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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분열병의 재발과 가족의 감정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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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04-12-28
정신분열병의 재발과 가족의 감정표출 정신과 전문의 김 진 훈 정신분열병의 재발에는 물론 여러 다양한 요인이 관여하지만, 여기서는 재발과 관련된 가족의 태도, 좁게 말하자면 가족의 감정표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려 한다. 감정표출이라는 말은 가족이 정신분열병 환자에 대해서 지니는 감정적 태도를 나타내는 말로써, 감정표출이 높다는 것은 환자에 대해 비판적이고, 적대적이고, 감정적으로 심한 간섭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의 중요성은 많은 연구와 관찰에서 가족의 감정표출이 높은 경우에는 정신분열병 환자가 재발이 훨씬 더 많게 된다는 결과에서 그 중요성이 더해졌다. 가족들은 환자와 늘 함께 지내온 사람들로써 환자가 병이 나기 전부터 잘 알아왔기에 이전의 기능을 잘 할 때의 생각을 많이 하게되고 더군다나 병의 발병에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고 느끼는 가족들은 그러한 죄책감으로 인해서 더 높은 기대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기대는 고스란히 환자의 심적인 부담으로 느껴져 준비가 되지 않은 환자를 떠미는 격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여기서는 범위를 좁혀서 환자가 어느 정도 입원치료든 급성기 치료든 어느 정도 증상이 호전된 이후에 집으로 돌아갔을때 환자에 대한 기대를 어떻게 가지는게 좋을 지에 대해서 이야기 하려한다. 가족이 환자에 대한 기대를 일시적으로 수정하거나 줄임으로써 가족은 환자가 보이는 이상한 행동에 덜 놀라거나 덜 낙담하게 된다. 정신분열병 가족을 대상으로 증상, 경과, 치료에 대해 설명을 하는 이유도 바로 가족이 환자에 대하여 보다 현실적인 기대를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교육만으로 기대수준을 낮추는 것은 쉬운 것이 아니기 때문에 환자에 대해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방법을 재차 구체적으로 다룰 수 있는 시간들이 많아야 한다. 또 이러한 교육시간에 가족들이 참여를 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병의 마법적인 회복의 길을 배우기보다는 어떻게 가족의 지나친 기대를 줄이고 환자와 함께 지낼 수 있을지를 아는 것이 중요한 목적이다. 환자의 정신병적 증상이 어느 정도 입원 치료를 통해서 안정이 된 후에는 보통 활동량이 줄어들고, 의욕을 보이지 않으며, 지나치게 잠을 많이 자는 증상을 흔히 보인다. 설혹 환자가 이러한 음성증상를 보이지 않더라도 환자는 불안한 상태에 놓여있기에 조그마한 일이라도 잘 수행하지 못한다. 따라서 가족들은 환자가 일정기간 아무 일도 하지 않으려 하고, 잠을 많이 자고, 위축되어 있고, 활동량이 줄어 들 것이라는(2) 2004년 12월 22일 통권1020호 점을 미리 알아야 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하고 건강해 보이는 환자가 이런 행동을 보일 때 일부 가족들은 환자가 게으르다고 생각하고 이를 많이 이야기하는 모습을 외래에 찾아오는 보호자들을 통해서 자주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양상이 병의 자연스러운 경과라는 것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환자가 보이는 게으른 양상이 병의 또 다른 단계라는 것을 가족이 이해한다면 가족은 그것을 더 잘 견디게 된다. 실제로 이러한 음성증상은 심한 스트레스에 대해 신체가 적응하는 반응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음성증상들이 실제로 적응적 행동인지 아닌지는 불확실하지만, 보다 중요한 점은 이것이 자주 발생하고 또 조절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정신분열병 치료 약물은 환청이나 망상같은 양성증상에 비해서 음성증상에의 효과는 보다 떨어지며 충분치 않은 게 실정이다.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의 환자들은 더 활동적으로 변하고 매사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그러나 만약 이러한 증상이 지속된다면, 전문가에게 많은 상담을 하고 이에 맞는 방법을 같이 찾아볼 필요가 있다. 기대수준을 낮게 잡는 시기 동안, 가족이 환자의 느린 변화에 잘 견뎌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가족들에게 어떤 기준을 가지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를 해주는 편인데, 환자가 급성기의 증상에서 회복되기 시작하면, 가족과 환자에게 환자가 보이는 현재 수준을 정상인과 비교하지 말고 한달전에 환자가 보였던 수준과 비교하도록 한다. 실제로 외래에서 제가 환자를 볼때도 한달 단위로 보거나 2주일 단위로 환자를 볼 때 늘 지난번과의 비교를 통해서 평가하는 방법을 하려고 한다. 이 이유는 병이 나기 전의 상태와의 비교를 하자면 가족이나 환자 모두에게 그런 비교는 상당한 좌절과 심리적인 부담을 가져올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한 환자는 병에 걸리기 전에 대학 다니며 공부도 잘하던 환자였는데 퇴원후 비교적 기능을 잘 하는데도 학급에서 다른 사람과 비교할 때는 심한 좌절감을 경험하였다. 그 이유는 병에 걸리기 전에는 쉽게 수행해 왔던 일도 잘 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수개월동안 우울과 분노에 쌓여 있다가 그 환자는 어느 순간 자신에게 일어났던 변화를 평가하는 법을 배우게 되었다. 즉 “내가 비교하려는 기준은 현재 내 동생이나 동료가 어떻게 하는 가가 아닌 몇 개월 전의 내 자신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내 자신에게 물었죠. ‘이전보다 더 나아졌는가’라고 말이죠.” 만약 환자와 가족이 이런 식으로 성공을 측정하는 방법을 배우게 되면 환자의 회복속도가 느려도 그것을 잘 견디게 된다. 또 사소하고 조그마한 변화라도 받아들이기 때문에 실망과 무력감을 줄일 수 있다. 만약 환자가 아주 적은 긍정적 변화에도 감사하는 마음을 가진다면 결국에는 자신의 행동에 대한 적절한 기대를 더 많이 할 수 있다. 물론 간략하게 이렇게 기술한 내용을 가족이 집에서 실제로 해내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외래에서 가족들을 만날 때 마다 개인적으로도 새로운 삶을 배운다는 느낌이 든다. ‘나라도 그렇게 못지낼 것 같다’는 마음이 속에서 들지만 환자의 기대에 맞추어 그들과 함께 작은 목표를 세우고 생활하는 가족들을 보면 삶에 대해서 새로운 통찰을 나에게 주는 것 같다. 모든 정신분열병 가족들이 지치지 않고 환자와 함께 살아가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에서 오늘의 간략한 글을 마칠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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