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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요법등 쓸데없는 藥 먹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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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2005-11-20
"대체요법등 쓸데없는 藥 먹지 말라"
어쩌다 암에 걸렸나 : 불규칙 생활·과음… 간에 나쁜건 다해
어떻게 치료 했나 : 최신치료법에 정통한 의사 말만 믿어
암 투병하고 보니… : "암은 친구" 이겨낸다는 투지로 극복
한만청(韓萬靑·71) 전(前) 서울대병원장은 1998년 간암으로 오른쪽 간 거의 전부를 암과 함께 잘라내는 대(大) 수술을 받았다. 그것으로 끝날 것 같았던 암과의 싸움은 간암이 폐로 전이되면서 본격 시작됐다. 하지만 그는 기적적으로 말기 암을 이겨냈다. 그의 암 투병기 ‘암과 싸우지 말고 친구가 돼라’는 책은 암환자들의 필독서가 됐다.
◆어쩌다가 암에 걸렸나
그의 간암은 아이러니의 연속이다. 그는 간암 등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기술을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한 유명 방사선과 의사였다. 간암이 처음 발견된 것도 우연이었다. 1996년 병원장 시절 자신의 주도로 문을 연 서울대병원 건강검진센터를 방문하던 중, “원장님이 만든 곳에서 건강검진 한번 받아 보라”는 주위의 권유를 받고 간 초음파 검사를 받았다. 거기서 1.5㎝짜리 간암이 발견된 것이다.
그는 처음에 별것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 정도 크기면 당시 하던 고(高)농도의 알코올을 간암에 주사로 직접 찔러 넣는 방법으로 없앨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후 간암은 사라진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1998년 시행한 복부 CT 사진을 본 한 원장은 자신의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간 우측에 14㎝나 되는 암덩어리가 자리잡고 있는 것이었다.
그는 “병원장 일에 방사선 의학교육 자료를 정리하느라 무리를 한 데다 불규칙한 생활에 술을 자주 먹었으니, 간에 나쁜 일은 다 했다”며 “설마 하는 생각에 내 건강을 과신했다”고 말했다.
◆어떻게 치료 전략을 짰나
그의 암 투병 전략은 치밀했다. 우선 감투나 명성보다는 최신 의학지식과 기술에 통달한 의사를 찾았다. 암 수술은 누구, 항암 치료는 누구, 이런 식으로 병원을 불문하고 그 분야 최고의 권위자를 찾아다녔다.
그는 “암 치료 의사는 다양한 최신 치료법을 알고 있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면서 “그런 면에서 의사가 열린 마음을 갖고 있는지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즉 의사가 자기 자존심을 세우지 않고 환자의 이익을 위해 방사선 치료나 항암제 치료 등 다른 진료과 의사에게 환자를 적시에 보내는 ‘열린 의사’를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역설적으로 좋은 의사라면 불친절하거나 반말을 써도 상관없다고 했다. 존댓말이 병을 고쳐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간암 전문가의 간암 투병 생활은 어땠을까. 그는 “의사를 고른 후에는 전적으로 의사를 믿었다”며 “병세나 치료 과정에 대해 담당의사가 말하기 전에 물어보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바람직한 암 투병 자세는
한 원장은 나을 수 있다는 본인의 의지가 ‘암이라는 친구’를 자기 몸에서 떠나 보내는 데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했다. 그는 “주변에서 기도를 해주면 그럴수록 그것에 의지하는 마음이 생겨 종교도 갖지 않았다”며 “암 투병은 의지의 싸움인데 우선은 스스로 이길 수 있다는 강한 신념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항암제로 토하고 실신을 할 때도 헤밍웨이의 소설 ‘노인과 바다’를 꺼내 읽었다고 한다. 재발하는 암의 공포를 그는 상어와 싸우는 소설 속의 노인의 투지로 극복한 것이다.
대체의학이나 보완요법에 의지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그는 “항암치료가 끝나자 친지들이 백두산 녹용이다 뭐다 오만 것을 다 가져왔으나 하나도 먹지 않았다”며 “그런 영양제나 식품에는 보존제, 가공제, 염색 물질, 고정제 등이 있고 그런 것은 간에 해롭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대체보완요법이 건강에 좋을 수는 있어도 그것이 암을 고치는 것은 절대 아니라며 현대의학만이 암세포를 죽인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입증됐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암 투병을 하고 나서 보니
그는 “그전까지는 내가 가족을 이끌어 간다고 생각했는데 병을 앓고 보니 가족들이 나를 보호하면서 살아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일이 바빠 가정적이지 못한 것이 후회된다”고 말했다. 그의 세 딸과 아내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번갈아 가며 그의 병실을 지켰다고 한다.
