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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에서 행복찾기]함께 만들어가는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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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06-01-24
일터에서 행복찾기]함께 만들어가는 행복 - 동아일보 정신건강증진팀 2006-01-17 [동아일보 2006-01-08] 《“정신과의 사이코드라마낮?부하 직원이 상사, 상사가 부하 직원의 역할을 맡아 상황극 같은 걸 해봤으면 좋겠어요. 서로의 스트레스를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요?”(김모 씨·37) “회사가 가족 복지를 지원했으면 좋겠어요. 많은 직장인이 행복의 기준을 가정에 두잖아요. 회사에서 준 먹을거리를 내 가족이 먹고 있으면 마음이 뿌듯해요.”(김모 씨·33) “내가 사장이라면 임원들과 10번 미팅할 시간에 직원들과 20∼30번 만나 이야기하고 똑같은 처지에서 이야기를 들어줄 거예요.”(이모 씨·30·여) “경험 많은 선배가 신입사원들에게 일대일로 일을 가르치는 멘터링(mentoring) 제도가 있으면 좋겠어요.”(송모 씨·29) “사람 늘려서 야근 덜하게 해 주면 전 아무 불만 없어요.”(정모 씨·28) 지난해 12월 13∼23일 10개 기업을 돌며 진행한 직장인 심층 집단토론에서는 일터에서 행복해지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행복해지기 위한 아이디어는 대체로 직장에서의 인간관계개선에 집중됐다.》 대기업에 다니는 정모(34) 씨는 얼마 전 상사에게서 ‘화장실 안 가고 해도 1시간 걸릴 일’을 10분 만에 해 오라는 지시를 받아 황당해했던 경험이 있다. 그는 “정보기술(IT) 환경에서 일하는 20, 30대 직장인의 노동 강도가 과거 경제개발 시대의 공장 근로자와 비슷해졌는데 40대 이상의 상사들은 그걸 잘 모르는 것 같다”며 “서로의 처지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자주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의외로 ‘아날로그적 의사소통’을 원하는 20대도 있었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한모(25·여) 씨는 모든 업무를 e메일과 메신저로 처리해 사무실이 너무 조용한 것이 낯설기만 하다. 그는 “생활 소음이 너무 없어 불만”이라며 “서로 친해지도록 회식을 자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직장에서 인간관계의 밀도 높이기도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하나은행 변화추진팀은 지난해 20대부터 50대까지 8명의 팀원이 한 달에 한 번씩 돌아가면서 집들이를 했다. 각자 집 근처의 맛있는 집을 골라 저녁 식사를 한 다음 집에서 차를 마시는 방식. 1인당 2만 원씩 걷어 밥값을 해결하고 남는 돈은 집들이를 하는 직원에게 ‘찻값’ 삼아 주므로 서로에게 부담이 없다. 김왕기(金王基·42) 부팀장은 “연속 집들이 이후 이야깃거리가 많아져 사무실 분위기가 부드러워졌고 칭찬을 많이 하게 되면서 칭찬과 인정의 중요성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가정과 직장 안팎의 갈등을 지원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회사도 늘고 있다. 