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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 어제와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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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05-09-18
노숙인지원체계점검 1 -거리노숙자 지원해야할 상담보호센터 ''간이쉼터''로 취지 실종, 거리지원은 엄두 못내 옷깃을 스치는 선선한 바람이 계절의 변화를 알립니다. 슬슬 밤이면 차가워지는 기운이 결코 반갑지만은 않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일정한 거처가 없이 거리를 떠도는 노숙인들입니다. 노숙인지원단체들은 여름에도 쉼터의 입소율은 동절기와 엇비슷하다고 전합니다. 그렇다고 거리 노숙인들이 줄어들지 않는 것은 더 큰 문제라고들 합니다. 결국 노숙인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노숙인의 상황과 형편에 주거 복지 체계가 진지하게 고민돼야 하고 그에 따른 복지 행정의 실효성이 담보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노숙인 지원 문제의 해법은 어디에서 단초를 찾을 수 있을까요. 미디어다음은 노숙인 지원 체계의 어제와 오늘을 조명하고, 거리- 쉼터- 쉼터 이후의 대안을 진단한 전실노협의 기획 기사를 소개합니다. ’거리에서 노숙인들을 보이지 않게 하라’ 지상과제 거리 지원 체계는 전무한 채 쉼터 건설에 급급 ⓒ미디어다음 김준진 노숙인 지원사업이 첫 발을 뗀 98년, 너무나 급박한 상황들과 다가오는 동절기를 어떻게든 맞이해야 한다는 절실함 속에서, 노숙인 지원 단체는 인권이나 복지의 개념을 생각할 겨를도 없이 노숙인들이 들어갈 수 있는 시설을 만드는 것을 지상 과제로 여겼다. 전국에 100여개가 넘는 쉼터가 속성으로 만들어졌고 상당수의 노숙인이 쉼터에서 그 해 겨울을 날 수 있었다. 그러나 거리의 상황은 별반 나아지지 않았다. 지금이야 무료진료소와 상담보호센터가 생겨 그나마 거리노숙인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나, 초창기에는 입소상담 이외에는 거리노숙인에 대한 접근은 미진했다. 또 쉼터가 운영되면서 쉼터의 운영 상 발생하는 여러 가지 문제의 해결에 집중하는 사이 거리노숙인은 그야말로 사각지대에 방치되어 버렸다. 민간단체 ‘Drop-in-center’ 요청에 행정당국. “쉼터에 자리 많은데…” 거리 노숙인 방치 계속 쉼터에 입소해 생활하는 노숙인에 대한 재활?자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나름대로 쉼터 운영의 틀을 잡아가던 99년 하반기부터 민간사회단체에서는 사각지대에 있는 거리노숙인에 대한 복지를 요구했다. 민간사회 단체들은 복지부나 서울시를 중심으로 ‘Drop-in-center’ 운영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운영계획서를 제출하였다. 그러나 행정당국은 요지부동이었다. ‘쉼터에 여석이 많은데... 서비스를 제공해도 입소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무슨 다른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가?’란 논리로 거리노숙인에 대한 방치는 계속 되었다. 물론 서울에서는 이 기간에도 입소상담 등 초보적인 아웃리치(거리지원활동)가 진행되었으나, 많은 한계가 있었다. 2001년 자활사업선정위원회(이하 위원회)에서는 노숙인자활사업의 일환으로 ‘Drop-in-center’를 시범사업으로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서울에 2개소, 부산에는 1개소를 시범운영 한 이후 확대하자는 것이었다. 이러한 결정은 계속된 민간사회단체의 요구와 2002년 개최될 월드컵을 대비 거리노숙인의 수를 줄여야 하는 정부의 의도가 맞물린 것이었다. 2001년 연초에 결정된 시범사업은 많은 우여곡절을 거쳤다. 그 해 동절기가 시작되는 10월 이후에야 ‘Drop-in-center’를 개소할 수 있었다. 당시만해도 정책담당자들은 ‘Drop-in-center’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었다. 상담보호센터, 최소 인력으로 침식제공에 치중해 거리 지원 활동은 위축 2001년 시범사업으로 ‘Drop-in-center’가 결정되면서 위원회는 상담보호센터의 역할을 아웃리치(거리지원활동), 사정과 분류 (노숙인의 사정에 맞는 쉼터로 배치하는 일)로 설정했다. 