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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왜 자살을 택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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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2006-03-09
[그들은 왜 자살을 택했나?] 국민 35% 자살 생각, 155만 명 자살 계획
자살은 평범한 사람들에게 찾아온다. 명문 여자대학교에 재학 중인 이모 씨(24)는 심한 우울증에 시달려 여러 번 자살을 시도했다. 이 씨가 생을 마감하고 싶었던 이유는 수차례 사법고시에서 낙방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그녀는 "불안, 초조감이 불면증으로 변하더니 1주일 후부터는 죽고 싶다는 생각만 들었다"고 말했다. 이 씨의 부모조차 이 씨가 자살을 시도하리라고는 꿈도 꾸지 못했다. 경제적으로 아무 불편 없이 넉넉하게 자랐고 학업성적도 좋았기 때문이다.
자살의 씨앗은 ''우울증''이다. 일반적으로 가정파탄, 부도, 생활고 등을 자살의 주요 원인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이 씨의 경우나 배우 고 이은주 씨의 경우처럼 일반인보다 훨씬 나은 조건을 갖추고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이는 사람들에게 우울증이 더 쉽게 찾아온다.
또 온실 속의 화초처럼 보호를 받고 자란 경우 약간의 시련에도 견디지 못하고 우울증의 늪에 빠지기 쉬우며 어릴 때부터 증상이 시작되는 특징이 있다. 군 제대 후 자살시도를 한 적 있다는 전모 군(25)은 "초등학교 때부터 자살 충동이 느껴지더니 성인이 되고 나서까지 머리 속에 그 생각이 남아 있었다"고 고백했다.
최근에는 자살시도자의 연령대가 점점 낮아져 이제 10대가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 심지어는 5살짜리도 ''죽고 싶다''며 상담실문을 두드린다.
특히 주변에 우울증 환자가 있거나 가정에 자살을 한 사람이 많은 가정의 어린이. 청소년들이 자살 분위기에 동화되기 쉽다. 자살은 이제 ''극소수 사람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내 친구'' ''내 자신'' ''내 가족''의 이야기가 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가 말하는 자살위험도 높은 요인들
45세 이상의 연령층에서 알코울 의존, 격노, 폭력적 행동, 흥분, 과거의 자살기도, 도움받기를 원치 않음, 장기간 지속되는 우울증, 과거의 정신과 입원치료, 최근의 상실 또는 이별, 우울증, 신체적 질병, 실직 혹은 은퇴, 독신, 과부 또는 이혼 등에서 5개 이상 해당되면 자살위험도가 큰 것으로 나온다.
자살예방협회의 관계자는 자살기도자의 특징으로 “생명이 구제된 뒤에도 계속 죽겠다고 외치는 경우, 알콜 중독자, 정신병 상태에서 자살 기도한 경험이 있을 때, 약물 의존 환자, 심한 우울증 병력자, 심한 건강 염려증. 과거에 자살을 기도한 사람. 40세이상의 남자 중 정신병의 과거력이 있거나 동성애자 또는 유서를 써놓은 경우, 경한 우울증이 있는 사람, 처참한 방법을 쓴 자살기도자, 사회적 소외,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 만성적으로 적응 곤란한 성격장애자, 최근 대수술을 받거나 해산한 경우, 파산, 최근에 그 어떤 상실을 경험한 경우. 이득이 아무것도 없다고 느껴진 경우 등이 있다”고 말한다.
그는 열거된 특징 중 10개가 상대적으로 더욱 위험하며 자살 재기도와 더불어 자살성공률 높다“고 말하며 ”이상의 20개 가운데 "3가지" 이상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당장 적극적인 치료 필요하다“ 조언했다.
최문종 원장(사랑마을 병원)은 “지속적으로 우울증상을 보일 땐 항상 자살의도나 관념에 대하여 물어봐야 한다”면서 환자에게 직접적으로 "자살하려고 하거나 또는 자살을 시도하려고 했느냐?" "죽기를 원하느냐?"는 질문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통계에 의하면 결국 자살로 생명을 끊은 사람들 10명중 "8명"은 그들의 자살의도를 경고했으며, 그들의 50%는 분명히 죽기를 원한다고 이야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을 알리는 신호들
최근 젊은층의 자살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해마다 수 천명의 십대들이 자살을 한다고 한다. 중국에서는자살이 청소년의 사망원인 1위를 차지했다. 우리나라에서도 20∼30대의 사망원인 1위로 기록되고 있다. 그리고 15∼24세 연령대의 사망 원인 중 세번째 이며, 5∼14세 연령대에서는 여섯번째를 차지한다. 1998년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0대 자살은 인구 십만명당 6.2명으로 십대 사망원인의 두 번째를 차지했다.