한 원장은 현재 6개월마다 하는 암 재발 여부 검진을 받고 있다. 그는 “암을 이겨낸 지 5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검진 날짜가 다가오면 두려움을 느낀다”며 “특별한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오면 앞으로 최소한 6개월은 더 살 수 있겠구나 생각하면서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간다”고 말했다.
그는 “스트레스가 많고 바쁜 사람일수록 건강검진을 꼭 받아야 한다”며 “항상 신선한 음식을 골고루 먹고 운동은 분수에 맞는 것을 하며 쓸데없는 약을 먹지 말라”고 말했다.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 doctor.chosun.com])
( 조선일보 기사 인용)
[홍혜걸 의학전문기자의 우리집 주·치·의] 암환자에게
얼마 전 반가운 분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진단방사선학의 대가이자 서울대병원장을 지낸 한만청 박사입니다. 2001년 말기 간암을 이겨낸 투병기를 책으로 펴내 화제를 불러일으킨 분이지요. 저도 당시 인터뷰를 통해 지면으로 소개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인터뷰를 마친 뒤 기사를 쓸 때 혼자 반신반의했던 기억이 납니다. 암을 극복했다고 요란스레 매스컴을 장식했던 사람들이 속절없이 숨지는 장면을 많이 목격했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암은 치료 후 5년까지 생존해야 완치 판정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당시만 해도 치료후 3년밖에 되지 않은 시기였습니다. 치료 후 암 덩어리가 사라졌다가도 재발해 생명을 잃는 경우도 배제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한 박사는 치료 후 7년이 지난 지금까지 재발하지 않고 건강한 모습이었습니다. 이젠 정말 완치란 말을 써도 되는 것이지요. 그는 고희를 넘긴 말기 간암환자였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정정한 모습이었습니다. 은퇴 후에도 산학정 정책과정 원장으로 기업체 강의 등 교육사업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저는 한 박사의 사례에서 다음 세 가지를 강조하고 싶습니다.
첫째, 낙관적인 태도가 필요합니다
1997년 직경 14cm의 간암 발견, 1998년 수술후 2개월 뒤 폐로 전이, 예상 5년 생존율 5%.'' 진단 당시만 해도 그는 최악의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죽을 95%보다 살 5%의 확률을 믿었습니다. 투병 도중 들쭉날쭉 변덕을 부리는 검사 수치에도 일희일비하지 않았습니다.
둘째, 평정심을 유지해야 합니다
한 박사는 ''암과 싸우지 말고 친구가 돼라''고 했습니다. 어차피 뿌리뽑을 수 없는 존재라면 성내지 않도록 잘 달랜다는 뜻입니다. 암세포와 더불어 평균수명까지 살면 된다는 전략이지요. 암은 지레 겁먹고 자포자기하는 것도 좋지 않지만 반대로 적개심을 갖고 무조건 몰아내겠다는 태도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지나친 투쟁심은 면역력을 떨어뜨려 암세포의 증식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셋째, 의료진을 믿어야 합니다
자신을 불신하는 환자에겐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는 공격적 치료보다 현재 위기만 모면하고 보자는 소극적 치료를 선택할 가능성이 큽니다. 최선의 치료를 위해선 만의 하나 부작용까지 감수할 수 있다는 신뢰를 보여줘야 합니다. 민간요법에 매달리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한 박사는 암에 좋다고 알려진 시중의 민간요법은 일절 거부했다고 합니다.
암은 생각보다 흔한 병입니다. 진단받지 못한 채 죽는 사람까지 감안하면 한국인은 현재 2명 중 1명꼴로 일생에 한번 이상 암에 걸립니다. 그러나 암은 불치병이 아닙니다. 전체 암환자의 절반은 완치됩니다. 대개 조기발견에 성공한 사람들이지요. 그러나 뒤늦게 발견한 사람이라도 희망을 잃지 말아야합니다. 한 박사의 사례에서 보듯 말기라도 치유의 기적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사족 하나만 답니다. 서울대병원장이니까 남다른 치료를 받은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아는 한 유명인사만 따로 받는 항암제나 암수술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에게도 5FU와 시스플라티눔이란 평범한 항암제가 투여됐을 뿐입니다.
홍혜걸 의학전문기자
( 중앙일보 기사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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