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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질환 편견을 깨자] 도대체 뭘 잘못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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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2006-01-24
[정신질환 편견을 깨자] 도대체 뭘 잘못했나요
20대 남자 대학생과 그 부모가 나를 쳐다본다.
잠시 정적이 흐른다.
이 순간이 가장 곤혹스럽다.
"저의 생각에는,아드님의 병이,물론 그렇지 않을 가능성도 있고 앞으로 조금 더 지켜봐야 확실하겠지만,아무래도 정신병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 또다시 정적이 감돈다.
그것을 깨고 환자의 어머니가 묻는다.
"나을 가능성은 있습니까?" "물론 있습니다.
요즘에는 치료약이 좋아서 대부분 호전됩니다.
""여기 오기 전에 들른 정신과에서는 의사 선생님이 심한 노이로제라고 하던데 혹시 선생님이 잘못 본 것은 아닙니까?" 환자의 아버지가 따지듯이 묻는다.
안타까움이 배어있는 음성이다.
"물론 제가 틀릴 가능성도 있습니다만 현재로서는 정신병일 가능성이 더 많습니다.
"정신과 의사가 신경증과 정신병을 구별하지 못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먼저 만난 정신과 의사는 아마도 부모가 상처받을까 봐 그렇게 말했을 것이다.
처음 외래를 찾는 정신병 환자에게 병명을 말해주면 대부분의 보호자들은 그 병이 나을 가능성이 있는지를 물어오고 그 다음에는 왜 그 병에 걸렸는지 이유를 물어온다.
이번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도대체 왜 우리 애가 이런 병에 걸린 겁니까?" "한마디로 설명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뇌 안의 물질변화 때문인 것으로 생각됩니다.
""선생님,제가 도대체 무얼 잘못했기에 제 아이가 이런 몹쓸 병에 걸린 겁니까?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제가 잘못한 것이라곤 어린 시절에 젖을 곯린 것밖에는 없습니다.
먹고 살자니 그렇게 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환자의 어머니가 눈물을 흘리기 시작한다.
열이면 열,이런 식으로 환자의 부모는 자신들의 잘못 때문에,자신들이 환자를 잘못 길렀기 때문에,자식이 병에 걸렸다고 자책한다.
특히 환자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온 어머니의 경우에는 자신이 마치 자식에게 병을 일으킨 주범이라도 되는 듯이 심한 죄책감에 빠져들기도 한다.
그러나 단언하건대 정신병은 결코 부모의 잘못 때문에 걸리는 병은 아니다.
마찬가지로 어린 시절의 성장과정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걸리는 병도 아니다.
살아가면서 당뇨병이나 고혈압에 걸리듯이 그냥 정신병에 걸리는 것이다.
당뇨병이나 고혈압에 걸릴 때는 부모 때문이라고 자책하지 않으면서 유독 정신병의 경우에만 그러한 것은,아직도 마음 깊숙한 곳에서 정신병을 당뇨병이나 고혈압과 같은 신체적인 질병으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김철권 부산시 정신보건센터 소장(동아대병원 정신과 교수)
( 부산일보 기사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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