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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지 않아서 탈 마구 먹어서 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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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2005-06-10
먹지 않아서 탈 마구 먹어서 탈
사춘기 아이 거식.폭식증 이기려면 가족 도움이 먼저
날씬함을 추구하는 외모 지상주의와 풍요로운 먹거리, 이로 인해 현대인에게 먹는 일은 ´기쁨´과 ´걱정´의 양면성을 가진다. 따라서 맛난 음식을 배불리 먹고 싶은 원초적 본능과 멋진 외모를 뽐내고 싶다는 호모 사피엔스적 욕망은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공존해야 한다. 식이장애(Eating Disorder)는 바로 이 둘 간의 조화가 깨질 때 나타나는 병이다. 발병 시기도 이성을 느끼고 외모에 신경을 쓰기 시작하는 사춘기부터 나타나며, 외모가 중시되는 여성환자가 남성보다 10배 이상 많다.
신경성 거식증=말 그대로 음식을 거부하는 병이다. 유병률은 15~30세 여성의 1% 정도다. 사춘기 여학생에게 흔하지만 초등학교 고학년, 여대생 등에서도 드물지 않게 나타난다. 환자들은 완벽을 추구하는 성격상 공통점을 지닌다.
키 1m55㎝, 체중 52㎏의 K양(16). 어느 날 친구에게서 ´통통해 보인다´는 말을 듣고 살빼기에 돌입했다. 42㎏ 체중을 목표로 시작한 다이어트는 이내 A양의 식욕을 없앤 뒤 급기야 음식을 혐오하는 상태로 만들었다. A양은 급속한 체중 감소와 함께 생리가 없어졌지만 굶다시피하는 생활이 계속됐다.
K양이 병원을 찾았을 때는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영양실조 상태였다. 몸무게 26㎏으로 길을 걷다 사망할 위험성도 있다는 것이 담당의사의 설명이다.
의사는 K양에게 입원을 권했고, 절대안정과 함께 1주일에 1㎏ 정도 체중 증가를 목표로 영양공급을 시작했다. 동시에 심리치료도 병행했다. 입원 10주가 지난 지금 K양의 몸무게는 37㎏. 이전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선 앞으로도 넉 달 정도의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통상 거식증 환자에겐 ´4-3-2-1´의 법칙이 적용된다.
백상 신경정신과 강희천 원장은 거식증 환자를 15년간 추적 관찰해 보면 40%는 회복, 30%는 증상 호전, 20%는 만성거식증, 10%는 자살.영양실조 등으로 사망한다고 설명한다.
거식증은 초기 증상 (표 참조)이 의심될 때부터 조치를 취해야 치료 효과가 좋다.
치료의 첫걸음은 영양실조 상태를 개선시키는 일. 심할 땐 입원 후 튜브를 통해서라도 억지로 음식을 먹여야 한다. 건강상태가 개선되더라도 몇 달간은 다이어트.몸매 등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바로잡는 심리치료와 가족과 함께하는 행동치료.약물치료 등을 받아 재발을 막아야 한다.
신경성 폭식증=음식의 양과 속도를 스스로 조절하지 못한 채 배가 아프고 구역질이 날 정도로 빨리 많이 먹는 병이다.
폭식 뒤엔 살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밀려와 손가락을 넣어 구토를 유발하거나, 하제(변비약) 등 살빼기를 위한 극단적 행동을 취한다. 환자는 이런 자신의 행동에 대해 수치심.혐오감.죄책감 등을 느끼면서 우울증에 쉽게 빠지는 게 특징이다.
어릴 때부터 통통하고 예쁘다는 말을 줄곧 들어온 A양(21). 대학생이 된 뒤 식습관이 불규칙해지면서 살이 찌기 시작했다. 그녀의 폭식증은 굶다시피한 살빼기 다이어트가 계기가 됐다. 남자 친구가 요즘 살쪄 보인다는 말을 한 뒤부터 혹독하게 음식 제한을 한 것이다.
문제는 배고픔을 참지 못해 발생하는 폭식이었다. 물론 폭식 뒤엔 살찌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곧바로 엄습했다. 억지로 구토를 하면서 이내 안도감을 느꼈다. 이후 식욕이 당기면 폭식을 한 뒤 얼른 화장실에서 구토해 버리는 일이 A양에게 일상이 됐다. 많이 먹고도 정상 체중을 유지할 수는 있었지만 자신의 무력한 행동에 대해 무력감.자책감 등 우울증이 찾아왔다. 그녀의 자살 가능성을 눈치 챈 부모가 그녀를 강제로 병원에 데려갔다.
폭식증은 정신뿐 아니라 신체 손상도 초래한다. 우선 구토로 인해 앞니 안쪽 치아가 잘 손상된다. 침샘이 붓거나 식도 염증으로 목이 아프고 쉬는 경우가 흔하다. 때론 심한 구토로 식도 벽이 손상돼 출혈이 발생하기도 한다. 또 구토.하제.이뇨제 등을 남용하다 탈수.전해질 장애를 일으켜 심각한 상태에 빠지기도 한다. 따라서 폭식증이 의심될 땐 (표 참조) 즉시 잘못된 생각을 바로잡고 충동을 조절할 수 있도록 약물치료.정신치료.행동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출처 : 중앙일보 기사 인용]
[황세희 의학전문기자.의사 - se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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