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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증에 대한 올바른 이해·장애 극복위한 정책개발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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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2005-03-07
자폐증에 대한 올바른 이해·장애 극복위한 정책개발 필요
홍강의·분당서울대병원 소아정신과교수
▲ 홍강의
분당서울병원·소아정신과교수
절찬리에 상영되고 있는 영화 ‘말아톤’과 KBS 제2TV 주말연속극 ‘부모님전상서’. 이 두 영상물은 우리나라 대중의 자폐장애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인식을 제고하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자폐인의 묘사는 과거 어떤 영상물보다 뛰어나고 전문가 입장에서 보아도 정확해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이제까지 대중매체에 묘사된 글이나 영상물은 자폐장애를 오히려 왜곡하고 편견을 조장하였다. 몇 년 전에 상영된 ‘레인맨’이 그 한 예이다. ‘레인맨’은 자폐인을 특출한 능력의 복합체로 묘사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자폐인은 지능도 낮고 특출한 능력의 소유자도 아니다. 그들은 말의 뜻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며, 특이한 음색과 음정, 표현이 어려운 언어장애를 가지고 있다.
변화와 새로운 것을 싫어하여 학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같은 것 또는 이미 아는 것만 고집하고 되풀이한다. 또 사람과의 접촉을 피하고, 기초적인 사회성도 결여돼 있다. 자폐증은 이 같은 행동적 특성과 핸디캡이 일생 계속되는 전반적 발달장애다. 그렇기 때문에 ‘말아톤’과 ‘부모님전상서’에 나오는 두 엄마의 헌신과 집착, 극성이 돋보인다. 그 덕분에 두 자폐인은 서서히 자폐의 벽을 깨고 다른 사람과의 사회적 접촉을 시작한 것이다.
문제는 어머니나, 때로는 아버지, 또는 두 부모의 헌신적 노력이 다른 가족의 큰 희생과 고통을 초래한다는 점이다. ‘말아톤’에서도 아빠가 동생에게 ‘아빠와 따로 살면 어떨까’를 물어본다. 크게 부각하지는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강요된 다른 가족의 희생과 어머니로부터의 상대적 방임이 견디기 힘들어 별거나 이혼을 고려함을 시사하는 것이다.
‘부모님전상서’에서는 어머니가 자폐 아들에게 온 정성을 쏟는 동안, 아버지는 밖으로 나돌고 두 부부 사이는 악화될 대로 악화돼 결국 이혼하게 된다. 자폐아를 가짐으로써 초래되는 집안의 고통과 이혼 과정을 지켜보는 청소년 누나의 고민도 잘 묘사되고 있다. 이렇게 자폐증은 온 집안의 고통이 되고 자주 가족붕괴의 위기를 초래한다.
자폐증은 치료와 교육이 가장 힘든 장애 중의 장애다. 자폐아들은 겉모습은 아무렇지 않아 더욱 장애아로 인정받기 힘들다. 교육기관과 정부 복지사업에서도 특별 배려를 받지 못하고 있고, 뇌성마비나 백혈병 같은 질병처럼 치료를 위한 모금 운동도 없다. 행동의 특이성 때문에 직업재활이나 장애인 고용에서 제외되기 쉽다. 이 분야에 종사하는 특수교육가, 언어치료사, 소아정신과 의사들은 그래서 자주 탈진하고 절망한다.
‘말아톤’과 ‘부모님전상서’ 두 영상매체를 통한 자폐증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인식의 제고와 자폐인도 무엇인가 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자폐적 특성의 성공적 흥행화나 인간승리의 감동으로만 그치지 않기를 바란다. 자폐 장애의 극복을 위한 교육부, 보건복지부 등 유관 정부단체와 우리사회의 성의 있고 실질적인 정책개발 및 제도개선으로 이어지기를 주문하고 싶다.
( 조선일보 기사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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