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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가난한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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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2006-03-27
유시민 “가난한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
[데일리 서프라이즈 기사 인용]
노무현 대통령이 23일 양극화를 주제로 국민들과 인터넷 대화를 갖기로 한 가운데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은 누리꾼들에게 ‘가난한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싶다’는 메시지를 띄워 이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유 장관은 지난 21일 청와대브리핑의 ‘특별기고문’에서 복지부 장관으로서 업무보고를 받으며 느꼈던 심경을 소개하며 국가적 어젠다로 자리잡은 ‘양극화’문제와 관련한 소회를 당당히 풀어나갔다.
보건복지부가 ‘100Kcal 덜 먹고, 100Kcal 더 쓰기’라는 비만예방 캠페인을 시작하게 됐다는 보고를 받았던 유 장관은 “이젠 영양 과다로 인해 병적으로 비만이 된 분들의 건강도 국가가 고민해야할 때가 됐구나”라며 당황스러웠다고 전했다.
그 순간 “극심한 가난 속에서 어렵게 살고 계신 이들의 얼굴이 떠올랐다”는 그는 현장 방문을 통해 만났던 어려운 이들을 언급하며 양극화 해소를 위한 사회안전망 확충의 당위성을 찬찬히 설명했다.
유장관은 특히 양극화 해소 정책을 ‘부자의 돈을 뺏어 가난한 이들에게 나눠주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다고 꼬집은 뒤 이 같은 오해는 “양극화의 원인과 심각성, 이에 대한 정부의 대처방법을 그대로 보지 못한 탓”이라고 분석했다.
유 장관은 또한 “양극화는 분열을 낳고 분열된 사회에선 가난한 자는 물론 부자도 안전하게 살 수 없다”고 강조한 뒤 “이는 이미 현대 세계사에서 입증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양극화 해소의 당위성을 풀어낸 유 장관은 이어 정부의 양극화 해소 정책에 국민적 지지를 호소했다.
‘고르게 잘 사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정부가 고민하고 있다고 말을 이은 그는 “아무리 좋은 정책도 국민의 지지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우리 이제, 동시대의 어려운 이웃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지금 갖고 있고, 누리고 있는 것들을 조금만 줄여보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아울러 그는 노 대통령과의 인터넷 대화에서 이와 관련한 누리꾼들의 적극적인 의견제시와 비판을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유시민 장관의 특별기고 전문.
“가난한 사람에게 희망을 주고 싶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네티즌 여러분,
보건복지부 장관 유시민입니다.
장관으로 취임해, 직원들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당황스러웠던 적이 있습니다.
‘100Kcal 덜 먹고, 100Kcal 더 쓰기’ 비만예방 캠페인을 보건복지부가 시작한다는 내용이었지요. 너무 과잉 섭취해, 병적으로 비만인 분들의 건강도 국가가 고민해야 할 때가 된 것일까요.
동시다발적으로 터지고 있는 양극화 폭탄
순간, 극심한 가난 속에서 어렵게 살고 계신 여러분들의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틀니할 돈도 없어 하얀 잇몸을 드러내고 마지못해 웃음 짓던 기초생활수급자 장애인, ‘힘들어 죽고 싶다’고 절규하는 한 부모 가정의 어머니... 장관으로서, 현장방문을 통해 만난 분들은 한결같이 훈기없는 썰렁한 방에 살고 있었습니다. 벽에 주렁주렁 매달린 무수한 약 봉투들은 건강상태 역시 나쁘다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었습니다.
달동네, 벌집동네 같은 ‘집단적 가난’은 많이 사라졌지만, 사실 우리 뒷골목에는 자신을 방어하기는커녕, 빈곤의 어려움을 표현조차하기 어려운 방임된 노약자들이 너무 많이 쓰러지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이처럼 정부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빈곤층이 263만 명이나 됩니다.
물론 양극화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선진국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보편적 현상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양극화는 진행 양상이 다른 나라와는 많이 다릅니다. 산업간, 기업간 양극화는 고용과 소득의 양극화를 가져왔고, 이제는 의료, 교육, 건강의 양극화로까지 번지고 있습니다. 양극화의 시한폭탄이 우리 사회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터지고 있는 것입니다.
지니계수(소득 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는 약간 회복되고 있지만, 외환위기 직전보다는 훨씬 나쁜 상태입니다. 소득 5분위 배율(상위 20%의 소득을 하위 20%의 소득으로 나눈 배율) 역시 점점 나빠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빈부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세계화, 정보화, 저출산 고령화 등 주변 상황은 분배악화가 더욱 심화되리라는 것을 예고합니다.
국가적 아젠더 ‘양극화 해소’
고르게 잘 사는 나라를 만드는 것, 이것은 국가의 포기할 수 없는 숙제입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이제서야 ‘양극화 해소’가 국가의 핵심 아젠더로 정해졌다는 게 아쉽습니다. 실력 부족이었는지, 아니면 경각심 부족이었는지, 어쨌든 지금까지 문제의 심각성을 충분히 자각하지 못한 채 적절한 정책 수단을 투입하지 못한 것은 사실입니다.
물론 구조적, 상황적 원인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양극화의 해법 찾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빈곤층의 경제적, 사회적 복지수준을 끌어올리려면 무엇보다도 현재의 사회안전망을 더욱 촘촘히, 정교하게 짤 필요가 있습니다. 1차 안전망이 국민연금 건강보험 같은 사회보험의 도입이라면, 2차 사회안전망은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경로연금, 의료급여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3월 24일부터 시행될 긴급지원제도는 3차안전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안전망의 그물이 하나씩 더해질 때마다 실업 질병 노령 빈곤에 빠진 분들을 위한 보호 장치가 탄탄해집니다. 하지만 우리의 사회안전망은 아직은 취약계층을 완벽하게 보호하기엔 보완해야 할 점이 많습니다.
이를 위해 보건복지부는 국민연금의 재정안정화, 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사각지대 축소, 경로연금 및 장애수당의 확대, 자활사업의 내실화를 통한 고용 증대, 사회복지전달체계 개편 등 포괄적인 접근을 하고 있습니다. 또 사회안전망 확충과 동시에, 노인과 장애인, 여성 등 사회적 약자들의 취업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회안전망 확충을 위한 전략목표들은 이미 설정했고, 지금부터 차근차근 시행할 예정입니다.
이를 위해선 복지 재정의 확충이 필수불가결합니다. 아시다시피 우리나라의 사회복지 지출비와 GDP 대비 국민부담률은 OECD 국가 중 최저 수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OECD국가들의 보편적 복지수준에 다다르려면 우리의 사회지출비 증가 역시 어쩔 수 없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정부의 양극화 해소 해법을 ‘부자에게 일방적으로 빼앗아 가난한 자에게 나눠주자’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습니다. 양극화의 원인과 심각성, 그에 대한 정부의 대처방법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한 탓입니다.
양극화는 분열을 낳고, 분열된 사회에서는 가난한 자는 물론 부자도 안전하게 살 수 없습니다. 분열된 사회가 건전하게 성장 발전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현대 세계사가 이미 입증한 바 있습니다.
정부는 ‘고르게 잘 사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정책도 국민의 지지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우리 이제, 동시대의 어려운 이웃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조금만 줄여보면 어떨까요?
지금 갖고 있고, 또 누리고 있는 것들을 말입니다.
네티즌 여러분의 좋은 제안과 비판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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