편의 시설 제공과 함께 침식 제공은 동절기에만 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그러나 행정당국의 시각은 전혀 달랐다. 당국은 거리의 노숙자들을 보호하고 지원하기보다는 임시방편이나마 그들을 상담보호센터로 몰아 넣는 것에 더 관심이 있었다. 거리노숙인의 수를 우선 줄이는 것이 급선무였기 때문이다. 특히, 의료서비스 연계, 노숙용품 지원, 쉼터 입소 상담 등 거리지원활동에 대해서는 그 필요성은 인정한다면서도 예산 등의 문제를 들며 불가의 입장을 보였다. 행정당국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침식 제공이었다. 거리에서 노숙인이 적게 보여야 하기 때문이었다. 행정당국과 위원회의 견해 차는 끝내 좁혀지지 않았고 결국 행정당국이 주도하는 침식 제공 방식의 상담보호센터로 시범사업이 진행되었다. 배정된 예산은 시설마련, 편의제공, 숙박제공(동절기에 한해 식사제공) 등 최소인력에 대한 지원에 맞추어졌다. 365일 24시간 개방으로 운영하려면 애초 위원회가 설계했던 것보다 많은 인력이 필요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충분한 인력이 배치되지 않고 최소인력만 지원되면서 상담보호센터의 거리 지원 활동은 제한적이 될 수 밖에 없었다. 거리로 나가야 할 상담활동가들이 보호센터를 지키고 있어야 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2005년 현재 ‘Drop-in-center’는 ‘상담보호센터’라는 정식시설로 변모했고, 서울 5개소, 대구, 대전, 부산 각각 1개소로 모두 8개소가 운영되고 있으며 정부지원을 받지 않고 순수 민간에서 운영되는 곳도 1개소가 있다. 현 시점에서 상담보호센터는 노숙인 지원사업의 가장 주요한 기관이 되고 있으며, 점차 그 영역을 확대해 가고 있다. 불과 3년 전 만해도 ‘도대체 뭐 하러 그런 것이 필요하냐?’고 말하던 지방정부들은 이제 ‘노숙인 지원 시설 중 가장 열성적으로 일하고 성과를 내는 곳’이라고 말하며 상담보호센터의 필요성과 역할증대를 이야기 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 것인가? 그 해석은 각기 다를 것이다. 그 동안 상담보호센터의 안정적인 운영과 확대를 위해 서로 다른 해석에 대한 견해를 표명하거나 논쟁하는 자리는 별로 없었다. 그러나 상담보호센터가 나름대로 안착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는 이러한 논의를 본격화 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이러한 논의는 상담보호센터가 완결된 상태가 아니라 아직도 보완해야 할 것이 많다는 것을 전제로 해야 할 것이다. 실제 행정 당국이 생각하는 상담보호센터와 민간에서 생각하는 상담보호센터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 또 올해 공포된 규칙에 적시되어 있는 상담보호센터의 역할과 현재 상담보호센터의 운영에도 적지 않은 괴리가 있다. 상담보호센터는 말 그대로 거리 노숙인들이 거리 생활을 하는데 의료, 주거 등 기본적인 편의 시설을 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야 하는데도 불구 실제로는 쉼터의 대체제로서 ''간이쉼터''의 역할을 하기에도 급급한 상황인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소위 ‘이상과 현실’에서 발생되는 괴리현상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쉼터를 아무리 늘려도 거리는 집이 없거나 집을 떠나온 노숙인들이 일차적으로 머물 수 밖에 없는 장소다. 거리 노숙자들에게 당장 필요한 의료, 복지 서비스는 외면한 채 무조건 쉼터로만 가면된다는 주장은 현실을 외면한 것이다. 이러한 괴리 현상에 대해 어느 것이 ‘옳다 그르다’고 단정하기 보다는 어떻게 하면 괴리의 폭을 어떻게 하면 줄일 수 있을 것인가를 논의하고 차이를 줄여나가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할 시기다. 노숙 어제와 오늘 ②근본대책 없나 정부.지자체, 정책저항에 부담 `엉거주춤'' 매년 100억 투입 불구 노숙자 늘어 딜레마 노숙자 대책은 노력한 만큼 성과를 거두기 쉽지 않고 일거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특단의 처방도 없다는 것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가장 큰 고민이다. 1990년대말 외환위기 이래 정부가 매년 약 100억원의 관련 예산을 투입하고 있으나 노숙자 수는 좀처럼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거리 노숙자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과거 군사정권이 했듯이 부랑자를 강제수용하면 역풍이 너무 거셀 게 뻔하고 노숙자 복지 향상에 주력할 경우 노숙자가 거꾸로 늘어나는 `부작용''이 예견돼 정부.