십대들은 스트레스, 혼란스러움, 자기자신에 대한 회의, 성공에 대한 부담, 경제적인 불확실성, 그리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두려움 들을 강하게 느끼고, 어떤 십대들에게는 부모의 이혼, 의붓 부모와 그리고 의붓 형제와 새로운 가정을 이루는 것, 또는 새로운 곳으로의 이사 등으로 인해 심하게 동요할 수 있고 자기회의가 심해질 수 있으며, 어떤 경우에 자살은 문제의 해결책으로 간주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우울과 자살 감정은 치료 가능한 정신 장애”라고 강조한다. 이런 소아 또는 청소년은 그들의 질환이 인식되고 진단되며 적절한 치료 계획이 실행되는 것을 필요로 하고, 부모들이 자신의 자녀가 심각한 문제를 가진 것은 아닌가 의심이 간다면, 정신과적 검사를 통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자살 감정으로 인한 대다수의 증상은 우울증 증세와 비슷하고, 부모는 자살을 시도하려고 하는 청소년의 신호를 잘 알고 있어야 하며 그 신호는 다음과 같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자살신호는 “식사와 수면습관의 변화, 친구, 가족, 그리고 일상적인 활동을 멀리함, 난폭한 행동, 반항적인 행동, 또는 가출. 약물과 알코올 남용. 외모에 대해 평소와 달리 신경을 쓰지 않음, 뚜렷한 성격의 변화, 지속적인 권태감, 집중력 저하, 또는 학업 성적의 저하, 복통, 두통, 피로 등 정서와 관련돼 나타나는 신체증상을 자주 호소함, 즐거운 활동에 대한 흥미의 상실, 칭찬이나 상에 대해 견디지 못함” 등이다.
또한 자살을 계획한 십대는 다음과 같은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한다. "자신의 속이 불결하다"고 호소함. "나는 더 이상 다른 사람에게 짐이 되지 않을 거에요" "아무 일도 아니예요", "아무 것도 필요하지 않아요", "이제 다시는 만날 수 없을거예요"는 말로 자신의 자살에 대해 힌트를 주기도 한다. 자신의 주변을 차례로 정리한다. 예를 들어 좋아하는 물건을 남에게 주고, 방을 청소하고, 중요한 물건을 내다 버린다. 우울했던 기간이 지난 후에 갑자기 기분이 좋아진다. 환각 혹은 괴상한 생각과 같은 정신병의 증상을 보인다.
만약 소아 혹은 청소년이 "죽고 싶어요" 혹은 "죽을 거에요"라고 말한다면, 항상 그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소아·청소년 정신과 의사나 다른 의사의 진단을 받아 봐야 한다. 사람들은 죽음에 관하여 이야기하는 것을 대부분 불편하게 생각하나, 청소년들에게 그들이 우울한지 또는 자살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지를 물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그러한 질문은 "아이의 머리 속에 자살 생각을 심어주기" 보다는, 청소년으로 하여금 누군가 돌보아주고 있다는 안심을 시켜주며 자신의 문제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다.
만약 이런 신호 중 한 가지 이상이 나타난다면, 부모는 염려에 대해 자녀와 대화해보고 그래도 문제가 지속된다면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가족의 지지와 전문가의 치료를 통해서, 자살 충동이 있는 소아와 십대는 치유될 수 있으며 건강한 성장의 길로 되돌아갈 수 있다.
한 달 전에 자살을 시도했었다는 불광동의 김모군(15세)은 “버릇처럼 힘이 들면 "아∼! 죽고싶다!"라고 말하곤 했어요. 사람들은 누구나 현실에서 도피하고 싶은 충동은 있다고 생각해요”라며 “그것이 현실로 실천하면 안 되는 것이지만 말이죠. 우울증 증세와 충동성이 합쳐지면 영향이 더 큰 것 같기도 하고요. 얼마 전에 제가 식이장애가 있어서(신경은 많이 쓰면 거식한다거나, 폭식을 하기도 하거든요. 아주 심하진 않지만 스트레스에 약한 것은 사실이죠) 엄마가 밥 잘 챙겨먹으라고 말씀하시면서 그러다가 우울증이 오면 세상 살기 싫어진다고 말씀하시더군요.
그런데 정말 그 말이 사실로 나타나기 시작한거에요. 두달정도 우울증이 오다가 갑자기 죽고 싶다는 충동이 생기지 않겠어요 ”라고 당시의 심정을 밝혔다. 김군은 또 “엄마도 3년 전쯤 갱년기 증상이 있으셨는데, 그때 당시 (집이3층) 아래를 내려다 보면 그냥 떨어져 버리고 싶다는 충동 6개 월정도 지속되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얘기를 듣고, 정말 우울증과 자살이라는 것 깊은 관계가 있다는 생각을 해 봤어요”라고 고백했다.