하나은행과 유한킴벌리, SK그룹은 직원들의 스트레스 자녀교육 가정생활 법률 건강 재정문제 등에 대한 전문적 상담을 제공하는 직장인 지원 프로그램(EAP·Employee Assistance Progra m)을 운영하고 있다. 2004년부터 전 사업장에서 EAP를 운영하는 유한킴벌리는 외부 컨설턴트와 용역계약을 하고 직원뿐 아니라 직원 가족에게까지도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상담은 일대일 면접뿐 아니라 무료 핫라인 전화를 통한 24시간 전화 상담, 온라인 상담이 모두 가능하다. 이은욱(李殷煜) 전무는“EAP는 탄력근무제, 평생학습 지원, 가족농장 운영 등 유한킴벌리가 시행 중인 가정친화경영 프로그램 중의 하나”라며 “직원들의 마음을 얻기에 힘쓴 결과 제품 결함률을 미국의 6분의 1 수준으로, 직원 이직률은 0.3%대로 낮출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직원들이 자신에게 필요한 복지 혜택을 입맛에 맞게 고를 수 있도록 하는 선택적 복지제도를 도입하는 회사도 늘어나는 중이다. 포스코는 직급에 따른 한도액 안에서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는 복지카드제를 운영하고 있다. 신용카드처럼 복지카드를 내고 자녀 및 본인의 학원 수강, 도서 구입, 건강검진, 탁아 및 의료, 스포츠 시설 이용 등의 서비스를 골라 받을 수 있다. 기업을 대상으로 복지제도를 지원하는 업체인 네티웰의 임현숙(林賢淑) 실장은 “지난해 하반기 선택적 복지제도 운영에 대한 기업의 문의가 부쩍 늘었다”고 전했다. 직원이 행복해야 회사의 발전도 가능하다는 점을 자각하는 기업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김희경 기자 susanna@donga.com -------------------------------------------------------------------------------------- ▼쥐어짜는 회사? 채워주는 회사!▼ 21세기는 지식산업의 시대다. 손보다 머리가 중요하다. 쥐어짜도 국물은 나오지만 그것만으론 모자란다. 더 많은 건더기가 필요하다. 건더기는 직원들 스스로 창의성을 발휘할 때 나온다. 창의성은 행복지수와 비례한다. 마음이 불행한데 열심히 변화를 실천할 사람은 없다. 행복한 직장인, 행복한 일터가 나라를 세운다. 처음 직장인 심?집단토론을 시작할 땐 직장인의 행복은 물질적 만족이나 승진이 좌우할 것이라 예상했다. 그러나 집단토론이 진행될수록 많은 사람이 ‘내면의 만족’을 꼽았다. 물론 월급이 너무 적으면 불행하다. 그러나 월급이 많다고 해서 그만큼 행복하지는 않았다. 그보다는 일의 보람과 의미, 원만한 인간관계가 중요한 행복의 조건이었다. 이제 우리의 행복 문화도 선진국형으로 진입했다. 선진국은 물질적 만족부터 추구했고 실제로 성공했지만 이젠 막다른 골목에 다다랐다. 행복을 물질에서 찾는다면 행복의 공급량을 계속 늘리기란 불가능하다. 그러나 정신적인 만족과 영적인 행복은 무한정 공급할 수 있다. 기업이 해야 할 역할이 크다. 우선 직원의 행복을 증진하기 위한 ‘멘털 피트니스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조직원들이 내면에 시간을 투자하고 활기차게 업무에 몰두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지원하는 것이다. 선진국에서 시행하는 직장인 지원 프로그램(EAP)도 좋은 방법이다. 또 일본처럼 가족 친화 경영을 잘하는 기업에 인증마크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 핵가족 시대의 직장인은 업무 이외에 자녀 양육과 교육, 노부모 모시기 등 괴로운 일이 많다. 그 짐을 회사가 덜어 주면 직원이 행복해하고 회사에 자부심을 느낀다. 이는 결국 기업에 이득이다. 개인이 노력할 점도 있다. 첫째, 진정한 친구를 챙겨야 한다. 모든 연구에서 공통적으로 보고하는 행복의 핵심 요소는 대인관계다. 친구, 가족과 친밀감을 강하게 느낄수록 인생이 행복해진다. 아무리 일이 많아도 친구와 가족 챙기기를 등한시하지 말아야 한다. 인생 2막을 함께할 동반자는 연금저축보다 중요하다. 