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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손은 ‘투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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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2005-04-03
아내의 손은 ‘투병중’
세상의 많은 남편들은 결혼 전 아내에게 ‘당신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히게 하겠다’는 약속을 해본다. 하지만 한해 두해가 흘러갈수록 아내의 손은 점점 거칠어지고, 빨래나 청소, 요리 등 반복적인 작업에 의해 자신도 모르는 새 많은 질병들에 시달리게 된다.
아내의 손이 투병중인 셈이다. 주부들이 흔히 잘 걸리는 손 질환은 무엇이고, 예방과 치료법은 무엇인지 을지대학병원 신경과 오건세 교수와 피부과 구대원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인체의 심부름꾼-손
흔히 잠시도 쉴 틈 없이 바쁘다는 표현으로 ‘손이 열 개라도 모자라다’고 하고 또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받을 때 ‘손을 빌린다’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이처럼 뭔가 일을 처리하고 생활을 영위하는 데 있어 손은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주부들의 경우 도마질이나 요리, 청소 등 대부분의 작업이 손을 이용하는 것이 많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컴퓨터나 악기 사용으로 인한 손의 사용이 증가되면서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손과 관련된 질환들도 점점 늘어가고 있는 추세다.
손은 겉으로 보기에는 단순해 보이지만 그 역할과 구조는 대단히 중요하고 복잡하다.
총 27개의 뼈로 구성되어 있는 손에는 신체의 다른 부위보다 많은 땀샘이 있다. 손바닥은 발바닥과 함께 인체 중에서 햇볕에 타지 않는 유일한 곳으로 흑인과 백인의 손바닥 색깔이 비슷한 것은 이 때문이다. 또한 심장으로부터 먼 곳에 위치하고 있어서 추운 날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하면 가장 먼저 차가워지는 곳도 손발이다.
손은 뛰어난 운동성뿐만 아니라 피부자극에 대한 정교한 감각신경을 가지며 그 대부분은 손가락 끝에 모여 있다. 옷감을 만져서 질을 판단하는가 하면, 시각장애인이 점자를 읽을 수 있는 것은 모두 탁월한 감각신경 덕분이다. 손의 큰 특징인 지문은 임신 4개월 정도의 태아시기에 형성되는데, 이 세상 누구도 똑같은 지문을 갖지 않는다.
#시도때도 없이 저릿저릿-손저림증
주부들에게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손 질환으로 우선 손저림증을 들 수 있다.
원인이 다양하며 그 중에서도 최근 컴퓨터 사용 증가와 함께 VDT증후군 가운데 하나로 잘 알려져 있는 손목굴증후군(수근관증후군)은 특히 주부들에게 많은 질환이다. 빨래, 설거지, 청소 등 팔목에 힘주는 일을 반복적으로 하거나 컴퓨터 마우스를 오랜 시간 많이 사용하면 손목 부위의 인대가 두꺼워지고 그 아래를 지나는 정중신경이 눌려 저림증을 느끼게 된다.
대체로 저린 증상은 손바닥 쪽에서만 있고 새끼손가락이나 손등 부위에는 나타나지 않는다. 저린 증상은 서서히 나타나고 주로 늦은 저녁과 새벽에 심하며 잠자다 손이 저려서 깨어나 손을 주무르거나 털게 된다. 주로 중년 여성에서 흔하며 대부분 양손에 저린 증상이 나타난다. 증상이 진행되면 엄지두덩이 근육이 위축되어 납작해져서 원숭이 손처럼 된다. 또한 엄지손가락 기능이 떨어져 젓가락질이 서툴러지고 물건을 자주 떨어뜨리게 된다.
손목굴증후군은 신경전도검사 및 근전도검사로 확진할 수 있으며 혈액검사나 요검사는 원인 질환을 규명하는 데 도움이 된다. 손목을 자주 쉬게 해주고 올바른 자세를 생활화하여 손목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예방의 지름길이다. 약물 요법이나 보조기를 사용하여 치료할 수 있으며 신경 손상이 심한 경우 수술 치료를 받아야 한다.
#한여름에도 손이 시려워-수족냉증
중년 여성들 중에는 손이 유난히 차가운 사람이 있다. 보통의 온도에서 참기 곤란한 상태의 냉각과민증을 느끼는 질환으로, 발에서도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손발 끝에서부터 팔꿈치와 무릎까지 차가워지기도 한다. 심한 경우에는 잠자리에서까지 양말이나 장갑을 착용하는 사람도 있다.
남성에 비해 여성에게 더 많이 나타나는데 연령별로는 사춘기, 갱년기, 불임증, 출산 후의 산모 등에서 빈번하다.
말초혈액순환장애에 의한 손저림의 특징은 주로 저린 증상보다는 다섯 손가락 끝 부위가 아픈 것이 더 흔한 증상이며 특히 다섯 손가락 끝이 차다. 찬물에 손을 담그면 손끝이 희게 변하며 손의 땀 분비에 변화가 생기고 손목부위의 맥박이 약하게 느껴진다.
최근 들어 사람 피부표면에서 자연 방사되는 적외선을 카메라로 감지하고 이를 일정 온도차로 등분하여 각기 다른 색상으로 브라운관 스크린에 나타내는 영상진단법인 적외선 체열진단기기로 수족냉증을 시각적으로 표시할 수 있게 되었다. 치료는 약물로 혈관 확장을 도와주거나 혈액순환 개선을 위해 국소마취제나 신경파괴제에 의한 교감신경차단을 시행한다. 평소에 충분한 운동으로 혈액 순환을 도와주고 신경기능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비타민 B1, B12 등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예방에 도움이 된다.
#손에 물 마를 날 없어-주부습진
아토피성 피부염 병력이 있는 사람에게 잘 나타나며 마늘, 양파, 고추 등의 자극성 채소나 간장, 소금, 고춧가루 등의 향신료를 접촉하고, 물이나 세제가 피부에 장시간 닿아 있으면 각질층에 손상을 주고 피부의 방어기전이 무너져 피부염을 일으킨다.
이러한 증상은 처음에는 손가락 끝에만 나타나다 차츰 손가락 전체, 손바닥, 손목, 손등으로 번지는데 비누세제나 물일, 고무장갑, 흙일, 정신적인 스트레스 등 때문에 악화된다. 손을 자주 씻는 습관이 있는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다.
초기에는 항소염제가 섞인 국소 스테로이드크림이나 연고제를 바르면 증상이 호전되고 심한 경우에는 내복약을 먹거나 주사를 맞아서 증상을 빨리 가라앉혀야 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피부가 물이나 세제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며 고무제품, 향료, 금속 등에 알레르기가 있는지를 확인하여 평소에 조심해야 한다. 되도록 너무 뜨거운 물을 쓰지 말고 손을 씻고 난 뒤에는 반드시 피부보호제를 발라주어야 한다.
〈이준규 의학전문기자·보건학박사 jklee@kyunghyang.com〉
( 경향신문 기사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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