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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한국의 노인들]자살 대책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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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화번호 :02)2204-0104
  • 등록일 :2005-05-16
[''''2005'''' 한국의 노인들]자살 대책 전무 슬하에 3남1녀를 둔 지모(75·여·서울도봉구)씨는 아들 모두가 가정 형편이 넉넉지 않은 데다 며느리들과의 갈등 때문에 식당을 운영하는 딸 집에서 사위와 함께 10여년을 살아왔다. 경기 불황으로 식당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씨는 지난해 12월 중풍으로 쓰러졌다. 정씨는 거동이 불편한 자신을 위해 딸이 식당 일을 접다시피 하고 병실을 지키자 딸 내외에게 낯을 들 수 없었다. 병세가 호전돼 퇴원했지만 신경통이 악화돼 또다시 입원해야 할 상황에 처했다. 짐이 될 것을 걱정하며 우울해하던 지씨는 결국 지난달 24일 동네 교회 주차장에서 극약을 마시고 숨진 채 발견됐다. 한국 사회가 2000년 고령화사회(65세 이상 인구비율 7% 이상)로 접어들면서 노인 자살이 매년 급격한 증가세를 보여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노인들의 가정·사회·경제적 소외감과 신체적 퇴화에 따른 우울증을 가장 큰 요인으로 꼽지만, 정부는 정확한 노인 자살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체 자살 중 65세 이상 노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조사가 시작된 1983년 6.8%에서 ▲1990년 9.8% ▲2000년 18% ▲2003년 25.2%로 20년 만에 18.4%포인트 늘었다. 특히 노인 인구 10만명당 자살자는 1983년 13.3명에서 꾸준히 늘어 1998년 30명(37.7명)을 넘어선 이후 ▲2001년 40.5명 ▲2002년 53.6명 ▲2003년 69.4명으로 최근 급격히 증가했다. 이는 전체 자살자(1983년 7.8명에서 2003년 22.8명)보다 더 빠른 증가세다. 〈표 참조〉 1983년 대비 2003년의 인구 10만명당 연령대별자살자를 보면 65∼69세는13.5명에서 54.8명, 70∼74세는 15.8명에서 55.1명, 75∼79세는 14.8명에서 86.6명, 80세 이상은 13.1명에서 118.5명으로 집계돼 고령일수록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에 대해 여러 가지 복합적 요인들이 우울증을 일으켜 무력감과 절망에 빠져든 노인들이 문제 해결 방법으로 자살을 선택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호서대 사회복지학과 김형수 교수는 노인의 우울증 유발 요인으로 ▲직업역할의 상실로 인한 자기존중감 감소와 권력·명예·미래에 대한 안정감의 위협 ▲노화와 건강약화에 따른 신체적·정신적 능력장애와 만성질환 ▲각종 장애에 따른 사회관계와 사회참여의 축소로 인한 고립감 ▲배우자 상실로 인한 고독감 ▲노후의 경제적 불안정과 가족관계의 불화 등을 꼽았다. 대한노인정신의학회 우울증 전문의 조경현 박사는 “노인 우울증은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아니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은 물론이고 본인도 인식하기가 어려워 실제 우울증을 겪고 있어도 모른 채 방치되는 경우가 많은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우울증이 악화된 뒤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선진국선 예방 어떻게 정부·지역사회 협력 집중관리 노인 자살 예방 시설이나 기관이 전무한 우리나라와는 달리 선진국들은 정부와 지역사회의 유기적 협력체계를 바탕으로 다양한 예방 대책을 마련해 노인 자살을 크게 줄이고 있다. 이탈리아는 위기에 처한 노인들이 즉각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경보 시스템인 ‘텔레 헬프’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노인 자살 예방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위험도가 높은 노인에게 일주일에 두 차례 정도 전화를 걸어 면담하면서 정서적인 도움을 주는 것. 이 프로그램을 4년간 시행한 결과 해당 지역의 노인 자살이 13% 정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노인자살예방센터에서도 전화와 방문 이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24시간 전화를 통해 정서적 지지와 위기 개입, 정보 제공, 의뢰 등의 서비스를 한다. 