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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가 추천한 명의] 김동익 연세대의대 영상의학과 교수→김주성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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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09-11-25

[명의가 추천한 명의] 김동익 연세대의대 영상의학과 교수→김주성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중앙일보 황세희.신인섭2] 연구실에서 인터뷰를 위해 기자를 맞은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주성 교수(45)는 흰 가운을 입고 있었다. 환자 진료를 막 끝낸 직후여서인지 약간은 지친 모습이다. 동행한 사진 기자가 그를 보더니 “지면에 크게 소개되니 인터뷰 사진이니 양복 재킷도 입고 머리도 다듬고 오라”는 주문을 했다. 김 교수는 약간 머쓱한 표정을 짓더니 “금방 돌아오겠다”는 말을 남긴 채 자리를 떴다. “정말 푸근하고 자상스러운 옆집 아저씨 같은 느낌이에요. 권위적이고 이름난 서울대병원 교수 이미지하고는 너무 달라 보이는데요?” 그가 방을 나간 뒤 사진 기자가 그의 이미지를 가감 없이 묘사한다.

실제 그는 산골 마을 의사 선생님 분위기다. 지난 10년간 SCI 논문 90여 편을 발표한 활동적인 서울대병원 교수란 수식어는 오히려 어색해 보인다. 그 자신 역시 환자들이 “대하기 편한 의사 선생님”이라고 지칭할 때 '의사 생활을 제대로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행복하다”고 한다.

“대하기 편한 선생님” 말 들을 때 행복

외과 의사였던 아버지는 아들이 의사 되는 걸 반대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고된 직업이라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슈바이처 박사를 사모했던 아들의 고집을 꺾진 못했다. 의대에 진학한 김 교수는 전공을 정할 때도 고민 없이 내과를 택했다. 가장 많은 환자를 진료할 수 있는 분야란 생각에서였다.

“대학병원 의사가 되겠다는 목표를 정해 본 적은 없습니다. 난치병을 잘 치료해야 좋은 의사가 되는 건 아니잖아요? 자신을 필요로 하는 아픈 환자 곁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의사가 되고 싶었어요.”

이런 소신으로 묵묵히 전공의 시절을 보냈던 그는 은사이자 '대한민국 간 박사'로 통하는 김정룡 교수의 눈에 들어 김 교수의 고명 딸과 결혼하는 인연을 맺게 된다.

장인의 뒤를 이어 1999년부터 학자의 길을 걷기 시작한 김 교수는 대장질환 치료와 연구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최근 대장암 발병 연령 낮아져 걱정

“서구화와 더불어 국내에도 환자가 급격히 증가한 병이 대장 질환입니다. 그만큼 예방도 가능하고, 조기 발견을 통해 완치도 가능하다는 뜻이죠. 물론 현재의 의술로선 한계점도 많습니다.”

의학계에선 대장암 조기 검진은 50세 이후부터 받도록 권한다. 젊은 나이에 발생한 암은 조기 발견이 힘든 셈이다. 일전에도 복통을 호소하며 진료실을 찾았던 29세의 여성을 생각하면 김 교수는 마음이 아프다.

“복통과 혈변 때문에 치질 치료를 받다가 체중이 빠지기 시작한 뒤에야 저를 찾아왔어요. 진찰 결과 왼쪽 아랫배에 혹이 만져졌고 대장암이 확진됐습니다. 이미 암 세포가 대장뿐 아니라 머리뼈부터 발 뼈까지 전이된 4기 환자였죠. 별다른 치료도 못해준 채 넉 달 후 사망 소식을 접했습니다.”(김 교수)

“젊은 층의 대장암은 조기 발견해 치료할 가능성이 전혀 없나요?”(기자)

“그 환자도 간헐적으로 복통이나 혈변 증상이 병원 오기 1년 전부터 나타났다고 해요. 하지만 20대는 본인은 물론 의사도 대장암 진단을 위해 정밀검사를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복통 때문에 자다가 아파서 깰 정도라면, 또 변을 본 후에도 복통이 지속할 땐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습니다.”

학자로서 그는 아직도 난치병인 염증성 대장 질환을 값싸게 치료할 약을 개발하고 싶어 한다.

염증성 대장 질환은 대장의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겨 발병하는데 좋아졌다 나빠졌다를 반복해 평생 치료해야 한다. 현재 사용하는 스테로이드 제제는 부작용 때문에 장기간 사용하기가 힘들다. 또 외국 제약회사가 개발한 생물학적 제제는 두 달에 300만원의 약값을 지급해야 할 정도로 고가다.

김 교수는 이런 약을 대체하기 위해 식물성 콜레스테롤인 구글스테론을 분리했다. 이후 동물실험을 통해 효과를 인정받았고 국내 특허도 받았다. 그는 “구글스테론 유도체가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 성공하면 환자들은 싼 값에 치료제를 공급받을 수 있다”며 꿈에 부풀어 있다.

“채소 많이 먹고 내시경 검사하라” 조언

대장 전문가인 그는 끝으로 독자들에게 대장 건강을 위한 두 가지 조언을 했다. 첫째, 한 살이라도 일찍부터 채소를 많이 먹는 식습관을 들일 것. 둘째는 최근 대장암 환자 연령이 젊어지니 증상이 없더라도 45세부터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다.

글=황세희 의학전문기자·의사, 사진=신인섭 기자

<********************>김동익 교수는 이래서 추천했다

치료 결과 나빠도 환자가 감사해한다면, 명의 맞죠?


“우연히 서울대병원에서 '환자 말을 경청하는 의사' 이야기를 듣게 됐습니다. 그분은 염증성 대장염 환자였어요. 그런데 이게 원래 고질병이잖아요? 김 교수 진료 이전에도 여러 병원을 전전하면서 고생을 많이 해 잔뜩 신경이 날카로워진 환자였어요. 큰 마음 먹고 서울대병원 진료를 받으러 가면서 아는 사람까지 동원해 김 교수에게 특별히 진찰 잘 해주라는 부탁까지 해달라고 했답니다. 첫 진료 때, 김 교수가 자신의 하소연을 어찌나 열심히 잘 들어주던지, 마음속으로 '부탁 받은 환자라 나를 특별대우 하나보다'라고 생각했대요. 그런데 그 이후에 반복해서 외래 진료를 받으러 다니면서 김 교수가 모든 환자에게 똑같이 대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거예요. 진료를 받는 환자가 특별한 대우를 받는다고 느끼게 해주는 의사, 정말 명의 아닌가요?”

김동익 교수(사진)는 김주성 교수와 병원·전공·연배가 모두 달라 일면식도 없다. 하지만 그 환자의 설명을 들은 이후 김동익 교수는 알음알음 김주성 교수에 대해 알아봤다고 한다. 결론은 “치료 결과가 나빠도 환자들이 감사하다는 마음을 표현하는 의사”란 말로 함축됐다.

“의사가 아무리 열심히 치료해도 결과가 나쁘면 환자는 원망하는 마음을 갖기 쉽습니다. 그런데 그런 순간조차 감사했다고 표현할 정도면 진료 과정에서 의사와 환자 간에 진실한 교감이 이뤄졌다는 뜻 아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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