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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거부보다 일단수용도 ‘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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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06-02-09
<김정호 교수의 스트레스는 나의 스승이다>무조건 거부보다 일단수용도 ‘멋’ [문화일보] (::달마야 놀자::) 어젯밤, 10시30분이 넘어서 늦게 귀가하였다. 오늘 모 소방서에 서 스트레스관리에 관한 특강을 준비하느라고 좀 늦은 것이었다. 집에 오면서 특강 준비가 충분하지 않은 것 같아 조금 더 준비 하고 자야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집에 오니 아내가 ‘달마야 놀자’라는 비디오를 빌려 놓고는 같이 보자고 한다. ‘달마야 놀자’는 비디오로 나오면 봐야지 하고 생각했었던 영 화였다. 이 영화를 본 어떤 교수님은 마지막 부분에서 감동적이 기도 했다고 해서 언제 한번 봐야지 하는 생각은 했었다. 그래도 그렇지. 남편이 내일 아침 일찍 특강을 해야 하는데 밤늦 은 시간에 비디오를 보자고 하다니…. “아직 특강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았고, 내일 140명이나 되는 1 19대원들이 내 강의를 기다려. 비디오는 내일 봐도 되잖아”라고 말하며 비디오 시청에 관한 대화의 보따리를 쌌다. 그러나 아내 는 “내일은 갖다 줘야 하는데…”라며 다시 대화의 보따리를 푼 다. 그래서 나는 “비디오 빌리는 값이 얼마 한다고 그래? 연체 료 좀 물어도 되잖아”라고 대화의 마지막 쐐기를 박았다. 이렇게 하고는 샤워를 하러 들어가며 아내에게 “비디오 같이 안 본다고 과일 안 깎아 주지는 않겠지?”라고 약간은 애교(?)있게 말했다. 이렇게 하면 아내가 덜 무안하고 거절의 대화 후에 오 는 어색함을 피하고 차후의 관계에 악영향을 덜 미치게 된다. 그러나 샤워를 하며 내 마음은 바뀌어 가고 있었다. ‘아내는 나와 비디오를 보고 싶었다. 그런데 그 소망이 좌절되 었다. 이건 스트레스다. 바로 곁에 있는 사람의 스트레스도 해소 해 주고 행복하게 해 주지 못하면서 누구의 행복을 증진시켜 주 겠다는 것인가?’ ‘그래, 보자. 스트레스와 관련지어 보다 보면 내일 강의를 위한 좋은 얘깃거리를 발견할 수도 있을지 몰라. 설사 강의에 도움이 안 되면 또 어떤가? 재미있게 봤으면 되는 거지.’ 샤워를 마치고 나와서 비디오를 재생기에 집어넣었다. 예상대로 아내는 기분이 상해 있었던지 “안 봐도 돼요”라고 퉁명스럽게 말한다. “아냐. 기본적인 강의 준비는 되어 있고, 비디오 보면서 좋은 얘기 소재가 나올 수도 있잖아. 그러니 보자고.” 아내는 마지못한 척하면서 내 곁에 앉았다. 결론적으로 ‘달마야 놀자’ 비디오 시청은 매우 만족스러웠다. 내용도 좋았고, 재미도 있었다. 종반부에서는 자못 감동적이었으 며 눈물이 자꾸 나서 아내가 볼까 슬쩍 뒤로 물러앉아 눈물을 닦 았다. 뿐만 아니라 스트레스관리 특강을 위해서도 유익했다. 나는 다시 한번 깨우쳤다. 피하거나 거부하기보다는 그대로 수용 하는 것이 주는 멋과 맛을. 자신의 뜻을 기어이 이루고자 할 때 자칫 자신의 시각을 한 군데에만 고정시킴으로써 사물과 사건을 다양하게 바라보지 못하게 할 수 있다. 그것이 무엇이든 피하거 나 거부하지 않고 수용하면 그 속에 새로운 가능성이 열린다. 덕성여대 심리학과 교수·건강심리전문가·‘스트레스는 나의 스 승이다’(도서출판 아름다운 인연)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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