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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한데 뇌졸중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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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2005-12-04
[건강]멀쩡한데 뇌졸중이라니
얼마 전 직장인 이모씨(53)는 감기가 걸려도 찾지 않던 병원을 찾았다. 2주전 그의 절친한 친구가 뇌출혈로 돌연사한 이후 크나큰 심경의 변화를 겪었기 때문이다. 자신도 친구처럼 20살때부터 하루에 반 갑 이상 담배를 피웠고 술도 꽤 좋아하는 편이었다. 게다가 회사에서 실시하는 건강검진때 고혈압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그러나 평소 별다른 증세가 없어 치료를 받지는 않았다. 그러던 차에 친구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위기를 느낀 이씨는 큰맘 먹고 종합검진을 받기로 한 것. 결과는 역시 걱정하던 대로였다. 의사는 그에게 무증상뇌경색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그는 여태껏 마비증세나 떨리는 증세조차 느낀 적이 없고, 이렇게 멀쩡하게 잘 생활하고 있는데 뇌졸중이라니 믿을 수 없다고 반문했다.
의사는 뇌경색이라고 모두 당장 위험한 뇌졸중 증세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무증상뇌경색’이라는 질환은 곧 심각한 증상의 뇌졸중으로 발전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앞으로 적극적인 치료와 철저한 자기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무증상뇌경색 = 뇌졸중으로 가는 마지막 경고
무증상뇌경색은 평소에는 어떤 증세도 나타나지 않으나 뇌 촬영이나 정밀검진으로는 뇌경색이 확인되는 질환이다. 혈관이 막혀 뇌 세포가 죽었지만 다행히 죽은 세포가 그다지 중요하지 않거나 미세한 부분이라 마비 같은 증상이 없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따라서 병원에서 진단을 받기 전에는 건강한 일반인들과 어떤 차이도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이런 증세를 방치했을 경우 갑작스럽게 뇌졸중이 찾아올 가능성이 정상인에 비해 10배가 높아지고 치매로 진행될 가능성도 2.3배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다. 결국 당장은 아무 문제없이 생활하고 있지만 머릿속에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자신도 모르게 안고 사는 셈이다.
세란병원 신경과 박지현 과장은 “마비나 언어장애를 느끼고 병원을 찾아왔을 때는 이미 뇌경색이 심각한 상태로 진행된 후이다. 다행히 무증상뇌경색일 때 발견하면 약물치료와 생활개선을 통해 더 심한 뇌졸중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말한다. 평소 숨이 차고 기억력이나 사고력 등이 조금씩 떨어지는 경우 무증상뇌경색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50대 이후 고혈압, 당뇨, 비만, 흡연, 가족력 등이 있는 경우는 무증상뇌경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소리 없는 저승사자’ 조기검진으로 예방하자
흔히 뇌졸중을 소리 소문도 없이 찾아오는 ‘죽음의 저승사자’라고 한다. 일단 발병하면 어느날 갑자기 쓰러지고 간신히 생명은 건지더라도 반신마비, 언어장애, 치매 등 치명적인 생활 장애를 남기는 질병이다. 매년 10만명가량의 새로운 환자가 발생하고 사망률도 암 다음으로 높다. 다양한 암의 종류를 감안하다면 단일 질환으로는 사망률 1위다. 따라서 한번 발병하면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무서운 질병으로 인식되고 있다. 또, 고혈압이나 당뇨, 비만 등 성인병을 경계하고 일단 발병하면 빨리 병원으로 이송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예방책이 없다고 여기는 질환이기도 하다. 그러나 전문의들은 뇌졸중의 공포에서 안전하기 위해서는 성인병 같은 위험인자를 제거하는 것뿐만 아니라 정기적인 정밀검사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박지현 과장은 “고혈압 등 성인병 치료와 함께 정기적인 정밀검사가 중요하다. 최근엔 의료 장비의 발전으로 초기 뇌경색(무증상단계) 증세도 발견이 가능해졌다. 따라서 뇌졸중 위험인자를 가진 50대라면 정밀검사가 필수다”라고 말한다.
모든 질환은 1차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뇌졸중은 심각한 후유증으로 자신은 물론 가족들에게까지 물질적·정신적으로 엄청난 피해를 주는 질환이다. 때문에 뚜렷한 증세가 없더라도 사전에 정밀검사를 받는 것이 필수적이다. 물론 MRI는 비용이 많이 드는 검사이기 때문에 모든 이들이 꼭 이 검사를 받을 필요는 없다. 다만 50세 이상, 당뇨 등 성인병, 가족력, 흡연·심장병이 있는 경우에는 신경과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정밀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한 조사에서는 이런 뇌졸중 위험군을 대상으로 정밀진단을 한 결과 40대 이상은 30% 정도에게서 무증상뇌경색이 발견되었고, 55세 이상의 경우 2명 중 한명이 무증상뇌경색을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뇌졸중을 얘기할 때 마비 등의 이상 증세를 느끼고도 병원을 찾지 않는 것을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는 것’이라는 표현으로 빗대어 쓰곤 한다. 그러나 정밀검사를 통해 초기 뇌경색 증세를 발견하는 것은 특별한 도구 없이 큰 위험을 막아내는 지름길이다.
( 경향신문 기사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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