자자체로서는 딜레마에 빠져있는 형국이다. 그나마 정부와 지자체의 노숙자 정책은 공식 통계에 포함된 거리 노숙자와 쉼터 노숙자 위주로 강구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7월말 현재 거리 노숙자와 쉼터 노숙자 4천422명은 지난해 같은 달 4천366명에 비해 수치상으로는 56명 줄었으나 2001년 1월 6천127명을 고비로 떨어진 뒤 2002년 2월이후 지속적으로 4천명대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7월말 현재 거리에서 생활하는 노숙자는 1천276명으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노숙자 수가 가장 많았던 2001년 1월 632명의 2배에 달한다. 노숙자 통계를 정확하게 산출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정부나 지자체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음에도 당초 기대와는 정반대로 노숙자들이 쉼터나 자활센터의 문을 박차고 거리로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서울지역 64곳의 노숙자 쉼터 가운데 10곳이 수요가 없다는 이유로 운영을 중단한 것도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한다. 거리 노숙자 증가와 더불어 정부나 지자체가 안고 있는 또 다른 고민은 과거 이른바 `IMF형 노숙자''와는 달리 부랑자로 전락한 상당수의 거리 노숙자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가에 있다. 지난 1월 서울역에서 발생한 노숙자 난동사태 직후 서울시가 강제보호 필요성을 언급했다가 시민단체의 거센 반발에 직면한 적이 있어 `무리수''를 두는데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노숙자 상당수가 사실상 부랑자와 크게 다르지 않고 각종 질환마저 앓고 있어 별도 대책이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되지만 잘못 접근하면 인권침해 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그렇다고 이대로 방치해 둘 경우 `뒷짐만 지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질 수 있어 마음이 개운치 않은 기색이다. 서울시 노숙인대책팀 민화영 주임은 "과거에는 노숙인를 부랑인으로 분류해 강제 수용했으나 1986년 `형제복지원 감금 사건'' 이후 정부는 강제수용을 포기했다"며 "현재로서는 특별한 방법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복지부 손덕수 사무관은 "정부로서도 근본적인 노숙인 대책을 내놓고 싶지만 예산과 인력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노숙인 이외에도 취약계층이 많은데 이들의 요구를 다 들어줄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노숙자 문제가 금세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 대해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정부 대책이 제도적 기반없이 근시안적으로 이뤄져 한계를 드러낼 수 밖에 없다고 비판한다. 실제로 정부가 노숙자에 대한 제도적 근거를 마련한 것도 올초 보건복지부가 `부랑인 및 노숙인 보호시설 설치.운영 규칙''을 개정한 것이 사실상 처음이다. 외환위기 이후 등장한 노숙자는 일시적 경제사정에 의한 경우가 대다수였으나 이 규칙이 개정되기 전까지는 `거리를 방황하면서 시민에게 위해와 혐오감을 주는 정신착란자, 알코올중독자, 걸인, 앵벌이, 불구폐질자 등''(1987년 보건사회부 훈령 523호)으로 정의되는 부랑자와 같은 취급을 받아왔다. 복지부는 올초 뒤늦게 관련 규정을 바꾸면서 `생업수단의 유무''에 따라 부랑자와 노숙자를 구분했다. 자활의지가 있어 돈벌이를 하고 있으면 부랑자가 아닌 노숙자로 인정해 적절한 지원을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공교롭게도 노숙자에 대한 법적 근거를 처음 마련한 올해 노숙자 업무를 지방이양사업으로 선정해 지방자치단체에 대부분 떠넘겼다. 