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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행정의 최일선, 지자체의 의지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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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2006-04-15
복지행정의 최일선, 지자체의 의지가 중요하다
[데일리 서프라이즈 기사 인용]
경기도 수원시 금곡동에 사는 박혜영 씨(28)는 지체장애로 거동이 불편하다. 경기도 재활공학서비스연구지원센터로부터 2년전 특수키보드, 특수마우스를 지원받아 인터넷 서핑과 글쓰기가 훨씬 쉬워졌다고 한다 ⓒ2006 데일리서프라이즈 민원기 기자
복지국가 건설의 꿈은 현재 진행형이다. 70~80년대 성장일변도의 국가 시책에 묻혀 그야말로 ‘시혜’에 머물렀던 복지를 삶의 질 향상의 핵심요소로 인식하기 시작했던 문민정부 이후 14년이 흘렀다. 외환위기속에 출범한 국민의 정부는 생산적 복지를 기치로 전국민연금제도와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를 도입, 복지행정에 일대 전기를 마련했고, 참여정부는 양극화 해소를 국정목표로 정해 종합적인 ‘사회안전망’ 확충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정부가 세 번 바뀌는 동안 복지예산 규모는 늘어났고 복지의 개념도 ‘주는 복지’에서 ‘함께 만들어가는 복지’로 바뀌어가고 있다. 그러나 재정은 여전히 모자라고 비효율적인 행정은 복지대상자의 자활자립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문제는 양극화 해소의 주체. 중앙정부가 아무리 강조한다 해도 지방자치단체의 의지와 실천에 따라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의 구현도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국민들을 직접 대면하고 있는 지자체의 관심과 행정력이 뒷받침될 때 복지의 수준도 제고될 수 있을 것이다. 데일리서프라이즈는 양극화의 해소를 위해 그 어느 지자체보다 발빠르게 정책을 입안하고 실천하고 있는 경기도의 사례를 중심으로 17회에 걸쳐 특별기획을 연재한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총론-복지행정 최일선, 지자체 의지가 중요
제1부 장애인의 재활과 이동권 보장
1. 불편은 있어도 불가능 없는 세상 위하여
2. 벽없는 도시
제2부 양극화 개선
3. 꿈과 희망을 키우는 We Start!
4. 모자건강: 엄마와 아기 위한 사랑바구니
5. 빈곤, SOS 도와줘요!
6. 자활사업도 이제는 경쟁력이다
제3부 노인이 행복한 도시만들기
7. 은빛 출발! 은빛 신바람
8. 다시 뛰는 은빛 재취업 열기
9. 편안하고 건강한 노년
제4부 평생건강관리와 사회복지 증진
10. 업그레이드 공공의료! 찾아가는 서비스
11.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팜뱅크 의약품
12. 안심 식탁, 웰빙 식탁
13. 참여하는 사회복지관
제5부 양극화와 지방복지 행정
14. 시론
15. 전문가 대담
16. 손학규 경기도지사 인터뷰
전동 휠체어 하나. 한글 자모와 영어가 모두 분리돼 ‘시프트(shift)’의 기능이 필요 없어진 키보드 하나. 알밤만한 휠이 박혀있는 특수 마우스 하나. 지방자치 단체의 지원을 받는 한 재활공학센터가 세 가지 물건을 제공하자 주변의 도움 없이는 홀로 앉지도 의사소통하기도 힘들었던 1급 지체장애인의 삶은 날개를 달았다. 장애가 더이상 ‘불가능’이 아니라 ‘불편함’이 된 것이다. 금액으로 치면 300만원이 채 못 되는 물건들 덕분이었다.
맞춤형 재활보조기구, 장애인에게 날개를
경기도 수원시 금곡동에 사는 박혜영 씨(여·28)의 이야기다. 박 씨는 어렸을 적 앓았던 뇌성마비로 인해 혼자서는 활동이 불가능했다. 학교생활도 하지 못했다. 유년시절 받았던 재택교육 덕분에 286시절부터 컴퓨터를 다루기 시작했지만 비장애인용 키보드와 마우스를 사용하기에 그녀의 손가락은 너무 심하게 떨렸다.
그러나 이 안타까움은 2004년 경기도의 지원을 받아 발족한 재활공학서비스연구지원센터에 의해 해소됐다. 장애인 재활보조기구의 국내 보급을 위한 최초의 종합서비스를 제공하는 이 센터는 손가락 움직임이 부자연스러워 ‘ㄲ’ ‘ㅉ’을 치기 힘들었던 박 씨에게 장애인용 키보드와 포인트 이동을 쉽게 도와주는 큰 사이즈의 트랙볼 마우스를 제공했다. 또한 혼자서의 외출을 돕는 전동 휠체어도 그녀의 방으로 들어왔다.
