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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배우의 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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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05-02-24
한 여배우의 자살 이홍식 연세의대 정신과 교수, 한국자살예방협회 회장 어느 여배우의 갑작스러운 자살 소식에 많은 사람들이 슬픔과 당혹감을 느끼고 있다. 자살을 의지 약한 사람들이 극한 상황에 처해 선택하는 최후의 수단 정도로 여기며 나와 무관한 일로 생각하던 사람들에게 이번 사건은, 자살이 바로 우리들의 문제임을 일깨워 주었다. 자살은 나이·직업·사회적 위치·교육 수준·종교 등에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이다. 2003년 한 해 동안 우리나라에서 약 1만1000명이 자살했는데, 이는 평균 48분마다 한 명꼴이다. 지난 십여년 동안 우리나라에서 자살은 급증해, 현재 OECD 국가 중 가장 빠른 증가 속도를 보이고 있다. 자살의 원인은 실직 등 경제적 어려움뿐만 아니라 우울증과 같은 정신건강의 문제, 개인의 유전적인 성향, 사회 환경적 영향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 또 자살은 한두 가지 원인보다 여러 원인들이 상호작용하여 발생하기 때문에, 어떤 사람이 언제 어떻게 자살할지 예측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 그러나 정신과 의사의 입장에서 자살은 예방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자살 위험이 높은 사람들을 주위에서 빨리 발견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한다면 얼마든지 자살을 막을 수 있다. 자살 위험이 가장 높은 사람은 우울증 환자다. 자살자의 80% 이상이 우울증을 앓으며, 우울증 환자의 15% 정도는 실제로 자살을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가족이나 친구 등이 갑작스레 우울해 하는지를 면밀히 관찰하고, 필요한 경우 정신과 상담과 약물치료를 받게 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자살 위험이 높은 사람들은 주위 사람들에게 직·간접적으로 자살하겠다는 의사를 비치는 경우가 많으므로, 설사 농담처럼 이야기를 하더라도 자살 가능성을 한번쯤 의심해 봐야 한다. 또 자살 위험이 높은 사람들은 말이 줄어들고 입맛과 성욕이 떨어지며, 잠을 제대로 못 자거나 반대로 지나치게 많이 잔다. 죽음과 관련된 책이나 영화에 집착하거나 환생과 같은 사후에 관심이 높아진다. 마치 먼 여행을 떠나는 사람처럼 평소 소중히 여기던 물건을 정리하거나 한동안 보지 않았던 어릴 적 친구를 찾기도 한다. 만약 주위에 자살 위험이 높다고 판단되는 사람이 있으면 확신이 들지 않더라도 그 가족에게 알려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해야 한다. 자살 충동은 스스로 조절하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에 옆에서 보호하는 누군가가 함께 있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또 충동적으로 주위에 있는 시설이나 도구를 가지고 자살 시도를 하므로 높은 건물의 베란다, 옥상, 다리 난간 같은 곳에 가지 못하게 하고, 농약이나 노끈은 반드시 치워야 한다. 자살예방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국민들이 ‘자살은 예방 가능한 정신·보건의 문제’란 점을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예방활동을 벌이는 일이다. 유명인의 자살은 일반 국민들에게 충격을 줄 뿐만 아니라 모방 자살의 위험도 증가시킬 수 있어 매우 우려된다. 미디어에 공개된 자살 사건은 ‘베르테르 효과(유명인이 죽은 뒤 그에 동조 자살하는 현상)’가 있어, 뉴스 속의 자살자와 비슷한 현실적·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자살을 유도할 수 있다. 이런 모방 자살의 위험 때문에 2004년 6월 한국자살예방협회는 보건복지부, 한국기자협회와 공동으로 ‘자살예방전문가가 권고하는 언론의 자살 보도기준’을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유명 연예인의 사망 보도를 접하면서 흥미와 선정성 중심으로 다루는 기사들이 많아 우려를 금할 수 없다. ( 조선일보 기사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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