미국의 경우 노숙자 문제를 1980년대 초반까지는 주정부에 맡겼다가 1987년 이른바 `맥킨니법(Mckinney Act)'' 제정을 계기로 연방정부 차원에서 다루기로 한 것과는 대비되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관계자는 "노숙인 대책은 중앙정부에서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많았으나 참여정부의 지방분권화 정책에 따라 지방으로 이양된 측면이 있다"며 "노숙인들과 실제로 맞부닥치는 지자체가 업무를 맡은 만큼 효율성이 높아지는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자체가 현장의 실태를 적극적으로 파악해 현실적인 대책을 내놓으라는 주문이지만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지자체가 노숙자 문제를 민간단체에 의존한 채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데다 지자체별로 접근방식이 다를 경우 사태가 더 복잡하게 꼬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서울 강북구에서는 노숙자 쉼터가 한 곳도 운영되지 않고 있다. 구청은 이에 대해 노숙자를 모두 귀가조치하거나 부랑자 시설로 유도하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7월말 현재 광주광역시와 충북에는 거리 노숙자가 단 한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난 복지부 통계도 이와 무관치 않다. 서울시 노숙인대책팀 신종한 팀장은 "정부든 지자체든 노숙인 문제를 해결하고 싶지만 지속적인 상담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다"면서 "이는 복지선진국도 마찬가지로 쉽게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노숙'' 어제와 오늘 ③허술한 쉼터 노숙자 이용 기피 "생활환경 열악 탓" 재활지원 기능도 못해..시설기준 미달 "내 몸에서 나는 냄새 정말 고약하지? 노숙자 쉼터에 가봐. 이불에서 풍기는 악취 때문에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어. 내가 짐승도 아니고..." 유난히도 악취를 풍기는 노숙자 최모(45)씨가 노숙자 쉼터를 이용하지 않는 이유다. 노숙자 쉼터의 열악한 환경 문제는 1998년 쉼터가 우후죽순 문을 열면서부터 끊임없이 지적돼 왔지만 언제나 메아리 없는 외침에 그쳤다. 8월 현재 전국의 104개 노숙자 쉼터 가운데 보건복지부가 `부랑인 및 노숙인 보호시설 설치운영 규칙''에서 제시한 시설기준을 충족하는 곳은 서울 노원구 중계동 천애재활원과 은평구 역촌동 은평사회복지관 등 두 곳에 불과하다. 설치운영 규칙은 노숙자 1인당 3평(상시 30인 이상 시설)∼4평(상시 30인 미만 시설)의 면적을 확보토록 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쉼터는 1인당 면적이 2∼3평에 그치고 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노숙인 쉼터는 대부분 새로 지은 건물이 아니라 기존 시설을 활용한 것이어서 시설기준에 맞지 않는다"면서 "향후 5년간 유예기간을 두고 신축건물에 대해서는 기준을 엄격히 적용하기로 했다"고 해명했다. 외환위기 초기에 급증한 실직 노숙자들을 긴급 수용하기 위해 임시로 설치된 쉼터들이 지금까지 아무런 시설 개선 없이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쉼터 환경 개선 업무를 쉼터 운영자와 거주 노숙자들이 해결해야 할 문제로 간주하고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전국실직노숙인대책 종교시민단체협의회 정은일 사무국장은 "쉼터의 자발적인 노력만으로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불가능하다"면서 "정부나 지자체의 제도적인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쉼터의 시설 환경 외에 기능 측면에서도 제대로 된 노숙자 쉼터를 찾기가 힘든 형편이다. `부랑인.노숙인 보호시설 설치운영 규칙''은 노숙자 쉼터를 `노숙인을 입소시켜 숙소를 제공하고 재활 및 자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설''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쉼터는 노숙자들이 하룻밤을 묵어가는 `여인숙'' 기능에 머물고 있을 뿐 직업 교육이나 일자리 지원과 같은 노숙자의 재활과 자활을 도와주는 본래의 기능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노숙자 재활전문 쉼터로는 지난해 2월 문을 연 `비전트레이닝센터''가 유일한 실정이다. 이 센터는 알코올 중독, 정신질환, 사회성 손상 노숙자를 상대로 6개월에서 1년 과정의 치료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적정 수용 인원이 전체 노숙자 4천여명의 5%에 불과한 220명에 그치고 있다. 