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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보도-도박 권하는 사회] '모순 투성이' 중독자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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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05-12-04
[탐사보도-도박 권하는 사회] ''모순 투성이'' 중독자 관리 도박중독에 시달리는 한국사회. 정부가 이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는 도박중독자를 위한 상담·치료시설을 보면 쉽게 가늠해 볼 수 있다. 사행산업 시행업체들이 운영하고 있는 도박중독 상담·치료시설은 총 16곳으로, 한국마사회 3곳(과천·분당·용산), 국민체육진흥공단 9곳(잠실·미사리·일산 등), 강원랜드 2곳(정선·서울), 부산·창원경륜공단 각 1곳이다. 이들 시설은 도박중독자를 상담하고 필요할 경우 치료까지 해준다며 설치한 곳이지만 그 실상을 들여다 보면 운영이 너무나 형식적이다. △병주고 약주는 시스템 = 우선 가장 큰 문제점으로 시행업체가 도박중독 치료까지 맡고 있다는 사실을 들 수 있다. 한 시행업체의 상담사는 "도박중독 치료라는 것은 결국 도박을 못하게 하는 것인데, 이는 회사의 이익과 충돌할 수 밖에 없다"며 "연봉계약직인 상담사들이 이런 구조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고 실제 동료들로부터 ''적당히 하라''는 충고를 듣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업체의 상담사도 "설립 초기에 치료시설을 확대하는 것에 대해 내부적으로 반발이 많았고 도박중독이라는 단어 자체에도 거부반응을 보였다"며 "치료시설들이 해당 시행업체에 소속돼 있다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든 현상"이라고 꼬집었다. "상담·치료시설을 함께 운영하면 업체의 부분별한 수익성 추구에 제어장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지만 그다지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상담·치료시설들이 사행산업 영업장에 있다는 사실도 빼놓을 수 없는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국내 시설 가운데 단 한 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실제 도박이 이뤄지는 영업장 안에 자리잡고 있다. "접근성이 좋다"고 항변하지만 현실적으로 치료를 받고자 하는 이들에겐 큰 장해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 이런 현실은 상담자체에도 어려움을 준다. 상담하는 중에도 바로 옆에서 도박판이 벌어지기 때문에 환자들이 불안해 하고 심지어 상담을 마치고 곧바로 도박장으로 달려가는 일까지 벌어진다. 한 상담센터 관계자는 "한 마디로 술집안에 알코올 중독 치료센터를 차려놓은 꼴"이라며 "현실적으로 시설 독립이 당장엔 어렵다면 먼저 도박장으로부터라도 분리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쥐꼬리 예산과 지역편중 = 상담·치료시설들이 각 시행업체 별로 흩어져 있는 것도 도박중독 치료의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낭비요소로 지적된다. 올해 주요 시행업체들의 상담·치료시설 예산은 한국마사회(3억3천만원)·국민체육진흥공단(10억9천만원)·강원랜드(13억2천만원) 등 모두 27억4천만원이었다. 하지만 이런 예산규모는 지난 해 해당 업체 매출(7조9천300억원)의 0.035%에 불과하며 그마저도 그 절반 가량이 직원들 인건비로 지출되고 있다. 한 상담사는 "치료 예산 자체가 적을 뿐아니라 그것마저 헛돈으로 낭비되고 있다"며 "시설을 독립시키고 통합해 환자관리의 효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상담·치료시설들이 본 영업장을 중심으로 지역적으로 편중돼 있기 때문에 부산 등 다른 지역에 있는 도박중독자들의 경우 치료에서 소외될 수 밖에 없다. 부산의 경우 부산경륜공단에서 운영하는 도박중독클리닉센터(상담사 1명)이 유일하다. 마사회는 지난 9월 부산·경남경마공원 개장에 맞춰 올해 국정감사 때 내년에 2억원을 들여 유캔센터 부산지부를 설립키로 했다가 보류했다. △법적·제도적 대책마련을 = 결국 도박중독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상담·치료시설부터 독립이 시급하다. 국회에 발의된 ''사행산업감독위원회'' 법안은 시행업체들이 치료시설의 운영비용만 부담하고 실제 운영은 총리실 산하에 별도의 위원회에 맡기도록 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도박중독에 대한 실태조사와 날트레손 등 치료약물에 대한 의료보험 확대, 국내에 맞는 치료프로그램 개발 등도 당면한 과제로 지적된다. 지난 7월 기존 상담·치료센터 관계자들은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도박중독공동대응협의회''를 발족하고 대책마련에 나섰다. 도박중독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는 방안도 요구된다. 서울에 있는 전문 클리닉 이외에는 전국적으로 치료나 상담을 받을 수 있는 병원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강원대 사회대 이태원 교수는 "사행산업의 경제적 수익은 금방 나오지만 부정적 영향은 서서히 사회를 멍들게 한다"며 "도박중독은 치료보다는 예방이 더 중요한 만큼 정부가 나서 양적 팽창과 접근성을 제한하고 기존 중독자들에 대한 체계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 부산일보 기사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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