국민 35% 자살 생각, 155만 명 자살 계획
한국자살예방협회에 따르면, 15∼69세 국민의 35%(1280만명)가 자살을 생각해 본 적이 있고, 4.3%(155만명)는 자살을 계획한 적이 있다. 국민의 18%는 가까운 사람 중 자살을 시도했거나 자살로 사망한 사람이 있다고 했다. 11%는 주변에 자살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자살 우려 대상자의 15∼35%만이 상담·치료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은 개인의 유전적 소질과 성격, 경기불황 등 사회경제적 요인에 영향을 받는다. 80%는 우울증을 거쳐 자살에 이르고, 20%는 충동적으로 자살을 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서동우(정신과전문의) 연구위원은 “핵가족·이혼·독거(獨居)로 가족의 지지체계가 약화되고 드라마·영화에서 자살을 미화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자살이 늘고 있다. 자살의 길목인 우울증을 치료받는 비율이 낮은 것도 큰 요인”이라고 했다.
보건복지부는 2010년까지 자살사망률을 20% 줄이기 위해 2008년까지 전국 246개 시·군·구에 정신보건센터를 확충하여 자살예방을 위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한다. 자살위기 상담전화(1577-0199) 활성화를 위해 내년부터 전화상담 전담요원을 배치한다. 우울증 치료를 받지 못하는 저소득층에게는 치료비를 지원한다.
우울증의 사회경제적부담 연구모임 황태연 회장은 “우울증 증상이 감지됐을 때 조기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회적 인프라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왜 자살을 시도하는 것인가?
자살에 대한 생물학적 설명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 자살은 살아남은 친척들에게 이득을 주는 자기희생의 표현이라는 설명이다. 이런 설명을 하는 전문가들은 죽는 행위를 통해 생식이란 측면에서 얻는 것이 많고 잃는 것이 적은 것이 자살이라고 주장한다. 한 개체가 자살을 감행함으로써 친척들은 죽음으로부터 구조받거나 남겨진 자원들을 보다 많이 향유할 수 있다.
그리고 생존자들은 희생한 개체의 유전자를 후대로 전달하는 것이다. 정글에서 사자를 만난 유인원 가족 중 하나가 스스로를 희생하여 가족들을 살렸다고 해보자. 이때, 그의 유전자는 살아남은 형제· 자매를 통해 살아남을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자신을 희생해서 일가붙이에게 이득을 주는 것은 엄마가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기꺼이 죽는다거나 전쟁 영웅이 그의 동료를 위해 장렬히 산화한다거나 하는 예들이 있다. 심지어 최근에는 늙거나 병의 말기에 이른 환자들이 가족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스스로 죽기를 원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방식의 추론들이 흔히 정신 이상이나 돌보아줄 사람이 없어서 외롭기 때문에 발생하는 자살을 정당화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김병후 박사(후 정신과 원장)는 “자살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는 사람들은 종종 그렇게 하는 것이 자신의 가족이나 친구들을 위해 최선의 선택이라는 전적으로 이타적인 관점에서 생각한다고 말한다”면서 “심각한 자살 시도를 한 사람들에게 그 직후, 이유를 물어보면 그들의 설명은 한결같이 이타적인 내용들이다. 물론 사람들은 복잡한 집단들 속에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순교에의 충동은 때로 복잡하고 왜곡된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즉, 자신의 죽음에 의해서 이득을 보거나 자신의 유전자를 보전시켜 줄 가족이 없는 경우에도 영혼을 바치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두번째로는 우울증과 자살과의 관련성 이다. 자살 전문가들은 오래전부터 자살한 사람들의 대다수가 우울증이나 조울증과 같은 정신병으로 고생하고 있던 이들이었다고 말한다.
우울증과 그에 이어지는 자살을 자연선택의 산물이라고 하기엔 아직 성급한 감이 있지만 이런식의 추론과정을 따라가보는 것은 잇점이 있다. 이 과정에서 자살을 시도하기 전에 생기는 행동의 변화와 심한 정신병이나 자살의 위험에 처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보이는 행동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얻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우울증을 일으키는 신경전달물질의 양을 정상적인 값으로 보정해 주면 정신병적인 상황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사람의 우울증은 프로작(Prozac)과 같은 항우울증(抗憂鬱症)약으로 증상이 개선된다.
생애주기별 · 범주별 자살예방대책
자살예방협회는 아동청소년기, 성인기, 노인기로 구분된 생애주기와 사회환경적 접근, 정신건강증진, 정신질환예방, 정신질환 조기발견 및 조기개입, 우울증의 치료 및 사후관리 등 정신보건서비스별로 자살예방대책을 제시하고 있다. 진하게 표시된 부분은 정신보건센터에서 이미 수행하고 있거나 향후 수행할 필요가 있는 정신보건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남윤영 교수(연세대 정신과)는 "이들 중 일부 정신보건 서비스는 추가적인 인력과 재원이 필요할 정도로 당장 접근하기 어려운 프로그램도 있으나 일부 서비스는 기존의 정신보건 서비스의 외연을 조금만 확대하거나 자살과 관련된 지역주민의 욕구에 민감하게 대응하면서 자살예방이란 측면에서 체계적으로 접근할 경우 기본적인 수준의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영역이다"고 말한다.
( 지역사회정신조건사업 지원단 자료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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