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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도 하고 부모님 모실 준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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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2005-10-03
“불치병 환자 고통 덜어주고 싶어요”
인천 호스피스 센터서 3개월간 간병·마사지·미용 등 수강
주로 30~50대 여성… “봉사도 하고 부모님 모실 준비도”
지난달 29일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인천광역시 호스피스 센터 실습실. 30~50대 여성 25명이 강사 이영옥(여·56·휴직 간호사)씨로부터 호스피스 교육을 받고 있었다.
“누워있는 환자의 자세를 바꿀 때는 항상 몸의 반동을 이용해야 해요. 안 그러면 허리를 다치기 십상입니다.”
이씨가 실습실 한 가운데 놓인 침상에 누워 있는 환자를 왼쪽과 오른쪽으로 돌려 눕히는 시범을 보이자, 수강생 중 2명이 앞으로 나와 배운 대로 실습을 했다. 돌려 눕히려다가 너무 세게 하는 바람에 환자가 침상 밑으로 떨어질 뻔 하기도 했다. 이날 교육은 누워 있는 환자의 자세 바꾸기, 욕창 방지를 위한 등 마사지법, 환자 목욕 시키기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환자 역할은 수강생 중 1명이 했다.
이곳에 모인 여성들은 호스피스 자원봉사자가 되려는 사람들이다. 호스피스(hospice)란 말기 암 등으로 죽음을 앞둔 환자들을 돌보며 평안한 임종을 맞도록 도와주는 간병인을 말한다. 3개월간의 교육이 끝나면 시내 각 병원에서 정식 호스피스 자원봉사자로 일하게 된다.
교육생들은 매주 월요일 목사·의사·간호사 등이 강사로 나서는 이론교육을 받고, 조를 나눠 화·목요일에 간병실습·발마사지·미용실습을 배운다. 이론교육은 필수지만 나머지 실습교육은 각자 선택해 수강할 수 있다. 수강료는 각 교육 프로그램별로 1만원.
인천시 호스피스 센터가 기독교 계열의 단체라 수강생들은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참가 계기를 묻자 “환자의 마지막 길을 하나님과 함께 하도록 해주고 싶다”는 대답이 많았다. 그러나 이것이 전부는 아니었다.
지난 6월 만성 신부전증으로 9년 가까이 투병하던 남편을 잃은 조경자(여·50)씨는 제대로 된 간병법을 몰라 남편을 유료 호스피스의 손에 맡겨야 했던 기억을 잊지 못했다.
“언젠가 호스피스가 기침을 하며 고통스러워하는 남편을 팔짱 낀 채 바라보고만 있더라구요. 제가 채근을 하니까 그제서야 하는 둥 마는 둥….”
남편을 제대로 간병할 수 없다는 것이 너무 안타까웠던 조씨는 그때 호스피스 교육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이제 남편은 가고 없지만 병마와 싸우는 환자들이 남편과 같은 고통을 안 겪게 해주고 싶어요.”
불교 신자인 이성미(가명·여·45)씨는 1년간 당뇨·고혈압으로 고생하다 세상을 뜬 어머니를 지켜보면서 호스피스 자원봉사를 생각하게 됐다.
“종교가 달라 교육할 때 가끔 어색할 때도 있지만, 제게 필요한 내용만 취해서 호스피스 자원봉사를 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괜찮다고 생각해요.” 이씨는 최근 다른 불교 신자 4명과 이런 자세로 교육에 임하기로 뜻을 같이 했다고 말했다.
이은희(여·38)씨는 사회복지 활동이 꿈인 전업주부다. 노인을 위한 봉사활동을 펼칠 기회를 찾던 이씨는 “호스피스 교육을 통해 노인 환자들을 돌보는 기술을 익힐 수 있게 된 것도 보람되지만 그보다도 노인들의 심리상태와 건강 특징에 대해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큰 소득”이라고 말했다.
인천시청 홈페이지에서 교육생 모집 광고를 보고 찾아왔다는 김경옥(여·50)씨는 “평소 봉사활동에 관심이 많기도 했고, 연로한 부모님께서 언제 편찮아지실지 몰라 미리 준비하자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호스피스 센터 이정순(여·46·목사) 회장은 “교육에 참가하고 있는 사람들 모두가 종교에 상관없이 순수한 봉사정신으로 모인 분들”이라며 “불치병에 걸려 병상에서 고통스런 나날을 보내는 환자들을 위해 이들이 큰 사랑의 힘을 실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조선일보 기사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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