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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환자 가족으로 살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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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2006-04-27
[치매환자 가족으로 살아가기]<上>그들의 아픔과 소망
《급격한 고령화에 따라 치매 중풍 등으로 수발이 필요한 노인도 급증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05년 말 현재 65세 이상 노인 인구 중 53만 명이 수발을 필요로 하지만 요양시설에 입소해 있는 노인은 6% 수준인 3만5000여 명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가정에서 수발을 들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5월 가정의 달을 앞두고 치매환자와 가족의 아픔에 관심을 기울이고 정보를 제공하는 차원에서 ‘치매환자 가족으로 살아가기’ 시리즈를 3회에 걸쳐 내보낸다.》
치매환자를 돌보며 산다는 것-그것은 ‘흐느낌’과도 같은 것이라고 치매환자 가족들은 말한다. 이들은 “때때로 절규라도 하고 싶지만 들어줄 대상조차도 없어 혼자서 설움에 북받치다가 체념하곤 한다”라고 말했다.
특히 중증 치매환자를 가정에서 보호하고 있을 때 가족은 극심한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겪는다.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며 24시간 돌보아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치매가 된 배우자를 혼자서 돌보아야 하는 늙은 남편이나 아내가 그렇고 치매 부모를 도맡아서 간호해야 하는 서민 가정의 며느리나 딸들이 그렇다.
13일 서울 송파구 한국치매가족협회에서는 치매 가족 7명과 전화상담원 5명, 치매가족협회 관계자 4명 등 모두 16명이 참석한 가운데 치매환자 가족 간담회가 열렸다. 자신의 경험을 얘기할 때 말을 제대로 이어가지 못하기가 일쑤였다.
치매에 걸린 아내(65)를 데리고 나온 이수길(66·경기 안산시 상록구 일동) 씨는 아내가 7년 전 치매에 걸린 뒤 직장도 그만두고 24시간 간병에만 매달려 있다고 소개했다. 자식은 아들이 두 명이 있으나 따로 떨어져 살고 있으며 생계는 아들들이 보내 주는 얼마간의 돈과 구청의 지원금으로 꾸려 나가고 있다.
이은정(38·서울 강남구 대치동) 씨는 치매에 걸린 어머니(70)를 돌보고 있다. 자신과 34세, 35세 두 남동생은 어머니 때문에 결혼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 두 동생이 벌어 온 돈으로 어렵사리 가계를 꾸려 가고 있으나 동생들이 좌절하고 있어 자신도 마음고생이 심하다고 말했다.
아내(61)가 9년 전 치매진단을 받은 최돈필(68·서울 노원구 중계동) 씨. 그는 1남 1녀의 자녀를 두고 있는데 딸은 결혼했으나 아들(33)이 결혼에 지장을 받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었다.
윤성숙(42·경기 김포시) 씨는 맏며느리로 치매에 걸린 시부모 두 분을 모시는 경우. 윤 씨는 “치매환자의 주보호자도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쉬어야 하는데 남편의 형제자매들이 외면해 버리니 쉴 수도 없다”며 혹시 “발목이 잡힐까 봐 발걸음을 하지 못하는 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섭섭한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지해영(43·서울 성북구 종암동) 씨도 비슷하다. 4년 전부터 치매를 앓고 있는 시어머니(82)를 모시고 있지만 하나뿐인 시동생 부부가 잠깐만 보살펴 달라는 부탁도 거절하는 바람에 아예 등을 돌리고 말았다는 것.
치매환자 가족들은 형제와 그 가족들에 대한 섭섭한 감정을 숨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날 참석자들은 부모 가운데 치매환자가 발생하면 모든 자식이 서로 협의해 슬기롭게 대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경제적으로 주보호자를 도와줄 능력이 못 된다 하더라도 정신적으로라도 성원하고 격려해야 가족 관계가 소원해지지 않는다는 것.
이들은 △치매를 조기에 발견해 발병과 진행을 지연시킬 수 있도록 조기진단 서비스가 마련돼야 하고 △주간 보호, 단기 보호 같은 시설을 크게 늘리고 △가정 파견 도우미 제도를 활성화해 치매환자 보호자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정책 당국에 건의했다.
[치매환자 가족으로 살아가기]<中>주간보호시설 이용은
[동아일보기사 인용]
이경재(39·서울 송파구 잠실동) 씨는 치매를 앓고 있는 시아버지(83)를 모시면서 주간보호시설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시아버지의 치매 증상은 4년 전쯤 감지됐다. 그러나 특별히 문제가 될 만한 형태로는 나타나지 않아 안이하게 생각했다. 지난해 5월부터 가출 등 갖가지 문제 행동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밖으로 나갈 때 열쇠로 문을 잠갔다.
