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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싸움,‘칼로 물베기’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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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2006-03-19
죽음 부르는 부부싸움,‘칼로 물베기’아니다…순간적 분노가 ‘살인’으로
[쿠키뉴스 기사 인용]
부부싸움이 더 이상 ‘칼로 물베기’가 아니다. 부부간의 대화 부족에다 헤어지면 ‘남남’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부부싸움이 살인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부부싸움은 가족내 문제라는 인식 때문에 사회적 보호장치가 전무한 상태다.
◇우발적인 분노가 살인 부른다=청와대 행정관 이모(39)씨의 살인 동기는 ‘불륜’문제.이씨의 핸드폰으로 여자친구로 알려진 여성의 전화가 걸려왔고,이를 둘러싸고 부인과 다퉜다. 이씨는 부인을 설득하기 위해 함께 드라이브를 나갔다가 순간적으로 격분,부인을 목졸라 숨지게 한 것이다.
부부싸움끝에 남편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이모(48)씨 사건도 사소한 말다툼이 죽음을 부른 케이스. 이씨는 17일 오후 11시쯤 경기 의정부시 가능동 자신의 집에서 남편이 “왜 술마시고 늦게 들어오냐”며 잔소리를 해 말다툼을 하다 순간의 화를 못이기고 극단적인 방법을 택했다. 또 서울 시흥동 자신의 집에서 부인을 흉기로 10여차례나 찔러 살해한 안모(40)씨도 16일 밤 직장을 다니는 아내의 귀가시간이 늦어진다는 등의 이유로 부부싸움을 벌이다 부인 고모(36)씨가 이혼수속을 밟자고 말하자 홧김에 범행을 저질렀다.
‘고부간의 갈등’도 부부싸움의 주요 원인이다. 박모(40)씨는 15일 오전 1시30분쯤 서울 성수동 자신의 집에서 부인 이모(48)씨가 술에 취해 자신의 어머니에게 심한 욕을 하는 것을 보고 화가나 이씨를 밀어 뇌출혈을 일으키게 해 구속되기도 했다.
원인은 다양하지만 이들 사건의 결론은 순간적인 분노가 ‘살인’까지 이르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법원행정처가 발간한 사법연감에 따르면 2004년 발생한 2732건의 가정폭력사건을 분석한 결과 우발적인 분노가 41.5%로 가장 많았으며 현실에 대한 불만이나 배우자의 부정행위는 14.5%,11.3%에 불과했다.특히 우발적 분노에 의한 가정폭력은 2003년 26.2%에 비해 크게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부부싸움 칼로 물베기 아니다=전문가들은 가정불화나 부부싸움을 가족 내 문제로 치부하고 공개를 금기시하는 사회분위기기와 인식이 부부싸움을 ‘죽음’으로까지 내모는 주요한 원인이라고 분석한다. 전문적인 치유나 상담을 받아 초기에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주변의 무관심과 방치속에 계속 쌓여가면서 감정에 치우친 두 당사자가 직접 부딪히다 보니 극단적인 방법까지 치닫게 되는 것이다.
용인정신병원 박성덕 진료부장은 “부부간 갈등이 해소되지 못하고 증폭되면 어느 순간 상대방과의 관계가 회복할 가능성이 없다고 여기는 단계에 이른다”며 “이같은 자포자기 상태가 사람들을 극단적인 상황으로 몰고 간다”고 설명했다.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부부간에 행복하고 좋은 경험을 지속적으로 공유하려고 노력해 관계의 가능성을 유지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몸이 아플 때 병원을 찾는 것처럼 부부사이의 위기상황이 닥쳤을 때 자포자기될 때까지 방치하지 않고 전문가에게 드러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덧붙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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