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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좋아하는 것도 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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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05-03-08
술을 좋아하는 것도 병입니다 최근 알코올 중독 환자가 인천의 한 병원에 불을 질러 4명이 죽은 사건이 발생했다. 우리나라는 술 소비량이 높고 음주 인구가 많지만 알코올 중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낮아 실제 치료를 받는 사람이 적다. 위의 방화사건도 알코올 중독 판정을 받은 환자가 제대로 치료를 받지못해 생긴 일이다. 국내에도 알코올 중독 환자를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의료기관이 있으므로 이들 기관을 이용하면 알코올 중독 환자와 그 가족들이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흔히 알코올 중독이라 불리는 ‘알코올 의존증’은 고혈압이나 당뇨병 같은 질환의 하나로 포괄적인 정신과 치료를 필요로 한다. 의학적으로 술에 대한 조절능력을 담당하는 뇌 부분이 다른 사람보다 쉽게 파괴되어 음주를 조절하는 능력이 상실된다. 부산 대남병원 알코올의존치료센터 박성봉 과장은 “알코올 의존증 환자나 가족들이 환자의 의지력만 있으면 술을 끊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알코올 의존증은 뇌의 특정부위에 이상이 생긴 질병이므로 반드시 전문가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알코올 의존증은 치료를 하지 않으면 점점 악화되는 진행성 질환이다. 증상에 따라 의존 전단계(전구적 증상기), 의존 초기(진행성 증상기), 의존 중기(중대한 위기증상기), 의존 말기(만성적 증상기)의 4단계로 나눈다. 의존 전단계는 해방감을 느끼기 위해 혹은 수면제 목적으로 술을 마시는 단계를 말한다. 이 때 점점 많은 양의 술을 필요로 하게 된다. 의존 초기는 술을 급하게 마시거나 필름이 자주 끊기고 몰래 술을 마시고 음주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는 시기이다. 의존 중기에는 술을 조절하며 마시는 능력이 거의 없어진다. 일정기간 동안 술을 안 마실 수는 있지만 한번 입에 대면 며칠이고 계속해서 마시는 현상을 보인다. 해장술을 마시고 성욕이 감퇴하며 의처증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결국 직장을 잃고 친구들과 멀어지며 음주에만 관심을 보인다. 의존 말기에는 거의 매일 취해 있다. 막연한 공포심, 우울감, 무기력증 등을 보이며 신체적으로 쇠약해져서 조금만 마셔도 취한다. 이처럼 증상들이 심해지고 이로 인한 피해가 커짐에도 불구하고 환자는 자신의 음주행태가 비정상적이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 가족들 역시 환자가 술 마시는 질병에 걸려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그래서 치료 기회를 갖지 못한 채 의존말기 단계까지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국내 알코올치료전문병원은 수도권의 다사랑중앙병원과 카프병원, 호남권의 다사랑광주병원 등이 꼽힌다. 영남권에서는 부산 대남병원과 경남 양산병원 등에서 알코올 치료병동을 따로 운영하고 있다. 알코올 의존증이 중기단계에 접어들면 조절음주능력이 현저히 약화되기 때문에 대부분 입원 치료가 필요하다. 다사랑중앙병원 이무영 원장은 “의존 중기 상황에서 직장이 있고 가정이 원만하면 통원치료도 가능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입원치료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입원 기간 동안 약물치료, 면담치료, 인지행동치료, 금주동맹(AA) 참석 등 다양한 치료방법들을 대개 3개월 과정으로 구성한 치료프로그램에 맞추어 시행한다. 입원치료비는 병원에 따라 다르지만 한달에 약 70만~80만원 정도이다. 입원기간 동안 해독치료→인식치료→회복치료 등의 과정을 거친다. 알코올 의존 환자가 입원을 하면 첫 1~2주는 섭취한 알코올에 대한 해독 치료를 시행한다. 비타민을 충분히 공급해주면서 벤조다이아제핀 계열의 약물을 가지고 술을 끊음으로서 생길 수 있는 금단증상(불면, 긴장, 초조, 짜증스러움, 땀이 남, 손 떨림 등)에 대한 치료를 하는 것이다. 해독치료 후에는 환자가 스스로 알코올 중독을 인정하고 치료를 받아들이도록 도와주는 인식치료에 들어간다. 인식치료는 약 4주정도 소요된다. 인식치료가 어느 정도 효과를 보면 회복과정으로 들어간다. 술을 끊는 데 필요한 구체적인 방법들과 재발 가능성이 높은 응급상황에 대처하는 방법들을 몸에 익히고, 가족과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며, 금주동맹에 참석하는 등 단주와 회복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돕는다. 이 기간은 보통 8주정도 소요된다. 약물치료도 중요하다. 우울증이 동반되는 환자라면 항우울제를 처방한다. 충동적이고 공격적인 환자의 경우는 기분안정제 계열의 약을 사용하여 쉽게 흥분하는 성향들을 안정시킨다. 환각이나 망상 같은 정신병적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에는 항정신병약물을 처방한다. 알코올 의존증은 재발이 잘 되는 질병이다. 회복치료까지 무사히 끝내고 퇴원을 하게 되더라도 향후 2년정도 외래진료를 통해 지속적인 관리를 해주어야 한다. 음주갈망을 줄여주는 약(아캄프롤, 레비아)을 복용하면 재발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 그리고 회복을 원하는 알코올 의존증 환자들의 모임인 금주동맹에 꾸준히 참석하여 알코올없이 만족한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공유하는 것이 좋다. 〈이은정 전문기자·의학박사 ejung@kyunghyang.com〉 ( 경향신문 기사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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