노숙자들이 실제로 애타게 바라는 것도 일시적인 잠자리 제공이나 급식이 아니라 일자리 지원이다. 서울시가 지난 2월초 거리노숙자 687명, 쉼터노숙자 1천73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거리노숙자의 41.6%가 `일자리 제공''을, 쉼터 노숙자의 23.9%가 `취업알선''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숙인 다시서기 지원센터가 지난해 7월 실시한 설문에서도 노숙자들의 48%가 노숙을 벗어나기 가장 어려운 이유로 `일자리 문제''를 꼽았다. 지원센터 소장인 임영인 신부는 "일자리를 통해 안정감을 얻는 것은 물론 사회적으로 유용한 노동을 한다는 자존감도 향상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와 별도로 거리 노숙자가 증가하는 가운데 노숙자 쉼터는 줄어들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비록 시설 환경 및 기능면에서 제 역할을 못한다고는 하지만 쉼터는 거리노숙자들이 `소낙비''를 피해 언제라도 달려갈 수 있는 최일선 시설이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거리노숙자는 2000년 1월 423명에서 올해 8월 1천276명으로 3배 이상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쉼터는 154곳에서 104곳로 50곳이나 감소했다. 특히 서울의 경우 현재 쉼터 64곳 가운데 10곳은 노숙자들이 이용을 꺼려 잠정 폐쇄된 상태다. 서울시 노숙인대책팀 홍문기씨는 "몇몇 쉼터는 이용하는 노숙자가 없어 일시적으로 문을 닫은 상태"라며 "날씨가 추워져 노숙자들이 몰려들면 다시 문을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정 폭력이나 가정 해체의 여파로 늘어나고 있는 여성과 가족노숙자들을 위한 쉼터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노숙인 다시서기 지원센터에 따르면 1999년 신규발생 노숙자 6천130명중 여성은 271명으로 4.4%에 불과했으나 2002년 신규 노숙자 2천431명중 530명을 차지, 22%까지 급등했다. 이어 2003년 이후에는 해마다 300명 가량이 새로 발생해 신규 노숙자의 14%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여성과 가족 노숙자가 입소할 수 있는 쉼터는 전국적으로 16곳에 불과해 8월말 현재 335명이 이용하는데 그치고 있다. 열린여성센터 서정화 소장은 "남성들이 상대적으로 쉽게 노숙생활을 선택할 수 있는 반면 여성들은 성폭력 등 거리생활의 위험에 그대로 노출되기 때문에 최악의 상황이 아니라면 노숙을 택하지 않는다"면서 "PC방, 사우나, 여관 등 불안정 주거에서 생활하는 잠재된 위험군은 통계치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 소장은 "그동안 여성노숙자는 소수라는 이유로 보건복지부의 정책 대상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돼 왔고, 여성가족부의 관심대상에서는 아예 배제돼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면서 "무엇보다 여성의 노숙 문제가 아동문제를 동반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부와 사회의 관심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노숙'' 어제와 오늘 ④질환관리 시급 중증질환.알코올 중독 많아 "의료지원 전문화해야" 간염.결핵 등 전염성 질환에도 무방비 노출 지난 1월 22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 화장실에서 2명의 노숙인이 잇따라 숨진 채 발견됐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서울역 일부 노숙인들이 철도공안원에게 맞아 숨진 것이라며 난동을 부리기도 했으나 부검 결과 폭행당한 흔적은 없었으며 폐렴 등 지병에 의한 사망인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노숙자 가운데 각종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의 비율이 크게 높아져 노숙자 문제 해결에 장애물이 되고 있다. 