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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장애인 인권침해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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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2006-02-04
“시설장애인 인권침해 심각”
장애인생활시설 내 장애인이 심각한 인권침해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조영황)가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에 연구용역을 맡긴 ‘장애인생활시설 생활인 인권상황 실태조사(양성화된 조건부 신고복지시설 중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국가인권위와 사회복지시설 생활인 인권확보를 위한 연대회의는 2일 오후 인권위 배움터에서 이같은 연구결과 발표 및 토론회를 가졌다.<사진>
이번 연구는 지난해 8월30일부터 11월1일까지 권역·규모별로 임의추출해 모두 22개 장애인생활시설의 총 장애인생활인 744명 중 235명(31.6%)이 참여한 가운데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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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장애인, ‘자기결정권’ 박탈
이에 따르면 장애인생활시설 입소의 자유부터 제약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설에 들어온 이유에 대해 ‘장애로 인하여’(30.0%), ‘가족 내 부담되기 싫어서’(19.2%), ‘가족관계가 원만하지 못해서’(10.1%) 등의 순으로 응답했다. 그만큼 지역사회를 근간으로 살아갈 만한 적절한 지원체계가 없어서 시설로 입소했다는 풀이다. 또한 시설입소 결정을 본인이 했다는 응답(22.1%)보다는 ‘강제적으로 들어왔다’(18.0%), ‘주변사람 강요로 들어왔다’(35.0%)는 응답히 훨씬 더 높았다. 결국 장애인의 자기결정권이 보장되지 못함을 의미하는 것.<그래프 참조>
입소를 결정하기 전 정보 취득도 매우 취약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절반이 넘는 53.5%가 ‘시설이 어떤 곳인지 전혀 알지 못했다’고 응답했으며, 14.9%가 ‘입소할 곳에 대한 정보가 없었다’고 응답했다.
입소해서도 별다른 문화생활 없이 열악한 생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일과는 ‘대체적으로 시설의 일과표를 따라야 한다’는 응답이 46.1%로 가장 높았으며, ‘반드시 시설 전체 일정에 따라야 한다’는 응답이 22.8%에 이르렀다. 낮시간 동안 장애인들은 ‘가만히 있는다’(31.8%), ‘TV를 본다’(19.3%)라고 응답, 절반이 넘는 장애인들이 별다른 취미나 교육생활 없이 지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시설에 들어온 뒤 82.4%가 ‘교육받은 적이 없다’고 응답했다.
개인은 없고 외부소통도 안돼
음식과 주거생활도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설 내 장애인들은 ‘먹고 싶은 음식을 요구해본 적이 있는가’란 질문에 무려 71.8%가 ‘요구해본 적이 없다’고 응답했다. 또한 ‘정해진 식사시간 이외에는 식사를 할 수 없다’는 응답도 65.0%에 달했다. 간식의 경우도 72.3%가 ‘사먹을 수 없다’고 응답했다. 간식을 사먹을 수 없는 이유로 46.5%가 ‘외출이 금지돼 있기 때문’이라고 응답, 시설 밖으로의 외출이 자유롭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외부와의 소통은 거의 단절된 것으로 나타났다. ‘단체로도 외출한 적이 없다’(18.4%), ‘개인적 용무로는 외출한 적이 없고 단체로 외출한 적은 있다’(49.1%)로 나타나 67.5%가 사실상 거의 외출하기 어려운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설에서 나가지 못하게 하기 때문’(67.4%)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이나 친지, 친구 등과도 교류가 이어지지 못했다. 51.8%가 ‘가족과 거의 교류가 없다’고 응답, 24.0%가 ‘1년에 한두 번 만난다’, 7.3%가 ‘가족과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응답, 일단 시설로 들어오면 거의 외부와의 소통은 끊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입소 후 각종 가족모임에 참여한 적이 없다’(65.0%), ‘대부분 참여하지 않았다’(12.9%)고 응답했다.
숙소의 상태도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실태조사 결과, 신변 처리가 용이하다는 이유로 방바닥, 사방벽면이 타일로 만들어진 방은 물론 방안에 화장실이 있거나 몇십명이 거주하는 대형숙소 등이 드러났다.
강제노동 등 노동권 침해 심각
이번 조사에서는 낮시간 동안 장애인들의 13.5%가 ‘시설내 가사노동이나 잡무’, 11.3%가 ‘시설내 가내수공업, 농축산업 등을 한다’, 3.2%가 ‘일반직장이나 직업재활시설에 다닌다’, 2.4%가 ‘다른 생활인의 활동보조인 역할을 한다’고 응답, 30.4%가 시설 내에서 노동에 종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이는 미신고시설 양성화정책과정에서 종사자 인력기준이 완화하면서 시설 내 부족한 인력을 생활인들과 노동력으로 대치해 유지하기 때문으로 추측할 수 있다”고 보고했다. 실제 ‘직업활동을 하고 있다면 임금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는가’란 질문에 69.0%가 ‘임금을 받은 적이 없다’고 응답했고, 17.2%가 ‘임금은 받으나 시설측에서 일괄관리한다’고 응답했다.