둘째, 지금 살고 있는 삶을 좋아해야 한다. ‘해야만 하는 일’로 삶을 채우기보다 ‘하고 싶은 일’을 우선시해야 한다. 내면의 만족을 위해서는 매사에 의미와 재미를 찾는 자세가 중요하다. 셋째, 당장 수첩을 꺼내 지난 일주일간 고마웠던 일을 적어 보자. 일주일에 한 번 감사의 일기를 적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훨씬 행복하게 산다는 것이 또 다른 연구 결과다. 우종민 교수·인제대 서울백병원 신경정신과 eap@stresscenter.co.kr [일터에서 행복찾기]고객은 나의 엔도르핀 - 동아일보 정신건강증진팀 2006-01-17 [동아일보 2006-01-05] “네 아이라면 100만 원어치?사주겠어? 왜 안 말렸어? 난 모르니까 네가 영수증 들고 우리 집으로 와서 다 환불 처리해.” 대형백화점 아동용품 매장에 근무하는 차모(26·여) 씨는 지난해 9월을 생각하면 지금도 몸서리가 쳐진다. 전화선을 타고 들려오는 고객의 항의는 ‘테러’에 가까웠다. 전날이었다. 30대 후반으로 보이는 부부가 아이 2명을 데리고 매장에 왔다. 부부는 잠바와 바지, 셔츠 등 약 100만 원어치를 샀다. 그러나 차 씨는 아이 엄마의 못마땅한 표정이 맘에 걸렸다. 아이 엄마가 고른 옷을 남편이 모두 무시했던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아이 엄마는 바로 다음 날 전화를 걸어와 남편에게 받은 스트레스를 차 씨에게 퍼부었다. 입에 담기도 힘든 욕설이 난무했고 ‘못 배운 주제에…’, ‘매장 점원 따위가…’와 같은 인신공격이 쏟아졌다. 차 씨는 정신이 쏙 빠져 멍하니 듣다가 전화를 끊었다. 펑펑 눈물을 쏟았다. 그동안 애정을 가지고 고객을 대했는데…. 너무 억울해 부서져라 책상을 내리쳤다. 호텔에 근무하는 곽모(25) 씨는 1년에 한두 차례는 꼭 ‘불량 고객’의 행패를 경험한다. 지난해엔 법조계에 있다는 고객한테 당했다. 안내를 하는데 그 고객이 어깨동무를 했다. 술 냄새가 심하게 났다. 그러더니 “너희들 미팅할 때 나는 열심히 공부해 이 자리에 올랐다. 왜? 아니꼬우냐?”라며 비아냥대는 것이 아닌가. 곽 씨는 그냥 웃기만 했다. 판매, 서비스, 영업, 마케팅 등의 직종은 고객을 직접 상대해야 한다. 그래서 늘 자신을 고객에게 맞춘다.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감정을 억제하고 항상 서글서글하고 웃는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 이런 직종을 ‘감정 노동’이라 부르는 것도 그 때문이다. 감정 노동 종사자는 직장 상사보다 더 높은, ‘고객’이란 또 다른 상사를 항상 모셔야 한다. 하루의 행불행은 그날의 첫 고객이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백화점에 근무하는 장모(39) 씨의 얘기다. “그날의 기분은 첫 손님에 따라 결정돼요. 천상의 행복을 차지할 수도 있고 끝 모를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는 거죠. 대놓고 무시하는 손님을 맞게 되면 ‘내가 저 사람보다 뭐가 못났다고 이 꼴을 보고 있지?’라며 자괴감에 빠져요.” 지난해 12월 16일 서울 시내 한 호텔 직원 7명이 모여 행복에 대해 벌인 그룹 집중토론에서도 ‘불량 고객’에 대해 가슴에 담아 뒀던 말들이 터져 나왔다. “저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금과옥조처럼 여기는 게 있어요. 집안에 무슨 일이 있어도 손님 앞에서는 티 내지 말자….” “누가 봐도 테이블 근처에 가기 싫을 만큼 인격적으로 ‘아닌’ 분들이 있죠. 어쩌겠어요? 앞에서 환하게 웃고 돌아서면서 남몰래 한숨을 쉬는 거죠.” “어떤 손님은 아예 트집을 잡으려고 작정했는지 별의별 것을 다 요구해요.” 