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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전염병’ 치료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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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05-03-06
[경향신문시론] ‘자살 전염병’ 치료 시급하다 2월을 마감하는 날 아침이다. 지난 2월을 돌이켜보면, 우리 사회는 자살이라는 전염병에 시달렸던 것 같다. 건강악화로 힘들어하던 70대 노인의 지하철 투신, 사병의 자살, 가계부채를 비관한 가족동반자살, 장애인과 공무원의 자살, 노숙자 투신자살, 인터넷 자살사이트에서 만난 동반자살, 죽은 애인을 따라 한강에 투신한 여인의 자살, 촉망받는 25세 여배우의 우울증 자살에 이르기까지 거의 매일 자살기사가 신문과 방송에 보도됐다.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의 자살 풍토가 얼마나 심각한지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다. 통계청 통계로 2003년 1만9백32명이 자살로 사망했다. 하루 30명, 48분에 1명꼴로 자살한 셈이다. 최근 10년간 7만명이 자살로 사망했다고 하니 10년마다 소도시 한 개가 없어진 것과 같다. 1992년 당시 자살은 전체 사망원인에서 10위였으나 2003년에는 5위가 되었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10위 내외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특히 젊은 연령층에선 더욱 심각해 자살이 20대와 30대의 사망원인 중 1위이며 10대는 2위, 40대가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자살이나 자살시도 모두 의료비는 물론, 젊은 연령층 비율이 높아 발생하는 생산성 손실 등 경제적 손실도 크지만 자살사건이 사회에 주는 허탈감과 무력감은 훨씬 더 큰 손실이다. -하루 30명꼴 젊은층에 심각- 한국자살예방협회가 최근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국민 중 35%가 자살을 생각해본 적이 있다고 했다. 15~69세 인구의 4.3%인 1백55만명이 지금까지 살면서 자살을 구체적으로 계획한 적이 있고, 3.7%인 1백34만명은 자살을 시도해본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왜 이렇게 많은 사람이 자살을 생각하고, 계획하고, 시도하는 것일까? 자살사망률 추이를 보면 경기침체가 자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경기침체가 아니더라도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핵가족화를 넘어 전통적인 가족의 형식과 내용이 빠른 속도로 와해되고 있다. 이혼율 증가, 출산율 감소, 노령화, 도시화, 인터넷 보급률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처럼 빨리 변화하는 사회가 없다. 이런 광속도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우울한 마음으로 다른 세상을 생각하는 것 같다. 국민의 34%가 자살을 인간의 권리로 생각하는 개인주의적 세계관도 영향을 미친다. 자살 전염병을 어떻게 치료할 것인가? 자살의 많은 원인 중 경기침체나 카드빚 해결은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 경제적인 원인이든, 도박 빚이든, 유전적 경향이든 자살에는 많은 원인이 있지만, 자살의 약 80%가 우울증 단계를 거친다고 한다. 자살로 가는 이 길목을 차단하는 것이 실현가능한 최고의 대책이라는 것이 많은 선진국의 경험이다. 다행히 대부분의 우울증은 치료받으면 회복이 가능한, 마음의 감기이다. 물론 방치하면 ‘폐렴’으로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보건복지부는 자살 전염병 치료를 위해 올해부터 자살예방 공익광고를 시작했다. 또 전국 정신보건센터로 연결되는 전국공통 정신건강상담전화(1577-0199)를 개설, 24시간 자살위기상담도 하고 있다. 자살의 전염성을 줄이기 위해서는 매스미디어의 특별한 노력도 필요하다. 매스미디어의 자살보도에 대해서는 국민의 75%가 자극적으로 보도한다고 여기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온 바 있다. 카드 빚이건, 대학입시 실패이건 자살의 원인을 너무 단순화하여 유사한 상황에 처해 있는 사람이 자살을 탈출구로 생각하게 하는 보도 경향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정치인이나 유명 연예인의 자살에 대해 온갖 자살원인을 추측보도한다. 한편의 소설을 만들게 되고, 이 소설에서는 주인공이 자살할 수밖에 없었다고 결론짓는다. 결과적으로 자살을 정당화하거나 미화하게 되는 이러한 보도관행은 개선되어야 한다. -생명존중 사회로 내성키워야- 우리 사회에 만연한 자살 전염병을 줄이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 고귀한 생명에 대한 존중의식이 살아 숨쉬도록 예방접종이 되어 자살균에 대한 내성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 자살균이 살지 못하는 환경을 만들어가고, 내성이 약해 병이 걸린 사람은 조기에 발견해서 치료할 수 있도록 국가적 차원의 정신보건서비스 체계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서동우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 지역사회 정신보건 사업 지원단 자료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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