연구팀은 “시설 내에서 가내수공업이나 농축산업 등을 하는 경우 강제성을 띠고 있거나 노동의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일만 시키거나 개인의 능력개발이 차단된 채 저임금의 단순노동만 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진정한 직업활동이라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만큼 시설 내에서 노동력 또는 임금 착취가 일어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
이들 시설장애인들의 절반이상은 일을 하고 싶으나 여의치 않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은 하고 싶으나 불가능하다’(31.5%), ‘일은 하고 싶으나 원하는대로 되지 않는다’(23.6%)로 각각 응답했다.
시설 내 폭력 경험 48.0%
시설 내 폭력도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설에서 폭언이나 폭행을 당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이 38.2%, ‘타인의 폭력을 목격한 적 있다’ 7.6%, ‘본인이 당한 적도 있고 타인의 폭력을 목격한 적도 있다’ 2.2%로 48.0%가 시설내 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폭력의 유형은 ‘신체폭력’이 28.6%, ‘폭언’이 21.4%, 그리고 ‘성폭력’이 16.7%를 각각 차지했다. 이밖에 ‘굶김’ 11.9%, ‘감금’ 9.5%, ‘따돌림’ 4.8%, ‘방치’ 1.2% 등의 순이었다.
폭력의 가해자는 다른 생활인(44.0%), ‘실장 및 방장 등 생활인’(12.0%)로 생활인이 가장 많았으며, 총무 등 직원 25.0%, 시설장 20.0%를 차지했다.
성폭력의 경우 성추행(66.7%), 성폭행(33.3%)를 차지했으며, 피해여성들은 자신들의 피해를 호소할 곳이 없고 무방비 상태로 계속 노출돼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고 이 보고서는 밝혔다.
이밖에 시설 내에서 불편을 해소할 수 있는 절차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84.2%가 ‘시설에 의견을 내거나 불편해소를 위한 절차가 없다’, 60.5%가 ‘생활인의 의견을 묻지도 않고 요청해도 거의 반영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이들은 선뜻 퇴소를 하기가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퇴소를 원하는가’란 질문에 50.7%가 ‘원한다’, 43.0%가 ‘원하지 않는다’고 응답했으며, ‘퇴소를 원하지만 하지 못하는 이유’와 ‘퇴소를 원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공통적으로 장애나 빈곤 등을 독립할 기반도 없고, 가족도 없고 반겨줄 사람도 없기 때문이란 응답이 모두 높았다.
“시설장애인 인권보장 위한 개선책 시급”
이날 토론회에서는 ‘생활인 인권보장을 위한 개선방안’이 시급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이번 연구의 책임연구원인 남구현 한신대 교수(사회복지학)는 “시설운영자, 종사자의 생활인에 대한 인권존중 및 국가의 인권보장 의무화가 필요하다”면서 인권보장의 관점에서 개선방안을 내놨다.
현재의 시설은 ‘종신수용소’와 같은 기능을 하고 있다며 입·퇴소권이 보장돼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시설의 입·퇴소 단계에서 시설선택권을 부여하는 독일의 바우처(일종의 전표) 제도 도입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생활인의 자기결정권 보장이 돼야 한다며 시설생활에서 인권보장 방법과 절차를 내용으로 한 표준운영체계를 법제화 할 것과 시설서비스 최소기준의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장애인 노동이 무임금 또는 초저임금 상태에 놓인 것과 관련해 노동권 보장이 시급하며, 장애인의 주관적·특수적 욕구가 반영될 수 있는 독자적 법체계를 구축하고 보편적 복지서비스가 제공되는 장애인의 사회보장수급권의 보편주의의 확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시설을 감독할 수 있는 ‘인권감독관의 법제화’를 제시했다. 인권감독관은 독립적으로 직무를 수행하며 필요한 물적·인적 구성을 조직할 권한이 주어진 상태에서 시설내 인권침해에 대한 감독 및 보고할 수 있도록 법제화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이날 토론회에 참여한 안규환 보건복지부 재활지원팀장은 “현재 복지부에서도 지난달 장애인생활시설 문제를 그대로 가져갈 수 없다는 내부 문제의식을 갖고 토론하고 있는 중”이라며 “바우처 제도 도입 검토 등 생활시설의 변화를 꾀하고 있고 시설생활인의 자립을 위한 방안도 고민하고 있는 등 상반기 내에 재활시설팀 내의 가안을 마련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레이버투데이 2006-02-03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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