고객을 직접 상대하는 직장인들 사이에는 ‘이 일을 오래 하면 감정이 무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텔레마케팅을 하는 박모(36·여) 씨는 “감정 노동 종사자의 상당수가 초기 1, 2년을 버티지 못하고 관둔다. 5∼10년 근무하면 웬만한 고객의 ‘횡포’에도 끄떡없을 만큼 맷집이 생기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모든 고객이 ‘공포’의 대상은 아니다. 오히려 고객이 직장 생활에 든든한 힘이 되는 경우도 많다. 하나은행 직원 김은영(35·여) 씨는 얼마 전 고객으로부터 작은 감동을 경험했다. 2층에서 1층으로 자리를 옮겼을 때였다. 몇 명의 단골 고객이 찾아와 “안 보여 처음엔 걱정했잖아. 다른 데 가지 않아 정말 다행이야”라며 김 씨의 손을 따뜻하게 잡아 줬다. 김 씨는 “몇 백만 원의 월급보다 더 값진 선물이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상품매장 매니저인 조정현(35·여) 씨는 “좋은 고객은 우리에게 힘을 주는 엔도르핀”이라고 규정한다. 현재 그가 관리하고 있는 고객은 500여 명. 이 중 9명 정도는 피를 나눈 것처럼 허물없는 사이라고 한다. “대학에서 강의하는 고객이 있어요. 축 처져 있다가도 그분만 오면 생기가 솟아요. 같이 고객 응접실에서 커피 마시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고 있으면 가족 같다는 생각을 하죠. 그 고객은 해외여행 다녀올 때면 으레 제 선물도 챙겨 준다니까요.” 서울의 한 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이경란(38·여) 씨도 아픈 환자를 돌보고 있을 때 삶의 보람을 느낀다. “제 손길이 그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면 그 이상 행복할 수가 없죠.”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스마일 우울증’ 어떻게 극복하나▼ “대놓고 상소리를 하는 고객을 상대해야 할 때…. 겉으로야 웃죠. 그러나 속으로는 피눈물을 흘리죠.” 텔레마케터 강모(32·여) 씨의 말이다. 강 씨의 말에는 고객을 직접 상대해야 하는 ‘감정 노동’ 종사자들의 감정 상태가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이를 ‘스마일 우울증’이라고 부른다. 일반 우울증과 달리 스마일 우울증은 감정이 고갈된 느낌이 더 강하다. 쉽게 말해 스스로의 감정 상태를 잘 느끼지 못하는, 일종의 불감증처럼 된다는 것. 때로는 내가 다른 사람으로 바뀐 것 같은 착각이 들 때도 있다. 전문가들은 일과 자신을 분리하는 게 가장 좋은 대처법이라고 말한다. 가령 “나는 지금 연극을 하고 있어. 잠시 일 때문에 다른 사람이 된 거지”라고 생각하라는 것이다. 그래도 감정노동에 따른 스트레스를 해소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 고객이 인신공격을 하거나 비아냥댈 때 스트레스는 더욱 커진다. 이럴 때는 현 상황을 그냥 받아들이며 긍정적인 해석을 하려고 노력하는 게 좋다. 예컨대 “저 고객이 집에서 무슨 일이 있어 화를 낸 것이겠지. 나를 무시하려고 그런 말을 한 것은 아닐 거야”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때로는 스스로를 위로하는 혼잣말이 큰 도움이 된다. “이 상황에서 꼭 내가 화내야 할까? 그만큼 중요한 일인가?”라거나 “화내 봐야 나만 손해지. 그냥 무시하자”라며 코웃음을 치면 된다. 이도저도 안 되면 그냥 생각을 ‘중단’하는 것도 방법이다. 입 밖으로 소리를 지를 수 없기 때문에 속으로 ‘그만!’ 하고 소리를 지른 뒤 백지장처럼 그 고객을 지워버리는 것이다. 상처는 반복해서 건드릴수록 덧나는 법이다. 분노를 억누를 수 없다면 적극적인 스트레스 해소법을 찾아야 한다. 가장 좋은 것이 ‘이완 호흡’. 