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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질환' 사이버중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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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2005-06-04
''21세기 질환'' 사이버중독
서울에 사는 이모군(17세)은 이른바 은둔형 외톨이족(族)이다. 한달에 한번 정도만 외출할 뿐, 하루종일 자신의 방에서 인터넷 게임에 빠져있다. 게임 때문에 다니던 학교도 자퇴했다. 친구들도 하나둘씩 떠나갔다. 요즘 들어 몇번씩 ''이젠 이렇게 살지 말아야겠구나'' 하는 생각에 게임을 끊으려했지만, 맘같이 쉽게 되지 않았다. 이젠 사람들을 만난다는 것 자체가 두려움으로 다가왔다. 결국 이모군은 스스로 인터넷중독예방센터에 찾아가 상담치료를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초등학생 김모군(12세)도 같은 경우다. 어릴때부터 게임을 좋아했다던 김모군(15세)는 중1 때 미국 유학을 갔다가 아예 게임에 중독되는 바람에 한국으로 다시 들어왔다. 인터넷 게임은 외국의 낯선 문화에 대한 공포 등 현실도피처가 되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한국에 들어와서조차 이같은 습관은 고쳐지지 않았다. 게임시간이 늘더니 하루 10시간 이상 컴퓨터 앞에 앉아있어야 직성이 풀렸다. 가족들도 지쳐서 포기했다. 게임을 하는 동안에는 밥도 먹지 않고 잠도 잘 자지 않아 건강도 만신창이다. 심지어 예전같이 않게 가족에게도 거친 반응을 보였다. 부모조차 손쓸 방법이 없자 결국 전문가의 상담을 의뢰한 것.
◆21세기 새로운 질환, ''인터넷 중독''
인터넷 중독이 새로운 유비쿼터스 시대의 고질병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인터넷 중독이란 게임, 음란물 등 인터넷 사용이 지나쳐 이용자에게 나타나는 각종 신체적, 정신적 증상이나, 사회 부적응 현상 등을 말한다.
의학적으로는 아직까지 공식 질병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중독으로 인한 폐해는 심각하다. 만성피로감, 눈의 피로, 시력저하, 근골격계 장애 등 신체적 피해는 말할 것도 없다. 심지어는 마치, 마약과 같이 내성과 금단 현상까지도 발생한다. 인터넷에 빠지다보면 점점 더 많은 시간, 자극적인 콘텐츠를 찾게 되고, 인터넷을 하지 않으면 불안, 우울, 초조감에 시달리는 게 이 때문이다.
특히, 이로 인한 청소년들의 피해는 심각한 수준이다. 새벽까지 게임에 몰두하다 학교에 지각하거나 아예 결석하고 PC방으로 가버리는 일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을 정도다. 초등학생 이모(12세)군은 게임을 하기 위해 부모가 중장비를 판돈 수천만원을 갖고 가출해 PC방을 전전하다 발견됐다. 중학교에 다니는 박모양(15세)은 부모가 게임을 하지 못하게 하자 PC방에 가기위해 지하철에서 소매치기를 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어느 초등학교 여학생(11세)은 커뮤니티속 아바타를 치장하기 위해 매달 수십만원을 전화결제해오다 부모에게 꾸중을 듣고 자살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자아 형성 시기다 보니 중독이 더 심해지면 스스로를 폭력 게임의 주인공으로 설정, 현실세계와 가상세계를 분간하지 못하는 사례까지도 발전한다. 서울 중학교 최모(14세)군은 친구를 마구 때려 전치 8주의 중상을 입혀놓고 경찰에서 되레 "스트리트 파이터(폭력 게임)를 흉내냈을 뿐"이라고 따졌다. 광주에 사는 김모군(15세)은 자는 동생을 깨워 게임에 나오는 흉기로 살해하고 같은 흉기로 "40~50명을 더 죽이려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급기야 지난 2월 일본에선 폭력적인 게임에 중독된 10대 소년이 모 초등학교 교사들에게 흉기난동을 부린 사건까지 발생했다. 이처럼 청소년들의 인터넷 중독은 자신은 물론 가정과 사회에 심각한 악영향을 주는 지경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7월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이 전국 청소년 10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정신분열, 우울증, 반사회성, 강박증 등을 호소하는 고위험군 4.3%를 포함해 전체 20.3%가 인터넷 중독 증세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청소년 10명 2명꼴이다. 특히 이중엔 초등학생이 12.8%로, 어린 아이들까지도 인터넷 중독 위험에 상당히 노출돼 있음을 방증하고 있다.
놀이미디어교육센터 권장희 소장은 "부모동의없는 아이템 구입, 아이템 관련 각종 사기피해, 사이버 범죄 등을 유발시키는 인터넷 중독은 극소수의 몰지각한 이용자들만 아니라 대다수 아이들이 연류된 집단적인 현상이라는 점에서 훨씬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돈벌이 급급한 사업자 마인드 전환 시급
날로 심각해져가는 청소년들의 인터넷 중독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선 우선적으로 청소년들이 중독에 빠지게 되는 경향을 면밀히 파악해 대응책을 모색해야된다는 지적이다.
한국정보문화진흥원 오원이 인터넷중독예방중독센터장은 "청소년들의 인터넷 중독현상은 대부분 인터넷 매력 자체보다는 주변적인 문제로 인터넷에 몰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가령, 편부모 또는 맞벌이 부모로 인한 소외감, 학교에서 성적이나 친구들의 따돌림 문제 등으로 인한 현실도피의 욕망을 인터넷에서 찾는다는 것. 그는 "이에 따라 사례별로 학부모나 교사의 적절한 지도가 필요하고, 인터넷 중독에 빠진 청소년들을 위해서는 자기 스스로 중독과 위험성을 자각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도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근본적으로 인터넷 중독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공급자인 인터넷이나 게임 사업자들의 마인드 전환이 시급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사는기쁨신경정신과 김현수 원장은 "영리추구를 위한 공급자들의 과도한 마케팅이 결국 수많은 인터넷 중독자들을 낳고 있다"며 "무엇보다 사업자들 먼저 정보윤리의식을 가져야되는 것은 물론, 국가차원에서도 게임 중독 요소 등에 대한 콘텐츠 심의기준을 강화하거나, 사이버 머니 사용을 제한하는 등 제도적 정비가 뒷따라한다"고 충고했다.
권장희 놀이미디어교육센터 소장은 "학교 교육과정 속에 사이버 중독을 예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도입하거나 학부모아 아이들이 함께 중독 예방 캠프에 참여할 것"을 당부하는 한편, "아이들이 온라인보다 오프라인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도록 사회 환경을 개선하는데 정부가 역량을 집중해야한다"고 강조했다.
( 머니 투데이 기사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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