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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환자 유치 우리가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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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2009-04-05

“한국은 의료체계가 바뀌어야 해외환자 유치가 가능해집니다.”
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센터 인요한 소장(50). 1991년부터 18년간 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센터를 지켜온 터줏대감이다. 인 소장은 1일 “개원 처음엔 이틀에 한 명꼴로 진료하던 외국인 환자가 지금은 한 달에 2000명으로 늘었다”며 환하게 웃었다. 그는 “지난해만 진료한 해외환자는 2만8000여명 정도 된다. 한 해 외래 수입이 50억원, 입원수입이 70억원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국제진료센터가 이 같은 성과를 일궈낸 것은 ‘인요한 소장’이라는 인물이 있었기 때문이다. 인 소장은 한국어와 영어 모두를 잘 한다. 190㎝의 큰 키에 푸른 눈, 갈색머리를 가진 외국인인 그가 입을 여는 순간 사람들은 깜짝 놀란다. 구수한 전라도 억양과 사투리가 튀어나오기 때문이다. 이는 1895년 진외증조부(친할머니의 아버지)인 유진 벨 선교사가 한국에 선교활동을 하러 들어오면서 전라도에 정착했기 때문이다. 원래 이름은 존 린톤인데, 존은 요한을 뜻하기 때문에 한국 이름은 ‘인요한’이라 했다.
해외환자 진료 달인(?)인 인 소장은 우리나라 해외환자 유치 정책에 대한 문제점도 거침없이 이야기했다.
“국민건강보험 체제가 유지되고 있는 한 외국인 환자를 많이 유치할 수 없습니다. 의료 자체가 사회주의적 성향이 너무 강해 의료수가가 너무 낮기 때문입니다. 의사는 환자에게 2∼3분밖에 시간을 낼 수 없어요. 하지만 외국인들은 이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이 때문에 민간의료보험을 도입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취약한 재정을 제대로 보상받지 못한 의사들이 불필요한 진료로 예산을 낭비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 악순환을 끊으려면 민간의료보험을 도입해서 돈 있는 사람들은 돈을 더 내고 진료받고 이들에게서 받은 돈으로 가난한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게 낫다”고 주장했다.
외국인만을 위한 의료 시스템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게 인 소장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인 소장은 “국민건강보험과 민간의료보험이 상호보완적으로 작용해 양질의 의료를 제공할 수 있을 때 외국인을 위한 진료체계는 저절로 만들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한국은 해외환자 유치가 가능한 나라라고 생각하고 있다. 일단 인 소장은 ‘한국 의사들의 손기술과 실력은 세계 어느 나라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는다’고 전제했다.
그는 이어 “국제의료기관평가(JCI) 인증을 받은 세브란스병원은 해외환자 유치 전망이 밝다”며 “그동안 중국, 러시아, 몽골, 동남아 등을 다니며 의료봉사를 실시해 실력을 인정받았다. 최근엔 아시아 지역의 한 병원과 기술제휴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그 병원 환자가 국내에서 치료받을 가능성도 높다”고 설명했다.
한편 세브란스병원이 대학병원 중 가장 많은 외국인 환자를 유치하고 있긴 하지만 아직도 몇 가지 문제가 남아있다. 일단 의사소통 문제다. 현재 중국어와 영어를 사용하는 외국인은 충분히 진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일본어, 러시아어를 할 수 있는 인력이 부족하다. 이 때문에 일단 일본코디네이터를 고용할 예정이다.
또 의료사각지대를 없애는 문제다. 몸이 아픈 것은 시간을 가리지 않기 때문이다. 근무시간 이외에 명절, 공휴일까지 365일 외국인들이 전화하면 받아야 하고 전공의가 병원에 남아 이들을 응대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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