그러나 시아버지는 완전히 정신이 없는 것이 아니고 자신이 누구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으며 존중도 받고 싶어 했다. 그런데 집안에 갇혀 있다 보니 스트레스가 겹쳐 더욱 증세가 악화되는 듯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낮에만 맡기는 주간보호센터.
그곳에서 다른 사람을 만나고 각종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시아버지의 현실 인식 능력이 크게 향상됐다. 계절 감각도 다시 생기고 사회성도 되살아났다.
이 씨는 “가족도 낮에는 숨 쉴 여유를 가질 수 있어 현재 상태대로라면 굳이 치매요양시설에 맡기지 않고 제가 모실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잠원동 서초구립반포종합사회복지관 2층에 자리한 치매노인 주간보호센터 ‘은빛마을’.
12명의 남녀 노인이 강사의 지도로 아침체조를 하고 있었다. 대개의 주간보호센터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되지만 이 센터는 맞벌이 부부가 많은 특성을 감안해 오전 8시면 승합차로 노인을 데려와 오후 6시에 집으로 데려다 준다.
오전에는 아침 인사와 티타임, 체조 등에 이어 기능회복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물리, 운동, 음악, 작업치료 등이 그것이다. 작업치료는 블록 맞추기, 실 꿰기, 밀가루 반죽으로 모양 만들기 등을 하는 것이다.
이 센터 조중현(사회복지사) 센터장은 “작업치료는 인지기능 유지와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특히 보고 비교하고 만지고 느끼는 감각운동과 근육운동은 기억력 이해력 판단력 향상에 효과적이다.
점심식사와 함께 차를 마신 뒤 오후에는 산책과 체조를 하고 도예 원예치료 노래교실 등 그룹 활동이 이어진다. 간식도 제공된다.
이 센터의 경우 정원 15명에 현재 대기 인원이 15명이나 된다. 반포구청의 위탁을 받아 민간복지재단이 운영하고 있다.
대다수의 주간보호시설이 지자체의 위탁을 받아 민간단체가 운영한다. 이용료는 보통 1일 6000원(기초생활수급자는 무료).
반면 실비주간보호센터로 허가된 곳은 하루 1만 원으로 약간 비싼 반면 이용시간이 긴 것이 특징이다.
서울 공릉실비치매주간보호센터의 경우는 하루 1만 원, 월 25만 원이다. 대신 오전 7시 반부터 오후 7시 반까지 노인을 돌보고 토요일에도 오후 3시까지 돌봐 준다. 실비시설은 대기자가 없거나 적은 편이어서 금방 이용할 수 있다.
물론 주간보호시설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입소 자격이 거동과 프로그램 참여가 가능한 경증환자로 제한돼 중증환자는 이용할 수 없다. 또 일부 지역의 경우 운영시간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로 너무 짧아 맞벌이 부부에겐 그림의 떡이다. 전국적으로 주간보호센터는 346곳에 5590명의 치매노인이 이용하고 있다.
▼노인수발 2008년 도입되면 첫해 대상자 14%만 혜택
정부는 2008년 7월부터 수발보험제도를 도입할 방침이다. 국민건강보험 가입자들이 월 2000원씩을 더 부담해 치매 등 도움이 필요한 노인들에게 수발을 제공한다는 것. 전체 수발비용 중 80%는 보험에서 부담하고 20%는 본인이 부담하는 것으로 돼 있다.
정부는 치매요양시설 설립은 막대한 투자액이 소요되기 때문에 급증하고 있는 수발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수발보험으로 제공하는 수발 서비스의 80% 이상이 재가(在家)수발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시행 첫해인 2008년 서비스 대상자를 8만5000명으로 잡고 있다. 그러나 보건사회연구원은 2007년에만 수발을 필요로 하는 노인 인구가 58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결국 수발 대상자의 14% 정도만 보험 혜택을 받게 되는 것이다.
처음에는 정도가 가장 중한 노인에 대해서만 수발급여를 제공하고 그 대상을 점차 확대해 간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급격한 노령화로 수급을 도저히 맞출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따라서 시설 입소든 재가 서비스든 일정 소득 이상의 사람들은 보험료만 내고 혜택 대상에서는 제외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이에 따라 수발보험을 두고 계층 간 불만이 터져 나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치매환자 가족으로 살아가기]<下>요양시설‘빛과 그림자’
《치매가 중증이 되면 혼자서 음식을 먹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가까운 사람도 알아보지 못하고 대소변을 가리지 못한다. 따라서 중증 치매노인을 가정에서 돌보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이 경우 시설 입소가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이곳에서는 중증 치매노인을 효율적으로 돌볼 수 있고 응급상황에 즉각 대처할 수도 있다. 물론 단점도 있다. 노인의 의사 결정권을 박탈하고 자유를 제한한다는 점이다. 》
○ 유료노인전문요양원
“며느리 수발을 받는 것보다 편한 측면이 있어요. 불편한 점은 없지만 단지 자식과 손자 손녀가 보고 싶지요.”
