정된다. 치료를 마치고 병원학교를 떠나면 곧바로 자신의 나이에 맞는 학년으로 편입이나 진학이 가능하다. 병원학교의 수업료는 교육과학기술부와 시·도 교육청의 지원으로 모두 무료다.

병원학교는 몸이 아파 3개월 이상의 장기입원 또는 통원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도 학업을 중단하고 싶지 않은 학생들에게는 항상 문이 열려있다.

병원학교에 입학하려면 몸이 아픈 학생의 학부모 또는 소속 학교 교사가 학생이 다니기를 원하는 병원학교가 위치한 시·도 교육청에 신청하면 된다.

현재 전국에는 29개의 병원학교가 있으며, 서울에는 9개 병원이 병원학교를 운영 중이다. 병원학교의 학습프로그램, 학습활동, 위치 등에 대한 정보는 전국병원학교 홈페이지(http://hoschool.ice.go.kr)에서 확인 가능하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