이같은 지원의 효과는 상상 이상이었다. 성당 친구들과 저녁 시간 근처 호프집에서 음주를 즐기게 된 박 씨의 음주운전(?)을 걱정하는 목소리까지 나오니 말이다. 박 씨는 어머니의 도움없이 전동 휠체어를 이용하면서 사회적 친교를 쌓게 된 이후 주량이 보통이 넘는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키보드 교체로 글쓰기 속도도 빨라졌다. 이는 컴퓨터 방으로 아침 9시에 출근해 6시에 퇴근한다는 비유로 인터넷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는 박 씨에게는 자신의 활동 시간과 범위를 넓힐 수 있는 행운의 ‘사건’이었다. 박 씨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재활공학 센터의 아이디어 공모전에도 참가했고, IMF 이후 실직했던 아버지를 위해 인터넷 취업정보를 검색해 은행 취직을 돕기도 했다.
박 씨는 20대 후반에 새로운 삶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그리고 그 핵심에는 중증 장애인 개인이 처한 상황과 특성을 파악하고, 적합한 재활기구를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을 지원한 지방자치단체의 결단이 있었다.
경기도, ‘생활밀착형’ ‘대상자 맞춤형’ 복지제도 선도
1995년 지방차지제도의 시행으로 민선 지자체의 나이가 10년을 넘어가면서 복지정책에 있어서도 많은 모범적인 사례들을 쏟아내고 있다. 지자체들이 ‘현장 밀착형’ ‘대상자 맞춤형’ 복지정책들을 개발하고 성과를 내면서 중앙정부나 주변 지자체가 모범적인 사례로 인정, 벤치마킹을 하거나 다른 정책의 모티브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특히 위에서 언급했던 박혜영 씨가 거주하는 경기도가 그렇다. 전국의 지자체 중 가장 많은 인구가 모여살고 있는 경기도는 복지대상자 수도 전국에서 가장 많다.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는 109,234명(전국대비 13.4%), 등록장애인 수는 331,364명(전국대비 19.1%)으로 어느 지자체보다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이웃들이 많아 덕분에 복지행정 발달을 견인했다.
일례로 박 씨를 도왔던 재활공학서비스연구지원센터는 전국에서 최초로 실행된 경기도의 ‘실험’으로 지자체 복지에 관해 여러 시사점을 던져준다. 센터는 ‘장애인도 보조기구를 통해 비장애인과 같은 생활을 할 수 있다’는 목표 아래 사업계획을 경기도에 전달했고, 경기도 그 가능성을 높게 점쳐 지원을 시작했다.
2006년 예산이 4억 3000만 원으로 도내 다른 사업에 비해 투자비 규모가 크지 않지만 센터설립으로 경제수준· 장애경중에 상관없이 도내 100여명의 장애인들이 상담 평가를 거쳐 여러 종류의 적합한 보조기구들을 제공받았고 생활의 불편함을 덜었다. 현재 타 시·도 사람까지 포함해 100여명의 장애인들이 상담 중에 있다. ‘맞춤형 복지’의 시도다.
센터는 단순히 재활기구를 제공하지는 않는다. 장애인 개개인의 특성과 보조기구가 사용되는 공간의 특성을 평가해 가장 적합한 기구를 제안하고, 기구적응을 위한 훈련과 성취 데이터를 모아 비용대비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연구데이터를 만드는 작업을 한다. 현재는 경기도 차원의 사업이지만 성과가 누적된다면 장애인 복지를 전국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단초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센터의 오도영 연구실장은 “재활 보조기구의 전국서비스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경기도가 처음 시작했지만 전국에 필요한 부분에 기구를 보급시킬 수 있는 서비스 모델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박혜영 씨는 ‘어떤 기구들이 더 필요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혼자서 밥 먹는 기계하고, 스피커 휴대폰 (문자를 인식해 음성으로 변환시킬 수 있는 휴대폰)이 있었으면 좋겠어요”라고 키보드를 눌렀다. 박 씨를 수년째 상담해온 센터의 안은영 책임연구원은 “센터의 성과를 바탕으로 지자체와 중앙정부가 정책을 채택해 기업이 이같은 물건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현재 대부분의 장애인 보조기구는 수입품이다.
궁극적 목표는 ‘지원’이 아니라 ‘자활’…총괄지원으로 자립하게 한다
경기도 내 극빈자 자활공동체의 성공 사례들도 지차체 복지사업의 태도와 추진 방향을 고민할 때 주목 할 만하다.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에 위치한 성공한 자활기업(일반기업과는 달리 사회적 목적을 위해 이윤을 재투자하는 기업을 ‘사회적 기업’이라 부른다. 정부는 2000년부터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근거해 노숙인 장애인 등의 자활사업을 지원해왔고 자립한 사업체들이 속속 늘어나고 있다.) ‘짜로사랑’을 살펴보자.
‘짜로사랑’은 우리콩 두부를 생산하는 공장이다. 2002년 수원희망자활후견기관이 노숙자와 저소득층 자활자립을 돕기 위해 ‘우리 콩두레 사업단’을 조직했는데 당시 사업단으로 들어온 노숙자 신분의 김동남 씨가 2년 만에 독립시켜 사회적 기업으로 키워내고 있다. 정부는 사업비와 일체운영비를 3년간만 지원해준다.