눈을 감고 3, 4회 정도 깊숙이 크게 숨을 들이마신 뒤 천천히 내쉬도록 한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일터에서 행복찾기]직장인이 행복할 때 - 동아일보 정신건강증진팀 2006-01-17 [동아일보 2006-01-02 ] “똑같은 일을 해도 나는 구박?받고 다른 동료는 칭찬을 들을 때…. 그러면 직장이 싫죠.” “맞아요. 상사와 부하를 떠나 서로 인정하고 배려할 수는 없나요? 직장 생활이 훨씬 행복해질 것 같은데….” “제가 하는 일이 사회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고 느껴질 때 행복해요. 존재감이 느껴지니까….” 이 시대의 직장인은 어떨 때 직장 생활이 행복할까. 한 대기업 직원 7명의 행복에 대한 담론이다.본보는 인제대 서울백병원 스트레스연구소와 함께 업종별로 10개 그룹을 선정해 지난해 12월 13∼23일 각각 그룹 집중토론을 벌였다. “직장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요. 출근길에 회사가 눈앞에 보이면 가슴이 뛴다니까요.” “무엇보다 돈이죠. 월급이 없으면 직장 생활이 행복하겠어요?” “원치 않아도 직장을 다녀야 한다는 사실 때문에 불행해요.” “저는 행복지수가 최고점입니다. 욕심만 버리면 돼요.” “가족이 모두 건강한데 뭘 바라겠어요? 더 큰 행복은 없죠.” 각론은 달랐지만 30대 이후에서는 업무와 인간관계 월급 등 세 가지 조건으로 행복이 결정된다는 결론이 나왔다. 중견기업에 근무하는 33세 여성의 얘기다. “돈 사람 일 중 한 가지라도 만족스러우면 행복의 가능성은 남아 있어요. 한 가지마저 없다면 회사를 나가야죠. 저 역시 그런 기준에 맞춰 그동안 두 차례 회사를 관둔 적이 있어요.” 그러나 신세대인 20대의 행복에 대한 가치관은 달랐다. 상당수가 주5일 근무제 준수, 정시 퇴근 등 개인 생활의 보장을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꼽았다. “직장은 행불행에 별 상관이 없어요. 저는 남자친구가 있어서 행복해요.” “야근을 많이 하다 보면 피곤해서 여드름이 날 때가 있어요. 그러면 좀 더 편한 직장으로 옮기고 싶어요.” “일 때문에 친구와의 약속 시간을 못 지킬 때 ‘이러면서까지 직장을 다녀야 하나’라는 생각을 해요.” “직원 파티에서 공연했을 때가 제일 행복했어요.” 직장 생활의 행복은 직장에서만 이뤄지는 게 아니다. 현재의 삶에 만족할수록 직장 생활 만족도도 높다는 대답이 많았다. 직장 밖에서의 행복이 중요한 이유다. 중견기업에 다니는 김모(38) 차장은 “양심에 어긋나는 일을 해야 할 때는 불행할 수밖에 없다” 고 했고, 권모(34) 과장은 “그렇기 때문에 직업만으로 행복해질 순 없다”고 덧붙였다. 정보통신기업의 박모(36·여) 씨는 “퇴근하고 집에 들어가 아이가 자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모든 피로가 눈 녹듯 사라진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여성 직장인은 가정 때문에 오히려 불행하다고 생각했다. 정모(33·여) 과장은 “직장에서 100점, 가정에서 100점을 요구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50점짜리 엄마, 50점짜리 직장인밖에 될 수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제력이 어느 정도 충족되면 돈이 행복의 결정적 요소로 작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에 다니는 박모(34) 대리는 “일률적으로 얼마가 있어야 행복하다고 할 순 없다”고 말했다. 돈이 화제로 오르자 여기저기서 자신만의 ‘환상’을 풀어놓았다. “언제든지 호텔 레스토랑에서 가족이 ‘칼질’ 할 수 있을 정도?” “20억 원? 그래야 집이랑 차를 사고 나머지는 은행에 넣어 이자로 주말마다 골프를 즐기지.” “서울 강남에 32평형 아파트를 사고 레저 즐기는 데 지장이 없을 정도?” “333-444. 30대에는 30평형대 아파트에 3000만 원짜리 자가용, 40대에는 40평형대 아파트에 4000만 원짜리 자가용. 