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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그 우울한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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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05-11-26
[의학 칼럼]''우울증'' 그 우울한 현실 황태연·용인정신병원 지역정신보건부장 ▲ 황태연·용인정신병원 지역정신보건부장 얼마 전 서울시 광역정신보건센터 위기관리팀에 긴박한 전화가 걸려왔다. 40대로 보이는 여자가 자살하려고 지하철에 뛰어든 것을 겨우 구해 경찰서에서 보호하고 있는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테이블에 머리를 치는 등 난폭한 행동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었다. 정신보건센터 치료팀이 경찰의 협조로 이 여자의 보호자인 친언니와 연락하여 알게 된 사실은 여자가 3년 전부터 남편과 지속적인 불화로 인해 별거 상태에서 우울증상을 보여왔다는 것이다. 최근 약 3개월 전부터 부모님 사진을 보며 우는 행동을 종종 보이고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고 한다. 가족들에게는 화를 내거나 고집을 부리는 일이 많다가 돌발적으로 자살 시도를 하였다는 것이다. 전형적인 우울증 증세였다. 다행히 환자는 소중한 생명을 건지고 현재 정신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이 사례를 통해서 알 수 있는 사실은 우울증에 대해 본인도 모르고, 가족도 몰라서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는 경우는 자살이라는 막다른 골목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신이 이유도 모른 채 자살을 시도한다는 것은 우리를 정말 우울하게 만드는 일이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보고에 따르면 우울증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부담은 계속 늘어서 2020년에는 모든 질병들 가운데 2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경우 매년 1700만명이 우울증에 걸린다고 하며, 2001년 우리나라의 역학 조사에서는 우울증의 평생 유병률(살면서 우울증에 걸릴 확률)은 약 4%로 나타났다. 남자는 2%이고 여자는 6.2%로, 여성에게 더 많은 질환이다. 여성은 50대 이후에서 급증하고 있다. 남녀 모두에서 별거·이혼·사별(死別)과 같은 결혼 생활에 문제가 있는 집단, 미취업 상태와 교육 수준이 낮을수록 우울증의 유병률이 높은 경향을 보였다. 즉 우울증은 사회 병리나 경제 상태와 떨어져서 생각할 수가 없는 병이다. 우울증은 약물 치료와 정신 치료를 통하여 쉽게 회복되지만, 상당수의 환자들이 치료를 중도에 포기하여 재발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따라서 우리 사회는 이런 환자들이 스스로 자신의 증상을 인지하고, 자신의 질병을 관리하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우울증 환자의 절반은 진단과 치료를 위해 의료기관을 찾지 않고,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의 절반은 제대로 진단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진단받은 환자의 절반은 치료를 받지 않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우울증은 고혈압이나 당뇨병·관절염·요통 등과 같은 만성질환들보다 한 개인의 사회적·신체적 안녕(well-being)을 더 손상시키는 질환이다. 우울증은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장기 결근, 생산성 상실, 자살로 인한 조기 사망 등으로 사회적 손실 비용도 막대하다. 또한 우울증 환자 10명 중 9명이 우울증 이외의 병으로 진료를 받고 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사망률에서 우리나라의 자살률이 OECD 국가 중 1위라는 충격적인 보고가 있었다. 이 중 우울증에 의한 자살이 대략 70%가 넘는다고 보고하고 있다. 이처럼 우울증에 대한 불충분한 치료 환경과 체계는 실제 공공보건상 커다란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호주의 예를 보면 국가적 차원에서 ‘우울을 넘어서’(Beyond the Blue)라는 재단을 만들어서 우울증을 국민에게 올바로 알리고,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를 받게 하여 우울증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부담을 줄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우리도 우울증에 대한 대중 홍보 및 조기발견, 조기치료 환경을 갖추는 것이 시급하다. ( 조선일보 기사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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