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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곤증인줄 알았더니 병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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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09-04-05
매일경제

춘곤증인줄 알았더니 병이라고?

기사입력 2009-04-02 09:00 기사원문보기


# 평소 야근이 잦지만 출근 시간 9시에 늦어본 적이 없는 이진동(40)씨. 그런데 요즘 이 씨는 시도 때도 없이 쏟아지는 졸음 때문에 걱정이다. 예전 같으면 밤늦게까지 일해도 낮에 조는 일이 거의 없었는데 최근 1~2년 사이 부쩍 졸음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텔레비전이나 책을 보다가 조는 일뿐 아니라 심지어 회의 중에도 잠이 쏟아진다.

봄이 되면서 이처럼 조는 경우가 더 심해졌다. 단순히 춘곤증이라고 넘기기에는 증상이 심각한 수준인 듯하다. 한밤중에 특별한 이유 없이 자주 깨거나 아침에 일어났을 때 개운하지 않은 일이 많다는 점도 그렇다. 이 씨는 40대에 접어드니 몸이 부쩍 약해진 탓인가 싶어 고민이 많다.



따뜻한 봄날이 시작되면서 졸음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 경우 일단 떠올리게 되는 원인은 춘곤증이다.

춘곤증은 낮에 졸린 증상이 계속되는 것인데, 기온 상승으로 인한 말초 혈관 확장, 근육 이완, 활동량 증가에 따른 에너지 요구 증가, 비타민 부족 등으로 생기는 일시적인 현상이다. 일정 기간이 되면 없어지므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 단순히 춘곤증이라고 생각하고 넘어가서는 안 되는 경우가 있다. ‘봄’ 탓이 아니라 ‘병’일 수 있기 때문이다.

낮에 졸음이 계속되는 가장 흔한 원인은 수면 부족이다. 평균 수면 시간은 사람마다 차이가 있다. 자신의 하루 평균 수면 시간을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수면 부족으로 인한 주간 졸림증은 수면 시간을 늘리는 것이 가장 좋은 치료법이다.


혹 주중의 수면 부족을 보충하기 위해 주말에 늦잠을 자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오히려 수면 리듬을 깨뜨려 불면증을 유발할 수 있다. 하루 일정하게 수면 시간을 유지하는 게 최선의 방법이다.

그렇다면 수면량을 늘려 수면 부족을 해결했는데도 계속해 낮에 졸린 증상이 계속된다면?



이때는 수면의 질을 점검해봐야 한다. 수면 장애의 문제로 시도 때도 없이 졸음이 쏟아지는 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밤에 잠을 제대로 자는지 확인해본다. 이는 양이 아닌 수면‘질’의 문제인데, 수면무호흡증이나 수면저호흡증이 있으면 수면의 질이 나쁜 편에 속한다.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숨을 완전히 멈추는 시간이 10초 이상 나타나는 것. 또 호흡이 완전히 멈추지는 않으나 정상 호흡량의 70% 이하로 줄어드는 시간이 10초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수면저호흡증이라고 한다.

이처럼 수면 관련 호흡 장애가 발생하면 숨을 충분히 쉬지 못하고 답답함을 느끼게 돼 잠에서 자주 깨게 된다. 심할 경우 하루 밤 800번 이상 잠에서 깨는 사람도 있다는 보고도 있다. 자연히 수면 효율이 떨어지고 깊은 단계의 수면인 서파 수면 비율이 거의 없어진다. 결국 만성적인 수면 부족에 시달려 주간 졸림증을 호소하게 되는 것이다.

수면관련 호흡 장애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위해서는 수면다원검사가 필요하다. 검사 결과에 따라 특수하게 고안된 마스크를 쓰고 자는 상기도 양압술을 쓰거나, 이비인후과에서 실시하는 수술을 실시한다.

다음으로 의심해 볼 것은 주기성 사지 운동증. 생소할 수 있는 질환인데, 주기성 사지 운동증은 야간 수면 중 주기적으로 다리를 차는 행동 때문에 깊은 잠을 자지 못하는 증상이다.

증상이 심하면 하루 밤에 수 백회 다리를 차는 행동을 하게 돼 수면의 연속성과 질이 떨어진다.

더욱이 주기성 사지 운동증은 중년 이후에 흔히 나타난다. 젊었을 때는 그렇지 않았는데 40세 이후 유독 낮에 조는 일이 잦아졌다면 의심해볼 수 있다.

주기성 사지 운동증 역시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수면다원검사가 필요하다. 증상의 심한 정도나 동반되는 질환에 따라 약물을 이용해 치료한다.

이 외 청소년기에 나타나는 주간 졸림증은 대부분 과도한 학습 부담으로 인한 수면 부족에 의한 것이 가장 많다. 단, 드물게 기면병의 원인이 되는 경우도 있는데, 기면병은 과도한 주간 졸림증, 감정 변화에 따른 탈력 발작(흥분상태에서 갑자기 몸의 기운이 빠져 넘어지는 것), 수면 마비 등의 증상이 동반되는 것이다.

청소년기의 과도한 주간 졸림증을 유발하는 기면병은 학업 저하는 물론 친구들과의 관계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약물 치료를 하면 정상에 가까운 생활을 할 수 있다.

우울증 중에도 과다 수면을 동반하는 경우가 있다. 불안을 동반한 우울증에는 불면증이 흔하지만 이 경우에는 주간 졸림증이 나타날 수 있다. 또 정신 자극제의 금단 증상이나 중추 신경계 억제 약물에 의해서도 주간 졸림증을 경험할 수 있고 파킨슨병과 치매 등 노인들에게 흔한 질환에서도 주간 졸림증이 자주 나타난다. 이들 모두 적절한 검사와 치료가 필요한 상황으로 만약 4주 이상 주간 졸림증이 지속되면 병원을 찾아가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도움말=김의중 을지대 을지병원 정신과 교수

[이근주 매경헬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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