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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톱은 도박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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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06-01-11
<신박사의 정신과 칼럼1>고스톱은 도박이 아니다? 아니 고스톱 좀 치는 게 병입니까? 이게 보통사람들의 생각이다. 물론 재미 삼아 치는 고스톱에 시비를 걸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4800만 한국인을 전부 도박중독자로 몰고 갈 생각은 전혀 없다. 도박중독자들은 사교적인 모임에서 가끔 도박을 즐기는 사람들과는 질적인 차이가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도박을 하며 밤 새는 일이 드물다. 심심풀이로 친구들과 모여서 한 판을 벌이지만 스스로 절제할 줄 안다. 물론 이것 때문에 가정생활이나 직장생활에 문제를 일으키지도 않는다. 이 정도야 오락으로 봐 줄 수도 있다. 중독자들은 사정이 좀 다르다. 이들의 머리 속에는 온통 도박 생각뿐이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마련해야만 한다. 오직 돈을 딸 수 있다는 환상에 빠져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불행히도 중독상태에 빠지면 같은 정도의 흥분을 얻기 위해 거는 돈의 액수가 점점 더 커져야 한다. 판돈이 커지고 도박장을 향하는 발걸음도 점차 늘어나게 된다. 술꾼이 술을 마시는 양이 점점 늘어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걸 내성이라고 한다. 도박중독자들에 나타나는 특징적 증상이다. 또 다른 한 가지 특징이 금단 증상이다. 대부분의 도박꾼들이 어느 순간 자신에게 문제가 일어나고 있음을 느낀다. 이거 이러다간 큰일 나겠다. 이제 그만 해야지. 이런 결심을 안 해본 중독자는 없다. 불행히도 이런 노력은 번번이 실패로 끝난다. 바로 금단증상 때문이다. 도박을 하지 않으면 초조하고 불안하고 안절부절 못한다. 이 증상을 견딜 수가 없어 발걸음이 다시 도박장을 향한다. 희한하게도 패를 돌리는 순간 금단증상은 씻은 듯이 사라지고 만다. 드디어 본격적인 중독의 길에 들어 선 셈이다. 이 단계가 되면 안하고 싶어도 의지대로 쉽게 되지가 않는다. 잠시는 가능한 듯 보이지만 강력한 금단현상 앞에서는 천하장사도 소용이 없다. 오른 손을 잘랐더니 왼손으로 하고 왼손을 잘랐더니 발가락에 끼워서 하더라는 이야기가 그냥 우스개 소리가 아니다. 일반적으로 도박중독자의 비율은 전 인구의 1~2% 정도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나라와 지역에 따라 큰 편차를 보인다. 쉽게 접근이 가능할수록 중독자가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중독자의 비율이 월등히 높게 나타나고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성인의 약 4.1%가 도박중독 증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국인을 위한 카지노가 생기고 경마, 경륜 등이 서민들의 호주머니를 노리고 있다. 합법적 도박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시내 곳곳에는 성인오락실을 빙자한 불법 도박장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고 있다. 도박중독의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 파산, 실직, 이혼은 물론이거니와 자살률도 20%나 된다. 도박은 중독자 자신과 가족은 물론이거니와 사회적으로도 심각한 후유증을 남긴다. 절도의 35%, 비폭력 범죄의 40%가 도박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되고 있다. 이런 문제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는 눈앞의 세수에만 연연해 도박장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로 안타까운 일이다. 도박중독은 병이다. 그냥 병이 아니라 심각한 병이다. 정신의학에서는 도박중독을 충동조절장애로 분류하는데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했다는 뜻이다. 도박중독이 더 이상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라는 말이다. 중독의 기간이 길어지면 인격적 황폐화가 일어나게 되고 치료를 받고 다시 사회로 복귀하는 데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지불해야 할 대가가 커지게 된다. 이제 더 이상 도박 중독을 개인적인 문제로 버려둬선 안 된다. 지금이라도 중독자를 양산하지 않도록 적절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게 우리 모두를 위하는 길이다. /신영철-강북삼성병원 정신과 교수-도박 중독 클리닉 ( 조선일보 기사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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