이는 외환위기 직후 일시적인 경제사정으로 인해 거리로 나온 실직 노숙자들이 대부분 사회로 복귀한데 비해 현재 남아있는 노숙자들은 오랜 거리생활에 시달린 장기 노숙자이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이들 장기 노숙자는 정신적, 육체적 질환으로 인해 자활 의지조차 갖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별도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서울 영등포 보현의 집 기초해결센터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달 말까지 이곳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노숙자는 모두 1천82명이었으며 이 가운데 744명(68.8%)은 각종 질환이 발견돼 별도의 진단과 치료를 일선 의료기관에 의뢰했다. 서울지역 노숙자들은 쉼터에 들어가기에 앞서 이곳에서 건강검진을 받는데, 검진후 즉시 병원에 입원한 중증 환자도 올해 39명에 달했으며 암 진단을 받은 노숙자도 4명 있었다. 노숙자가 급증했던 지난 98년 6월 외환위기 당시 보건복지부가 서울역, 영등포역 등의 거리 노숙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실태조사에서는 유병률이 33%에 불과했으나 7년만에 2배 수준으로 높아진 것이다. 보현의 집 관계자는 "노숙인의 대부분이 건강상태가 좋지 못한 가운데 3명 중 1명은 비교적 심각한 상태"라며 "병원의뢰 노숙인의 약 70%는 알코올성 간질환과 정신질환자"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4월 서울시가 광역정신보건센터에 의뢰해 조사한 노숙자 합동진료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 노숙자 536명 가운데 78.6%가 정신과 치료가 필요했으며 64.2%는 알코올 의존증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지역의 유일한 거리노숙자 진료소인 서울역 무료진료소에도 최근들어 진료를 받기 위해 찾는 노숙자가 급증하고 있다. 올 상반기 이곳에서 진료를 받은 노숙자는 모두 1만2천43명으로 월평균 2천408명에 달해 2003년 1천510명, 지난해 1천906명 등에 비해 크게 늘었다. 이들 가운데 절반 가량은 근골격계나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으나 간염이나 결핵 등 전염성이 있는 질환에 걸린 노숙자도 수십명에 달한다고 진료소 관계자는 전했다. 서울역 무료진료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신상효 공중보건의는 "일반 행인들이 노숙인들의 전염병에 감염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며 "그러나 동료 노숙인들에게 퍼질 위험성은 상대적으로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그나마 스스로 진료소를 찾는 노숙인들은 치료 의지가 있지만 삶을 포기한 경우도 있다"며 "서울역 노숙인들 가운데 일부는 수개월내에 사망할 가능성이 높은 사실상 시한부 인생"이라고 설명했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인의협)는 지난 98년 이후 서울시내 거리에서 매년 300~400명의 노숙자가 사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자체, 경찰 등 현장 실무자들과 전문가들은 노숙자 가운데 알코올 중독자나 정신질환자들의 경우 별도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즉, 이들 질환자는 부랑자와 다름없어 보호가 필요하기 때문에 부랑자 시설로 입소를 유도해 24시간 생활하면서 장기적인 치료와 자활교육을 받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이들을 노숙자로 간주해 쉼터에 보낼 경우 대부분 음주문제 등으로 강제 퇴소를 당하거나 스스로 적응하지 못해 나오기 때문에 오히려 노숙이 만성화되는 부작용을 초래한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시민.인권단체들은 노숙자에 대한 강제수용은 어떤 식으로든 논란의 여지가 있다며 사회안전망 구축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인의협 정일용 박사는 "제3자의 입장에서 노숙인의 처지를 판단하고 강제력을 동원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며 "다만 알코올 질환이나 정신 질환자들은 기존의 쉼터 외에 다른 보호체계와 구호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지역정신보건 사업 기술지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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