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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감' '외도 유혹' 견디며 자녀성공에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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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2005-02-07
"''고독감'' ''외도 유혹'' 견디며 자녀성공에 올인"
''기러기 아빠'' 심층면접 첫 박사학위 논문 나와
“기러기 아빠가 급증하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자녀의 대학 진학에 대한 두려움, 왕따, 교사에게 받은 상처…. 분명한 건 자식들에게 남보다 편하고 빠른 길을 찾아주려는 부모들의 의무감이 지나치다는 사실이죠.”
자녀의 조기 유학 때문에 생겨난 ‘기러기 가족’이 5만여가구로 추산되고, 그 비용이 한 해 2조2000억원에 육박하는 가운데, ‘기러기 아빠’들의 삶을 조명한 첫 박사학위 논문이 나왔다. 17년간의 주부생활을 청산하고 7년 전 만학(晩學)의 길로 들어선 최양숙(48)씨가 주인공이다. ‘비동거 가족 경험-기러기 아빠를 중심으로’란 제목의 논문으로, 최씨는 이달 연세대 신학과에서 목회상담학 박사학위를 받는다.
최씨는 논문을 쓰기 위해 2003년부터 기러기 아빠 20명을 심층 면접했다. 면접 대상은 의사(4명), 변호사(4명), 교수(3명), 대기업 임원(2명), 사업가(2명) 등 40~50대의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들. 이들은 짧게는 8개월, 길게는 11년 동안 가족과 떨어져 살고 있다. 1년에 8000만~1억원의 돈이 드는 비용을 월급은 물론 빚까지 내서 송달하는 회사원도 셋이나 됐다.
서울대 서양사학과를 졸업한 최씨가 이번 논문에서 내린 결론은 “한국 사회 교육 문제와 학벌 위주의 사회 분위기가 기러기 가족을 급증시키는 구조적 조건”이라는 점이다. 인성교육 부재 자존심을 살려주지 못하는 교육 전교조 문제 같은 공교육에 대한 불만과 함께 사교육비 직업 전망의 불투명성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한국 사회분위기 등도 자녀를 조기 유학 보내는 이유로 나타났다.
‘기러기 아빠’들이 털어놓은 독거생활의 어려움도 컸다. “정서적 외로움과 성적(性的) 불만족이 크지요. 이를 해소하는 방법이 운동부터 종교생활, 술·담배, 살림에 이르기까지 다양했습니다.” 최씨는 ‘외도’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해봤다’고 응답한 사람은 한 사람뿐이었지만, 나머지 아빠들 역시 제3자의 예를 들면서 ‘안 해봤지만 유혹은 많이 느낀다’고 대답했다는 것이다.
최씨는 면접 대상인 ‘기러기 아빠’들 대부분이 가족과의 별거를 후회하고 있다고 전했다. “20명 중 14명은 현재 생활에 만족하지 못하지만 다시 돌아오게 할 수도 없어서 그대로 유지한다고 대답했죠. 가족은 함께 살아야 한다고 믿지만 자녀의 성공을 위해선 어떤 대가라도 치러야 한다는 의무감 사이에서 아버지들은 혼란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최씨가 기러기 가족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된 건 지금은 대학생이 된 큰딸 때문이다. “딸이 고1 때 유학을 보내달라고 졸랐어요. 수능을 목표로 공부하긴 싫다는 거예요. 하지만 반대했어요. 자녀의 성장기를 가족이 함께 지켜볼 수 있다는 것은 다이아몬드보다 값지다고 믿었으니까요.” 그러나 주위에선 기러기 가족들이 계속해서 늘어났고, ‘아빠들이 자녀교육을 위해 저렇게까지 희생해야 하나’ 하는 의구심에 논문 주제로 삼았다. “자식을 부모의 분신으로 느끼는 우리 문화도 큰 문제입니다. 그러면 서로를 구속하고 불행해지는데도 말이지요.”
( 조선일보 기사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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