직원은 총 9명. 극빈층 채용을 기본으로 한다. 대부분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들로 1~2년 후에는 수급권 탈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출근은 상품제조 특성상 새벽 4시에 하고 점심 이후에 퇴근한다. 월급은 근무 기간에 따라 110~120만 원 정도다. 이곳에서 2년 1개월째 근무하고 있는 김연순 씨(여, 44세)는 “형편이 크게 나아지는 것은 아니지만 아줌마들이 해봤자 식당인데 여자 벌이로는 도움이 많이 된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기초생활보장 수급권자로 자녀가 넷인 김 씨는 “만족이라는 것은 느끼고 살지는 않는다. 그러나 부족한 것을 느끼고 사는 게 만족 아니냐. 열심히 일하면 많이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노력한다”고 말했다.
짜로사랑이 안정적 단계에 들어선 것은 짜로사랑의 구성원과 사업을 가이드 하는 민간 자활훈련기관 그리고 창업을 컨설팅하고 실무교육을 지원하는 경기도의 삼박자가 맞아 떨어진 결과다.
경기도는 ‘광역자활지원센터’를 통해 이같은 사업을 진행한다. 경쟁력과 생산성이 취약한 개별사업을 도 단위로 광역화 해 시장경쟁력과 수익성을 확보하면서 장기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다. 저소득층이 창업을 통해 자활자립 할 수 있도록 창업기획-사업·입지분석-경영노하우 및 자금지원-설립-사후관리를 총괄지원하고 있다. 지역의 32개 자활후견기관이 파트너다.
사업이 빛을 발할 수 있었던 이유는 기존의 자활지원이 중앙정부에서 내려온 예산을 규정에 맞게 분배하면서 기본지원에 그치는 데 비해 경기도는 별도의 예산을 편성해 좀 더 세심한 배려를 한다는 점이다.
이같은 자활사업장에 온다고 모두가 자립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김동남 대표는 “대다수는 다시 노동일을 선택하거나 수입이 생겨 수급권에서 탈락하는 것을 두려워해 공장을 떠났다”고 말했다. 중요한 것은 일하는 목적인 무엇인지에 대해 강한 확신을 심는 것이 중요하다는 김 대표는 “자활기관에서 물질적 욕구를 모두 충족시킬 수는 없다. 안정된 직장과 삶 그리고 행복에 대한 교육을 지자체에서 해준다면 자활 사업의 성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엉성한 사회복지망을 메워라…지방정부와 민간의 노력은 시대의 요청
복지의 지방화 추세가 강화되고 있다. 시대흐름과 사회변화의 양상에 따라 거시적으로 복지정책을 입안하는 중앙정부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복지 대상자를 직접 대면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의 미시적인 접근도 매우 중요해졌다는 말이다. 이는 중앙정부가 주는 예산을 배분하는 것에 그치는 기존방식을 벗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앙정부는 사회안전망 대책, 저출산 고령사회 정책, 보건산업 육성 대책 등 큰 틀에서의 정책을 장기적으로 수립해 나가고 있다. 그러나 GDP 1만불 달성 시점의 각국의 사회복지 지출 내역(한국 8.1%, OECD 가입국 평균 20.1%)에서 보듯이 우리나라의 복지예산 규모는 경제규모와 재정기능에 비추어볼 때 매우 열악한 편이다. 아울러 몇 년 사이에 중앙정부 차원의 사회복지 예산이 대폭 늘어날 가능성도 낮다.
재정의 빈곤으로는 외환위기 이후 급격하게 심화되고 있는 사회양극화와 근로빈곤층의 증가, 노령화 등으로 인한 복지에 대한 폭발적인 수요에 대한 대응이 쉽지 않다. 그러나 이같은 욕구를 방치할 경우, 국론통합은 물론 국가성장동력에 심대한 장애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열악한 재정의 터널을 뚫고 나가면서 말단의 복지수요자들의 특성을 고려하고 그들의 재활과 자활을 제대로 도와주는 복지행정을 펼치는 일. 그것은 국가가 큰 틀에서 만든 사회복지망 사이의 사각지대를 메우기 위한 지방정부와 지역의 시민단체·복지기관 등 민간영역의 노력에 상당부분 의존할 수밖에 없다.
총 17회에 걸쳐 나눌수록 커지는 복지현장 소개 예정
현대 복지에 있어서 복지 수요자들을 직접 대면하는 지방자치단체와 민간영역의 의지는 매우 중요하다. 또 모범적인 복지행정을 시행하는 선도 지역의 경험이 다른 지자체에 도입되고 파생되는 과정의 활성화도 필수적이다.
이에 데일리서프라이즈는 총 17회 기획 기사로 부족한 인력과 할당된 자원 아래서 복지제도-민간자원-공공인프라가 만나 시혜성이 아닌 생산적 복지를 시도하고 있는 사례들을 소개할 예정이다.
다양하게 시도되는 △취약계층보호와 사회안전망 강화방안 △지역사회 복지체계 효율화과정 △소외계층아동 복지정책 △노인일자리제공 및 소득보장 시스템구축방안 △장애인 고용촉진 프로그램 기반 조성계획 △저소득층 자활사업 등의 사례를 통해 지역사회의 활용가능한 자원들을 모아내는 ‘지역밀착형’ 복지행정의 소개함으로써 나눌수록 커지는 사회복지의 현장느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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