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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노인 편안하게 모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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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2005-02-20
[사회]치매노인 편안하게 모셔요
주택가에 자리한 가정집 분위기 ''너싱홈'' 인기... 정부가 시스템-서비스 지원해야
맞벌이 주부인 김은영씨(45-서울 은평구 역촌동)는 올해 설을 모처럼 마음 편히 지냈다. 친정어머니가 2년 전 치매증세를 보여 외동딸인 김씨가 모시는데 추석, 설 등 명절이 되면 전라도 광주 시댁에 내려가야 하기 때문에 그때마다 친정어머니를 돌볼 사람도, 맡길 곳도 없어 발을 동동 굴렀다. 가사도우미들도 명절에는 일을 하지 않고 2배 이상의 비용을 지불하고 부탁해도 마음이 편치 않았기 때문이다.
김씨는 동네에 간호사들이 운영하는 너싱홈이 있다는 것을 알고 지난해 10월부터 어머니를 낮에만 맡기고 설 등 명절에는 1주일 정도 입원시키는 것으로 몸과 마음의 부담에서 벗어났다. 낮에 맡기는 비용은 하루 8000원. 입원시엔 원장과 상의해 따로 추가비용을 지불한다.
"어머니는 몸은 건강하지만 치매환자라 잠시도 눈을 뗄 수가 없어요. 병원에 입원시킬 정도는 아니지만 누군가 항상 곁에 있어야 하는데 명절엔 어머니 핑계로 며느리 노릇을 안할 수도 없으니 항상 속이 끓고 양쪽 부모에게 죄책감을 느꼈죠. 다행히 가정집처럼 편한 곳에서 어르신들을 돌봐주는 곳이 생겨서 근심을 덜었습니다"
갈등 끝에 가족 해체되기도
고령화 사회를 맞아 노인요양시설에 대한 수요는 급증하고 있으나 시설들은 여전히 부족하고 특히 중산층에게는 마땅한 곳이 드물다. 대기업이나 복지재단이 대규모로 운영하는 시설이 있지만 1000만원이 넘는 보증금은 물론 매월 부담하는 비용(한달에 200만~400만원)도 만만치 않고 대부분 교외에 있어서 방문하기도 힘들다. 지자체가 운영하는 복지관 등에도 치매나 중풍환자들을 돌봐주고 병원시설도 있지만 대부분 저소득층 대상이라 서민이나 중산층은 혜택을 볼 수 없고 맡아주는 기간도 짧다.
현재 우리나라의 치매환자는 40여만명. 그 밖에 거동이 불편한 중풍환자 등을 포함하면 요양시설이 필요한 환자는 100만명이 넘는다. 이런 환자들은 당사자의 고통과 아픔도 심하지만 이들을 돌보는 가족들의 고통도 만만치 않다. 핵가족사회에서 만성질환을 앓는 노인을 가족이 돌보는데는 한계가 있고 때론 갈등끝에 가족싸움이 일어나고 형제끼리 의절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이들을 위해 최근에는 주택가에 가정집처럼 편한 분위기의 너싱홈들이 생겨 한달에 100만~140만원의 비용으로 맡아주거나 낮동안만 돌봐주고 있다. 대부분 전직 간호사들이 창업한 곳으로 지난해 9월에는 한국너싱홈협회도 발족됐다. 이 협회의 초대회장인 김정희씨(51)는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너싱홈을 만든 경우.
"간호사로 일하다 남편 공부때문에 일본에 다녀왔더니 친정아버지가 알코올성 치매에 걸리셨더군요. 이런저런 사정으로 제가 모셨지만 감당하기 힘들었습니다. 주택가에 있으면서 치매노인을 전문적으로 보살펴주는 요양시설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다 저와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이 있을 것 같아 제가 살던 집을 개조해 1995년에 ''은성너싱홈''을 만들었죠"
자기 집에 10여명의 치매노인을 받아 시작한 너싱홈은 이제 10년 만에 5층 건물의 어엿한 복지센터가 되었고 뜻을 같이하는 동료 간호사들이 전국 23개소에서 너싱홈을 개원하며 협회까지 발족하기에 이르렀다.
10년 만에 어엿한 복지센터로
하지만 눈물도 많이 흘렸다. 1인당 100만원으로는 주방아주머니, 간병인의 인건비, 식사 및 용품비와 관리비를 대기에도 빠듯했다. 돈도 돈이지만 혐오시설이라는 주민들의 반발, "의사가 아닌 간호사들이 운영하는 곳이라 병이 생기면 치료는 못하지 않냐"는 비아냥도 감수해야 했다. 또 대부분 80, 90대 노인이라 요양중에 사망하면 초상도 치러야 했다. 10년 동안 노인들을 돌보느라 휴가도 못 가고 명절도 없었지만 보람은 크다. 이곳에서 또래 노인들과 평화롭게 지내는 노인들, 그리고 ''고맙다''는 가족들의 인사에 지난 고생을 잊는단다.
너싱홈을 운영하는 원장들은 ''한국의 노인요양 보장제도와 너싱홈 운영''이란 세미나도 열고 노인요양보험제도 시행을 앞두고 제도권에서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공동 연구하고 서로의 경험담도 나누고 있다.
"노인성질환자들에게 꼭 화려하고 커다란 의료기관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가까이 있어 가족들이 수시로 찾아갈 수 있고, 또 가정처럼 편안한 분위기가 어르신들을 평화롭게 합니다. 이젠 민간이 주택가에서 운영하는 소규모 요양시설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이 필요하고 이런 기관들도 정부 보조를 받아 시스템과 서비스를 높일 때라고 생각합니다"
( 뉴스메이커 기사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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