종사원들은 계획표에 따라 노인과 전화 접촉을 하고, 자살 위험이 크다고 판단될 경우 가정방문을 한다. 이 프로그램에 1년 동안 참가한 70세 이상 노인 116명을 조사한 결과, 모두 절망감과 우울 증세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워싱턴 스포케인 커뮤니티 멘털헬스센터에서는 ‘게이트 키퍼’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노인을 자주 접하는 경찰관과 소방관, 약사, 은행원 등이 지역 노인들에게 자살 예방교육을 하고 위험도가 높은 노인을 전문기관에 의뢰하는 ‘자살 문지기’ 역할을 맡는 것이다. 이 밖에도 지역사회 서비스 기관과 연계해 우울증이 있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전화상담을 통해 지속적으로 중점 관리하는 노인전용 전화상담 서비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정부와 지자체 차원에서 실행되고 있다. 한림대학교 연병길 교수는 “노인 자살 문제는 잠재된 사회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결과이므로, 단일 예방책이 아니라 전반적인 노인복지 확대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전문가뿐만 아니라 시민, 지역 사회와 시설 등의 인프라를 동원해 전방위 예방에 중점을 두고 시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노인우울증사회문제로 436만명중 10∼15%나 앓아 자살로 이어져 치료 서둘러야 남편은 공직에 있고 2남1녀 자녀 모두 교수 등 번듯한 직장을 가져 남부럽지 않은 가정을 꾸려 온 70대 A(여)씨. 걱정할 것 하나 없던 A씨는 어느 날 당뇨와 고혈압을 앓게 됐다. 큰 병은 아니었지만 완벽주의자로 매우 꼼꼼한 성격인 A씨는 식사 등 일상 생활에 지장을 받자 신병을 비관하기 시작했다. 우울증으로 발전해 40여일을 입원 치료를 받던 A씨는 상태가 호전되자 퇴원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한강변 샛강으로 나가 스스로 목숨을 끊을 작정으로 강물에 뛰어들었다. A씨는 문득 ‘내가 이렇게 죽고 나면 남편과 아이들이 얼마나 수치스럽고 창피하겠나’ 하는 생각이 들어 필사적으로 물속을 헤쳐나왔다. 그 뒤 A씨는 항우울증 치료와 약물 치료를 통해 예전 모습을 되찾았다. 평소 명랑하고 대인관계도 좋던 B(64·여)씨는 남편이 잘 입던 옷을 세탁소에 맡겼다가 잃어버린 뒤 ‘평소처럼 메모했어야 했다’며 자책했고, 잠도 잘 못 자고 예민해졌다. 자식들에게도 ‘섭섭하다’거나 ‘무시한다’는 말을 자주 하고 사는 게 재미 없다며 눈물을 흘리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B씨는 예전 같지 않은 자신에 대해 우울해하다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 신체에는 아무 이상이 없었지만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 B씨는 약물치료와 정신치료, 가족치료를 병행해 한 달 만에 명랑한 모습을 되찾았다. 그러나 최근 여행 중 감기와 피곤, 불면을 호소해 담당 의사가 ‘우울증의 재발 증후군일 수 있다’며 가족에게 주의 깊게 관찰할 것을 요구한 상태다. 노인 자살이 늘면서 그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는 노인 우울증도 급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체 노인인구 436만여명 가운데 10∼15% 정도가 우울증을 앓고 있고, 그 중 10∼20% 정도만이 병원을 찾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주변에 영향을 끼쳐 어떤 이익을 얻기 위해 자살을 시도하는 경향이 있는 성인 우울증과 달리 노인 우울증은 자살 자체가 최종 선택이기 때문에 사망률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우경종 대한신경정신과개원의협의회 부회장은 “노인인구 증가와 더불어 신체기능 약화, 정년퇴직의 조기화로 인한 사회적 상실감 등으로 노인 우울증이 늘고 있다”며 “한국에서는 정신과를 찾는 것을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는데, 노인 우울증은 자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 만큼 기미가 보이면 가족 등 주변 사람들이 지체하지 말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세계 일보 기사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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