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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 쓴 우울증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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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05-04-12

가면 쓴 우울증이란?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로 불리기도 한다. 감기처럼 흔한 마음의 병이 우울증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우울증을 얕보아서는 안된다. 특히 가면을 쓴 우울증은 가벼운 우울증, 일시적인 슬픈 감정과 달리 심각한 양상일 가능성이 높지만 알아차리기는 어려워 방치된 채 악화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치료가 필요할 정도의 우울증은 아동기에는 드물게 나타나지만 청소년기에는 유병율이 5% 정도로 급증한 뒤 성인과 노년으로 갈수록 점차 늘어나는데, 청소년기의 우울증은 대부분 ‘가면 우울증’으로 나타난다고 정신과 전문의들은 지적한다.

청소년들은 자신이 우울증에 걸려 있는지도 모른 채 마치 가면 뒤에 꼭꼭 숨어 있는듯 내면 깊숙이 틀어박혀 있으면서 천의 얼굴로 변신해 표출되는 우울증을 이기지 못해 비행의 수렁에 빠져들거나, 자살을 감행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고1 남학생인 영수와 중3 여학생인 진희(둘 다 가명)는 현재 정신과 전문의로부터 심각한 증세의 ‘청소년 가면 우울증’으로 진단받고 치료중이다.

이 학생들이 병원문을 두드리게 된 것은 우울증 때문이 아니다. 반항적이고 충동적인 행동을 하거나 신체 이상을 호소하고 나아가 무단결석, 가출, 약물 남용, 이성과의 혼숙 등의 비행까지 저질렀기 때문이다.

영수는 초등학교까지는 큰 탈 없었지만 중학교에 진학한 뒤부터는 시험기간만 되면 피곤하다는 소리를 입에 달고 지냈다. 고교 입시에 대한 압박감으로 힘들어했던 중3 때는 부모로부터 “옷이 더러우니 갈아입어라”는 정도의 작은 지적을 받고도 심한 짜증을 내고, 부모의 요구에 반항적인 태도를 지속적으로 보였다. 가부장적인 영수의 아버지는 이런 영수의 태도 변화에 매우 격앙해 영수를 심하게 때렸고, 영수는 맞은 그날로 가출해 3일만에 돌아왔으나 부자 관계는 최소한의 대화만 오갈 정도로 악화됐다.

고교에 진학한 뒤 영수의 반항적인 행동, 욕설, 분노 발작은 더 심해졌다. 영수는 무단결석, 본드흡입 등의 비행을 저질러 학교에서 정학과 체벌을 받게 되자 학교에 대한 거부감으로 또 다시 가출을 한 뒤 여자 친구들과 혼숙을 했다.

진희는 가정적으로 매우 불우하게 자랐다. 어렸을 때 엄마가 숨진 뒤 아빠가 일찍 재혼하는 바람에 할머니 품에서 자라게 됐으나 할머니 마저 자신을 돌본지 몇년만에 숨지는 바람에 친척 집에서 성장했다.

친부모로부터 버림받았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었던 진희는 중3이 되자 마침내 가출을 해 마약 중독 상태에서 이성과 혼숙을 하는 등 자기 파괴적 모습을 보였다. 진희는 마약 중독에 빠졌던 자신의 삶에 대해 자기는 그렇게 살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는 식의 자기비하적 태도를 보였다.

영수와 진희는 모두 겉으로는 슬픈 기분, 무력감, 힘이 빠짐, 즐거움의 상실, 허무감 등 우울증의 전형적인 증상들을 거의 드러내지 않았지만 내면적으로는 극심한 우울증에 빠져 있는 것으로 진단됐다. 이들은 정신과 전문의의 상담치료를 통해 자살에 대한 생각이 수시로 떠오르는 괴로움을 호소하기도 했고, 그 괴로움을 외면하기 위해 본드 흡입, 성행위 등에 몰두한다는 얘기도 털어놓았다.

가면 우울증은 이렇듯 전형적인 우울 증세를 보이지 않는다고 하여 ‘비전형적인 우울증’이라고도 불린다. 가면 우울증의 비전형적인 모습들은 영수와 진희의 사례 이외에도 컴퓨터 중독, 외모에 대한 지나친 관심, 식탐, 도벽 등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컴퓨터 중독은 청소년기의 신종 가면 우울증이라고 할 수 있는데, 피시방에서 살다시피하면서 대인관계에서 인정받지 못한 것을 인터넷 온라인 상에서 인정받으려는 심리를 가리킨다.

청소년의 가면 우울증은 남녀의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남자는 난폭하고 충동적이거나 거친 언행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며, 여자는 심장 두근거림, 소화불량, 변비, 입맛 떨어짐 등 몸의 이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가정과 학교에서 큰 마찰없이 청소년기를 잘 지내기 때문에 청소년이라고 하면 뭔가 문제가 있는 것으로 치부하거나, 청소년기를 이유없는 반항기로 예단할 필요는 없다고 정신과 전문의들은 강조한다.

지속적인 가정내 갈등, 학교 부적응, 뚜렷한 기분과 행동의 변화를 보이는 청소년은 일부이기 때문에 그런 청소년이 관찰될 때는 “사춘기 때는 다 그래”라는 식으로 가볍게 보아 넘기지 말고 반드시 따듯한 이해와 관심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우울증 진단 기준

  1. 하루의 대부분 지속되는 우울한 기분
  2. 일상 활동에 대한 흥미나 즐거움의 상실
  3. 체중 감소나 체중 증가
  4. 불면 또는 과다수면
  5. 초조, 지체
  6. 피로, 활력 상실
  7. 무가치감 또는 부적절한 죄책감을 느낌
  8. 사고력 및 집중력 감소
  9. 반복되는 죽음에 대한 생각

#위에 열거한 증상 가운데 1번 또는 2번을 포함해 5개 이상이 연속 2주 동안 지속될 때 우울증(major depression)으로 진단한다.

청소년 가면 우울증이 의심될 때

  1. 성적이 갑자기 떨어질 때
  2. 반항성이 심해지고, 학교를 거부하는 행동을 보일 때
  3. 아침 저녁으로 기분 변화가 심할 때
  4. 식사량이 줄거나 잠을 잘 못자는 양상이 나타날 때
  5. 비행 청소년들과 어울리는 양상이 나타날 때
  6. 술, 담배 등을 사용하는 빈도가 크게 증가할 때

- 한겨레신문 기사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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