경기 용인시 기흥구 상하동 유료노인전문요양원인 ‘효원’에서 생활하고 있는 이규성(가명·85·서울 강동구 길동) 씨의 말이다.
17일 오후 3시 반 이 시설 4층 프로그램실. 남녀 노인 13명이 강사의 선창에 따라 도라지타령을 부르고 있었다. 겨우 입만 움직이는 노인도 있고 손뼉을 치며 흥을 내는 사람도 있었다.
이 시설은 오전과 오후로 나누어 치매와 중풍을 앓고 있는 노인들에게 민요 미술 원예 서예 등을 가르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수원과 용인을 잇는 국도변에 자리 잡고 있는 이곳은 유료치매요양원 중 최상급 수준. 공원을 방불케 하는 수만 평의 땅에 경기도립노인전문병원과 용인정신병원 그리고 사립노인전문병원 등이 들어서 있다.
정원은 150명이지만 90명만 입소해 있다. 비용은 기본실인 6인실의 경우 보증금 1000만 원에 월 200만 원을 내야 한다.
여기에 기저귀 티슈 약값은 별도여서 보호자가 지불해야 하는 실제 비용은 평균 250만 원 선.
이 시설의 안강희 사회복지사는 “어르신들에게 더욱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사회복지사 4명이 층별로 한 명씩 배치돼 입주에서부터 생활 전반에 걸쳐 상담하고 개개인의 사정에 맞는 프로그램을 짜드리는 맞춤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 실비노인요양시설
저소득층 노인을 위한 실비요양시설인 서울 성동구 홍익동 서울시립동부전문요양센터. 유료시설에 입소할 능력은 없고, 그렇다고 기초생활수급권자도 아니어서 무료시설에 입소할 자격도 없는 노인이 대상이다.
지난해 8월 문을 연 이 시설은 지하 1층, 지상 5층 건물로 장기 입소자 250명, 단기보호 50명, 주간보호 50명을 수용할 수 있다. 자격은 65세 이상으로 치매나 중풍을 앓고 있는 서울시 거주자로 주 부양자의 소득이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 이하인 경우로 제한돼 있다.
이 시설은 일본이나 독일 등지의 시설에 비해서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깨끗하게 잘 관리되고 있다.
입소 비용은 장기입소의 경우 보증금 423만 원에 월 70만6000원이고, 최대 3개월까지 있을 수 있는 단기보호는 월 45만 원, 주간보호는 월 20만 원이다. 문제는 노인을 돌봐줄 인력 부족. 서울시가 지원하는 관리비와 인건비가 턱없이 부족해 노인들에게 만족한 서비스를 해 줄 수 없다.
○ 무료요양시설
서울 송파구 삼전동의 무료요양시설인 서울시립송파노인전문요양원은 기초생활수급권자인 노인과 부양가족이 없는 독거노인이 대상이다.
2004년 개원해 내부는 유료시설 못지않게 잘 관리되고 있다. 정원은 80명이며 현재 40여 명이 대기 상태다.
이 시설의 정미영 총무과장은 “서울시에서 나오는 관리운영비로는 여러 가지 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노인에게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쉽지 않아 기업체 등의 자원봉사자에게 많이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치매가족협회 김은주 사회복지사는 “치매 노인도 의사소통이 가능하며 싫고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며 “치매는 외면하거나 격리할 대상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치매노인을 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가족과 주위 사람들이 그 상태를 인정하고 열린 마음으로 껴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동우 사회복지전문기자 forum@donga.com
■치매환자 1명 부양비 年787만원
치매환자 1명을 돌보는 데 연간 평균 787만3000여 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치매가족협회는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간한 ‘치매 환자의 사회경제적 비용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를 26일 이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는 2004년 전국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은 치매환자 609명의 보호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의료비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해 환자 1명당 507만3000여 원이 들어갔다. 또 교통비와 식비, 간병비 등으로 191만7000여 원이 소요됐다.
치매환자의 의료비는 주로 아들과 며느리(54.8%)가 부담하고 있고 이어 배우자(20.6%), 딸과 사위(11.1%)의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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