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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 교수의 스트레스는 나의 스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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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2005-11-20
<김정호 교수의 스트레스는 나의 스승이다-1>운전과 욕구
가끔 신문이나 TV를 통해 도로에서 추월경쟁을 벌이다가 끔찍한 사고가 발생했다는 뉴스를 접할 때가 있다. 어이없는 일이지만 실지로 심심치 않게 벌어지는 일이다. 심지어 추월경쟁을 하다가 공기총으로 사람을 죽였다는 사건이 보도된 적도 있었다.
평소에는 점잖던 사람도 ‘핸들만 잡으면 개가 된다’는 말도 있 다. 운전하다 누가 끼어들기라도 하면 경적을 울리고 라이트를 번쩍이며 평소에는 입에 올리지도 않던 육두문자를 마구 날리기 도 하는 것이다. 놀라운 변신이 아닐 수 없다.
왜 그럴까? 왜 운전상황만 되면 점잖은 사람까지 사납게 돌변하 게 되는 걸까? 운전 중에는 조그마한 실수 하나에도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어쩌면 이것이 문제인지도 모 르겠다. 차를 몰고 도로에 나서는 상황 자체가 마치 언제 어디서 맹수가 나타나 목숨을 빼앗아갈지 모르는 야만의 사회로 돌아가 는 것과 일면 유사한 심리적 환경을 제공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투쟁적이고 공격적인 것이 원시상황에서는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운전상황에서는 작은 행위의 실수에 의해서도 치명적 인 손상이 올 수 있으므로 사소한 일에 대해서는 오히려 관대하 고 느긋한 마음을 갖는 것이 안전운전에 더 도움이 될 것이다.
이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전하면서 공격적이고 투쟁적으로 되는 것은 우리의 몸과 본능이 원시시대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일 것이 다. 우리의 몸은 위험하다고 인지되는 상황에서는 상황의 특수성 을 고려하지 않고 본능적으로 반응하는 경향이 있으니까.
여기에 더해서 무한경쟁을 부추기는 현대사회의 특성도 운전자를 투쟁적이고 공격적으로 만드는데 일조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 다.
점점 더 경쟁이 치열해지는 사회 속에서 살아가다 보니 알게 모 르게 경쟁에서 이기고자, 살아남고자 하는 욕구가 매우 강해지고 무분별해져서 별것 아닌 사소한 일에도 경쟁의 욕구가 발동한다 (활성화된다!).
그러니 아무리 사소해도 양보할 수 없고 결코 져서는 안 되는 것 이며, 혹시 누가 끼어들기라도 하면 경쟁의 욕구가 좌절되는 스 트레스를 경험하게 되고 그에 따른 분노의 반응을 보이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과도하고 무분별한 경쟁욕구는 운전할 때만이 아 니라 일상의 여러 장면에서 불필요하게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만 든다. 우리 자신을 찬찬히 돌아볼 일이다. 평소에 나는 어떤 욕구 를 키우고 있는지. 나는 스트레스의 욕구를 더 많이 만들어가고 있는 사람인가. 아니면 웰빙의 욕구를 더 많이 만들어가고 있는 사람인가.
스트레스나 웰빙 모두 욕구의 문제이므로 욕구관리가 중요하다.
가끔 우리 자신이 추구하는 욕구가 무엇인지, 과연 진정으로 자 신이 원하는 욕구인지, 또 욕구들 간의 조화는 제대로 이루어지 는지 돌아볼 일이다. 앞으로 스트레스를 오히려 스승 삼아 자신 을 돌아보고 스트레스의 정체를 정확히 파고들어 그로부터 벗어 나는 방법을 심리학적으로 살펴보겠다.
/ 덕성여대 심리학과 교수
( 문화일보 기사 인용)
<김정호 교수의 스트레스는 나의 스승이다-
2>금연과 다이어트는 왜 어려운가
21세의 P양은 하루에 한갑반의 담배를 피운다. P양은 지금 담배 를 끊고 싶어한다. 벌써 몇 년째 피우다 보니 몸에서 냄새도 나 고, 하얗던 이도 누렇게 되는 것 같고, 피부도 푸석푸석해지고, 피로도 쉽게 느끼게 되었다. 언젠가는 결혼하고 가정을 꾸릴 것 이라는 달콤한 꿈에 젖기도 하는 그녀는 어쩌다 신문이나 광고에 서 여성의 흡연이 태아에게 미치는 악영향에 대한 얘기가 나오면 더 이상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어쨌든 그녀는 담배를 끊고 싶 어 한다.
그러나 그녀는 지금까지 몇 차례나 금연을 시도한 적이 있지만 번번이 실패로 끝났다. 처음 며칠은 담배의 유혹을 잘 참다가도 어쩌다가 친구들과 어울려 술자리라도 가질라치면 습관적으로 그 하얀 연기의 유혹을 당해내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하여 담배를 한 모금이라도 피우게 되는 순간, 그때부터 그녀는 스스 로를 ‘실패자’로 단정짓고 금연의 의지를 꺾어버린 채 다시 하 루에 한갑반의 담배를 피우는 이전의 그녀로 돌아가 버리는 것이 다.
그 한 모금이 스스로를 실패자로 결론 내리게 하는 이유의 모든 것이다. P양은 ‘흑백논리’의 사고를 하고 있는 것이다. 흑백논 리는 중간은 없고 이것 아니면 저것이라는 사고방식으로 ‘이분 법적 사고’라고도 한다. 이런 사고방식은 모든 경험을 양 극단 의 범주 중 하나로 평가하며, 세상을 이분법적으로만 도식화한다 . 흑백논리는 현실의 다양한 양상들을 양 극단의 범주로만 나눔으 로써 본질을 왜곡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이 뿐만 아니라 흑백논리는 종종 완벽주의와 결합하여 극심한 스 트레스를 만들어낸다. 흑백논리에 완벽주의가 붙게 되면 자신이 추구하는 목표상태를 ‘백(白)’이라고 할 때 하나라도 잘못된 것이 있거나, 단 한 번의 실수라도 있으면 곧바로 ‘흑(黑)’이 되어 버리고 마는 것이다. 따라서 흑백논리로 사고하는 사람들은 일을 추진하다가 한 번이라도 실수하거나 실패하면 곧바로 포기 하는 경향이 있다.
이렇게 흑백논리적인 사고로 중도에 포기하는 일이 반복되다 보 면 결국 자포자기상태가 되고 자존감이 많이 손상되기도 한다.
자신은 뭘 해도 안 된다는 생각마저 드는 것이다. P양은 담배 하 나도 끊지 못하는 자신이 한심하게 생각되었고, 다른 일에도 자 신감을 많이 잃었다.
이러한 금연의 예 말고도 요즘 젊은 여성들 중에는 다이어트와 관련해서 유사한 경험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극단적으로 완벽한 어떤 상태를 목표로 두고서 다이어트를 실천하다가 도중에 한번 이라도 실패하면 자포자기식으로 폭식하는 여성이 얼마나 많은가 . 그리고 자신을 심하게 원망하고 비하하기까지 한다. 나는 안돼 , 안돼 하면서….
흑백논리의 사고방식에 자신의 결심을 묶어두는 한, 이 같은 반 복은 끊임없이 악순환할 것이다. 금연과 다이어트의 성공을 위해 서라도 일단은 흑백논리의 덫으로부터 자신을 풀어주고 볼 일이 다.
덕성여대 심리학과 교수
( 문화이보 기사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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