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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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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05-03-21

무서운 엄마

우성이는 초등학교에 입학하더니 놀이치료실에 오면 ‘학교놀이’를 통해 자기 마음을 표현한다. 화산 모형을 두 개 가져다 놓고 자신을 상징하는 공룡인형을 용암이 흘러내리는 곳에 갖다대고는 상담자에게도 그렇게 하라고 시킨다. “여기는 학원인데 숨쉬기 훈련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성이한테는 학교 가는 일이 뜨거운 용암 속에 얼굴을 대고 숨쉬기 훈련을 하는 것처럼 두렵게 느껴지는 것이다. 또 인형집에서 자고 일어나더니 “오늘도 힘든 하루가 시작되었다”라고 하면서 학교 가는 시늉을 낸다. 상담자가 “그럼 조금만 쉬었다 가자” 하면, “안돼. 엄마한테 집에서 쫓겨나려고 그래?” 하며 눈을 동그랗게 뜬다.

1학년 정애는 처음 놀이치료실에 왔을 때 전혀 놀지를 못했다. 무엇을 골라서 놀아야 할지 몰라 망설이며 집적거리기만 했다. 그리고 장난감을 만지다 바닥에 떨어뜨리자 순간 놀라서 상담자를 쳐다보았다.

2학년 용환이는 그림을 통한 심리평가 시간에 여자 그림을 그렸다. 여자의 눈은 부릅떴고 입도 크게 벌리고 있어 매우 사나운 표정이었고 손톱도 길고 날카로웠다. 한마디로 무서운 여자의 얼굴이었다.

세 아이 모두 엄마를 무섭고 두려운 존재로 느끼고 있는 경우이다. 그렇다고 이 아이들의 엄마가 자녀들을 매일 혼내기만 하는 이상한 여성들은 절대 아니다. 우성이 엄마는 우성이 가 어렸을 때 시댁 관계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정신적으로 편안한 육아를 하지 못했다. 게다가 남의 시선에 매우 예민한 사람이어서 우성이가 남의 눈에 띄는 행동을 하면 집에 와서 혼을 냈다.

정애 엄마는 직장여성인데, 아이가 여섯 살 때까지 아줌마에게 맡겨 키웠다. 직장을 잠시 쉴 때 정애가 일곱 살이었는데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아이에게 한글을 혼내면서 가르쳤다. 정애 아빠 역시 깔끔한 성미라 아이에게 정리정돈을 강조했다. 용환이 엄마는 신혼 때부터 남편과 자주 싸웠다. 악을 쓰는 일이 잦았다는 것이다.

세 엄마의 공통점은 부모 사정으로 안정된 육아를 하지 못한 것, 또 화를 ‘폭발한다’는 점이다. 평소 아이와 잘 지냈어도 한번 화를 폭발하면 그간의 좋은 관계가 한꺼번에 무너진다. 그럴 때의 엄마 모습은 너무도 무섭고 두려우므로 엄마 이미지가 한번 아이 마음속에 박히면 쉽게 없어지지 않는다.

두려움을 사라지게 하는 방법은 엄마와 안정된 애착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이 앞에서 절대로 감정 폭발을 해선 안 된다. 어떻게든 참아야 한다. 알고는 있지만 잘 참아지지 않는 것은 부모 자신의 문제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 조선일보 기사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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