그 정도면 좋지 않을까요?” 거의 모든 직장인이 운동을 하거나 마인드 컨트롤을 하며 나름대로 행복을 찾으려는 노력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직장에서든 가정에서든 작은 것에서부터 만족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직장 생활을 한다고 가정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가족의 세심한 배려도 필요하다. 직장에서의 스트레스를 가정으로 가져갈 경우 불행이 커지기 때문에 모든 문제는 직장에서 풀어야 한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 ▼행복의 제1조건은 직장내 인간관계 ▼ 일하는 당신, 얼마나 행복하십니까. 본보가 ‘직장인의 행복찾기’를 위해 코리아리서치센터에 의뢰해 전국 7대 도시 20인 이상 사업체에 근무하는 직장인 501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직장인들의 평균 행복지수는 66점(100점 만점)이었다. 일상을 가정, 직장, 개인(여가 취미) 생활로 나눠 다시 점수를 매기게 하자 가정 생활의 행복지수는 72점인 반면 직장 생활의 행복지수는 64점이었다. 개인 생활은 65점으로 나타났다. 어느 분야에 가장 큰 행복을 느끼는지는 나이에 따라 汰隔?났다. 가정 생활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연령대는 30대였다. 반면 20대는 개인 생활 행복지수가 가장 높아 사생활을 중시하는 신세대의 특징을 보여 주었다. 50대의 경우 가정 생활, 직장 생활 행복지수는 평균 이상이었지만 개인 생활 행복지수는 가장 낮았다.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6.5%가 행복감에 가장 영향을 많이 끼치는 영역으로 가정 생활을 꼽았다. 반면 불행하다고 느끼게 만드는 영역에 대해서는 가장 많은 46.9%가 직장 생활을 꼽았다. 특히 개인 생활은 20대(55.7%)와 미혼(57.7%)에게 행복감을 주는 가장 큰 요인인 반면 50대(40.5%)에게는 불행하다고 느끼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으로 나타나 온전히 자신만의 시간과 공간을 확보하기 어려운 장년층의 고충을 엿보게 했다. 직장인들은 현재 하고 있는 일이 만족스럽다고 느끼는 가장 큰 이유로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좋아서’(29.9%)를 꼽았다. 다음은 ‘원하는 일,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어서’(25.9%)였다. 반면 현재 하는 일이 불만스러운 경우 가장 큰 이유로 급여수준과 근무조건(20.1%)을 꼽는 직장인이 가장 많았다. 직장의 안정성은 두 경우 모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 ▽조사 어떻게 했나=코리아리서치센터가 지난해 12월 17∼21일 직종 연령별로 할당 추출한 501명(사무관리직 253명, 판매서비스직 151명, 생산직 97명)을 전국 7대 도시에서 개별 면접방식으로 조사했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 그룹 집중토론은 인제대 서울백병원 스트레스연구소 우종민(禹鍾敏) 소장과 연구원들이 지난해 12월 13∼23일 서울시내 10개 기업을 방문해 회당 6∼8명이 참여한 가운데 2시간 동안 진행했다. 참여 기업은 대기업 2곳과 중소기업, 백화점, 은행, 호텔, 외국계 회사, 정보기술(IT) 기업, 병원, 공기업 1곳씩이다. 나선미 전문위원 sunny6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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