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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률 증가 3년째부터 둔화
국내 암 환자 10명 중 4명 정도가 발병 1년 이내에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발병 3년 이후 사망률 증가 속도는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가족부 중앙암등록본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기간별 암 생존율(사망률)’을 18일 공개했다.
중앙암등록본부는 1999년 발생한 암 환자 9만3912명을 대상으로 2008년 1월까지 만 9년간 생존 여부를 추적 조사한 뒤 1년 단위로 생존율(사망률)을 산출했다. 정부 차원에서 이 같은 대규모 추적조사를 벌인 것은 처음이다. 지금까지는 5년 생존율만 공개해왔다.
이 자료에 따르면 암이 발생한 첫해인 1999년 사망자는 3만4655명으로, 전체 발병환자의 36.9%를 기록했다. 2000년까지 2년간 누적 사망자는 4만4956명(47.9%)으로 늘었다. 1년 새 사망률이 11.0%포인트나 증가하면서 암 환자의 절반 가까이가 초기 2년 이내에 사망한 것이다.
그러나 사망률 증가 속도는 발병 3년째부터 현저히 떨어지기 시작했다. 2001년 누적 사망자는 4만9999명(53.2%)으로 늘었지만 증가폭은 5.2%포인트로 크게 둔화된 것. 4년째 들어서는 누적 사망자 5만3117명(56.6%)에 3.4%포인트 늘었고, 5년째 들어서는 누적 사망자 5만5322명(58.9%)에 2.3%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쳤다. 3년 이후 암 사망자가 급격하게 줄어든 것이다.
이런 현상은 암의 종류에 상관없이 공통으로 나타났다. 가장 치료가 어려운 암으로 알려진 췌장암의 경우 1999년 발생한 환자 2319명 가운데 87.8%가 발병 2년 이내에 사망했다. 그러나 3년째부터는 사망률 증가속도가 크게 떨어져 각각 2.4%포인트, 1.3%포인트, 0.7%포인트만 증가했다.
이에 따라 초기 1, 2년간 적절한 치료를 받고 투병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면 3년째부터 결실을 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아산병원 대장항문외과 유창식 교수(암전문의)는 “암이 재발할 경우 80〜90%가 2년 이내에 재발한다”며 “이 기간에 적절하게 치료하고 환자가 삶에 대한 의지를 가지고 적극 투병하면 생존율이 비약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의료계에서는 5년 생존율을 잠정적인 완치율로 보고 있다.
중앙암등록본부 관계자는 “암 발생 후 초기 1, 2년은 암과의 싸움이지만 그 후에는 환자 자신과의 싸움이다”며 “이번 기간별 암 생존율 자료는 암 환자의 투병 의지가 암 극복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동아일보] ■ 폐암 극복 원용만씨 사연
“5년간 3차례 대수술
완치 확신 꺾인적 없어”
췌장암과 폐암의 생존율은 매우 낮다. 3년 생존율이 각각 8.2%와 15.7%에 불과하다. 일부 의사들은 “환자나 보호자에게 직접 말하지는 않지만 생존 가능성을 장담하지 못할 때도 솔직히 꽤 있다”고 털어놓는다. 두 암은 5년이 지나 재발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만큼 난치성 암이다.
그러나 투병의지가 강하면 이길 수 있다. 10년 넘게 폐암과 싸워 마침내 암을 극복한 원용만 씨(60·경기 양주시)의 경우가 그렇다. 원 씨는 1996년 10월 비소세포성폐암 진단을 받았다. 폐암 중에서도 가장 치료가 어렵다는 암이다. 곧바로 수술에 들어가 암 덩어리가 있는 오른쪽 폐의 아랫부분을 잘라냈다. 하지만 암세포는 여전히 폐에 남아 있었다. 1998년 2월과 2001년 4월 폐의 일부분을 더 잘라냈다.
5년간 3차례의 수술을 받으며 몸과 마음은 극도로 피폐해졌다. 그러나 암과의 싸움은 겨우 시작이었다. 3차 수술 후 3개월간 몸을 추스른 뒤 곧바로 항암치료가 시작됐다. 이후 3개월간 네 차례의 항암치료를 받았다. 독한 항암제 때문에 제대로 음식을 먹는 게 불가능했다.
암 투병을 시작한 지 8년이 지났을 때도 암세포는 원 씨의 폐에 여전히 남아 있었다. 다른 장기로 전이되지 않은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2004년 11월부터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를 병행했다. 30차례에 걸친 방사선치료의 부작용으로 식도가 다 헐어버렸다. 물도 삼키기 힘든 고통이 찾아왔다. 죽음도 이보다는 고통이 덜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원 씨는 버텼다. 평소 믿고 있는 종교의 도움이 컸다. 원 씨는 기도를 하면서 평정심을 되찾았다. 고통은 컸지만 삶의 의지를 꺾은 적은 없었다. 의사의 지시를 단 한 번도 어기지 않은 원 씨는 마음이 약해질 때마다 이를 악물었다. 세 차례의 수술과 아홉 차례의 항암치료, 서른 번의 방사선치료에 이어 또다시 새로운 항암치료가 이어졌다.
폐암 진단을 받은 지 만 12년이 흐른 2008년 11월, 원 씨의 폐에서는 암세포가 더 발견되지 않았다. 비로소 완치 판정이 떨어졌다. 요즘 원 씨는 6개월마다 병원을 방문해 검진을 할 뿐이다. “단 한 번도 내가 암으로 죽을 거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반드시 폐암을 이길 거라고 확신했고, 예상대로 이뤄진 거죠. 투병의지만 있으면 그 어떤 난치 암도 이길 수 있습니다.” 원 씨가 밝힌 승인(勝因)이다.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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