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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사각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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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05-11-22

복지 사각지대

장애등록자만 통계에 포함시키는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자폐인구는 4617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실제론 5만〜7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특히 이전보다 자폐개념이 널리 인식돼 발견율이 높아지고 광의의 자폐에 속하는 유사자폐가 많아져 자폐인구는 계속 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폐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심은 열악하기 짝이 없어 자폐아와 자폐 가정은 우리 사회의 ''''''''외딴섬''''''''에서 모든 고통을 짊어진 채 힘겨운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높은 현실의 벽=부모들은 아이가 자폐진단을 받는 순간부터 치료교육에 매달리지만 일반 보육원에서 자폐아를 받아주지 않기 때문에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장애복지관을 찾게 된다. 그렇지만 각 지자체 장애인복지관은 대기자가 많아 길면 2년 넘게 기다려야 하는 실정이다. 최모(38.서울마포구성산동)씨는 "복지관이 많다길래 2년 전 무리를 해서 일산에서 서울로 이사와 세 곳에 등록을 해뒀는데 지금까지 연락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현재 전국 장애인복지관은 93곳. 그나마 복지관 3분의 1가량(32곳)이 서울에 몰려 있어 지역별로 편차가 크고 자폐아만을 전문적으로 수용하는 전용복지관은 단 한곳도 없다. 결국 부모들은 사설 클리닉센터나 사립조기교육원으로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다. 클리닉센터는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고 사립조기교육원은 일주일에 한두번 수업에 언어치료-놀이치료 등 이용료가 과목당 10만〜15만원으로 복지관의 3배 이상이다. 자폐아를 장애인으로 등록하더라도 지방세를 면제받는 혜택만 있을 뿐이다.
장애인복지관협회 송근창 실장은 "치료-교육비 부담을 덜기 위해서는 지역 복지관을 늘리고 사설조기교육원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머나먼 통합교육=지난달 25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기획예산처 정문. 자폐아동 부모 250여명이 "우리 아이들도 다른 아이들과 함께 공부하게 해 달라"고 외치고 있었다. 이들은 자폐-비자폐아를 무조건 한 교실로 수용하는 물리적 통합이 아닌 ''''''''특수교육 보조원''''''''을 배치해 실질적인 통합 교육환경을 만들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대인관계를 기피하는 자폐아 학습참여를 도와주고 급우들에게는 자폐에 대한 이해를 심어주는 등 가교역할을 해줄 보조원 없는 통합교육은 자폐-비자폐아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이 함께 수업하는 통합교육을 실시중인 일반학교는 3217개교(4102개 학급)에 이르지만 전국에 파견된 특수교육 보조원은 겨우 295명에 불과하다. 결국 부모들이 직접 보조원으로 나서거나 한달에 70만원 가량을 들여 보조원을 고용할 수밖에 없다.
서울 강남구청에서 일부를 지원받고 자비를 들여 월 50만원으로 보조원을 구한 발달장애 2급 재훈이(8) 엄마는 "보조원 도움으로 재훈이가 가끔 소리를 지르거나 이상한 행동을 해도 급우들이 이해해 준다"며 "재훈이가 잘해주는 친구를 껴안는 모습을 보며 어떤 특수교육으로도 배울 수 없는 값진 경험을 하고 있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갈 곳 없는 자폐성인=자폐아 부모들의 한결같은 바람은 내 아이보다 하루만 더 살게 해달라는 것이다. 평생 완치되지 않는 자폐를 안고 살아갈 자식을 남겨두고 차마 먼저 눈을 감을 수 없다는 절박감 때문이다. 자폐아는 성인이 된 이후에도 사회의 높은 문턱에 가로막혀 취업의 꿈조차 꿔보지 못하고 평생 부모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00년 장애인 취업실태조사에 따르면 장애인 취업률은 전체 장애인구 대비 34.2%였으나 자폐장애인의 취업률은 0%로 나타났다. 자폐 특성상 사회성이 부족하고 자폐아가 상급학교로 진학할수록 통합학급이 줄어들어 고교과정을 마치기 어려운 점을 감안하면 취업률 0%는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지자체 지원을 받아 자폐 성인들이 모여 사는 공동생활가정(그룹홈)이 더러 있긴 하지만 지자체 예산부족 등이 걸림돌이다. 장애아통합을위한부모회 정숙자 회장은 "자폐아를 무조건 도와줘야 할 대상으로만 보고 분리시켜 놓으면 영원히 사회에 동화되지 못한다"며 "복지시설을 늘리기에 앞서 그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교육-자활프로그램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일보기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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