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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질환은 가장 흔한 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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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2006-04-30
"정신질환은 가장 흔한 병"
[매일경제기사 인용]
◆우울증ㆍ강박증 남의 일 아니다◆
정신질환이라고 하면 아직도 많은 사람이 ''미친'' 사람 취급하지만 주변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병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반건호 가톨릭대 정신과 교수는 "전 인구 중 1%는 입원이 필요하고, 20% 이상은 우울증에 걸릴 가능성이 있 으며, 40% 정도는 평생 한번 정신질환을 앓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삼성서울병원 정신과를 방문한 우울증 환자는 1만3212명으로 2000년 6391명 에서 5년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반면 사회공포증이나 강박증 환자는 5년 동안 비슷한 숫자를 보였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우울증에 대해서는 증상이 많이 알려져 환자들이 늘어났지 만 공포증이나 강박증은 아직도 병으로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공포증 강박 증은 중증이 되기 전에는 병원을 잘 찾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주변에서 성격이 이상하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면 정신병을 의심해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때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면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갈 수 있 다.
◆ 정신병 치료 금연과 유사
=한 전문가는 정신병 치료가 담배 끊는 방법과 유사하다고 설명한다. 흡연 인구만 큼 걸릴 위험이 높은 반면 다양한 치료 방법이 있다는 의미다.
의지로 담배를 끊는 것처럼 정신질환도 의지로 극복할 수 있다. 하지만 스스로 제 어하기 힘들어 걸린 질환인 만큼 쉽지는 않다. 금연보조제를 이용해 담배를 끊듯 각종 약물 보조제를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스트레스로 몸의 시스템이 망가져 정신 질환에 걸리면 이 방법은 큰 효과를 낼 수 있다.
가톨릭대 신경외과 이태규 교수는 "정신과 질환이 신경전달물질 오류에서 발병하면 고주파 절제술로 완쾌가 가능하다"며 "심각한 우울증 환자도 약물치료와 수술로 정 상적인 생활로 복귀한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유범희 삼성서울병원 교수도 "이유없이 불안해지고 짜증이 나는 상태가 오래간다고 생각되면 정밀검사를 받아봐야 한다"며 "정신병원이 심리적인 문턱이 높긴 하지만 방치하면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왜 이러지… 담뱃불이 내 손을 태울것 같아"
◆우울증ㆍ강박증 남의 일 아니다◆
◆작은일에도 치미는 화 참을수가 없어 ■ 사례 1 = 3년 전 사법시험에 합격해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한 A씨(39)는 얼마 전 절친한 친구 하나를 잃었다. 오랜만에 만난 술자리에서 옆자리 사람과 시비가 붙어 친구를 곤경에 빠뜨렸기 때문이다. 당시 그는 옆자리에 앉은 사람이 자신을 노려본다고 착각해 술병을 집어 던졌고 이것이 큰 싸움으로 번졌다. 친구는 이를 말리는 과정에서 상대방을 밀어 넘어뜨려 큰돈을 물어줘야 했다. 결국 그 친구는 A씨가 고시공부를 오래 하더니 성격이 변했다며 A씨 곁을 떠났다. A씨는 이처럼 요즘 들어 성격이 극도로 변했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과거 온순하고 말이 없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요즘 들어 누군가를 만나면 거만한 태도를 취하는 것은 물론 조금만 마음에 들지 않아도 시비 붙는 게 예삿일이 됐다. A씨 주변 사람들은 그토록 원하던 고시에 합격한 후 지나친 자아도취에 빠진 것으로 치부했다. 하지만 아내에 의해 반강제로 받은 정신상담 결과 A씨는 무려 3가지 정신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박증, 충동조절장애, 알코올의존증. 14년간 고시공부를 하면서 빨리 붙어야 한다는 강박이 생겼고 이것이 스트레스가 돼 일순간의 충동을 제어하기 힘들 게 만든 것이다. A씨는 자신을 제어하기 힘들 때마다 술을 찾았고 결국 알코올의존증까지 얻게 됐다. A씨는 현재 아내 조언에 따라 정신병 상담을 꾸준히 하고 있다. 하지만 A씨가 전문치료를 받기까지 과정은 무척 험난했다. 스스로 자신이 질환을 앓고 있다는 것을 인정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세상에서 자신이 제일 잘났다고 생각해 누가 자신을 치료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러나 A씨는 점차 질환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시작했고 결국 치료를 받는 단계에 이르렀다. 그는 전문의 상담을 받는 동시에 충동을 조절할 수 있는 약물을 투여받았다. 효과는 예상 외로 커 주변인의 소소한 자극에 별 반응을 보이지 않게 됐다. 또 인지행동치료를 통해 서서히 스스로 만든 강박에서 빠져나오고 있는 상태다. 그리 완벽하지 않은 세상에 적응하는 법을 배우기 시작한 것이다. 오랫동안 꼼꼼하게 고시공부를 하면서 지나치게 완벽주의를 추구하게 됐지만 원래 상태로 조금씩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요즘 들어 그의 친구들은 A씨가 예전의 그로 돌아오고 있다고 말한다. 더불어 잘 안 풀리던 변호사 일도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
◆"다 더러워" 닦고 닦고 또 닦고
■ 사례 2 = 무역회사에 근무하는 30대 초반 김영훈 씨(가명)는 조용하고 다소 예민한, 일명 ''착한 남자''다. 학창 시절에도 도서관과 집을 오가며 열심히 공부해 학점도 좋은 ''우등생파''로 분류됐다. 대학 졸업 후 국내 최고 무역회사에 들어간 김씨는 하루하루 정신없이 시간을 보냈다. 그의 주업무는 매일 외국으로 나가는 수출품목 수와 종류를 집계하는 것. 숫자에 민감해지고 매일 아침 9시부터 밤 10시까지 도통 움직일 시간조차 부족했다. 그러다 보니 김씨의 유일한 취미는 담배가 돼 버렸다. 업무로 쌓인 긴장을 담배로 풀곤 했다. 평소와 다름없이 담배를 한 대 입에 물고 라이터 불을 켠 김씨.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담뱃불이 손에 옮겨붙을 것만 같다. 깜짝 놀라 담배를 손에서 놓고 잠시 후 한 대를 다시 입에 문 김씨는 역시 이번에도 똑같은 느낌을 받고 뒤로 자빠진다. 담배를 피운 후에도 찜찜한 느낌은 지울 수 없었다. 시간만 나면 화장실을 들락날락하며 손을 씻었다. 샤워도 수차례 한다. 몸에 담뱃불을 비롯해 뭔가 찜찜한 기운이 남아 있는 것만 같다. 그렇지만 10년 넘게 피워온 담배를 하루아침에 끊기도 힘들다. 담배를 피우고 나면 볼펜, 계산기 등 손에 잡히는 것은 휴지로 닦아야 직성이 풀린다. 급기야는 주위 친구들이 담배를 피우고 손을 안 씻는 것을 보면 화를 내기 시작했다. 화풀이는 가족에게까지 이어졌다. 결국 김씨는 정신과 전문의를 찾게 되고 강박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김씨는 의사에게서 "강박증을 해결하겠다는 굳은 결심을 하라"는 충고를 받았다. 담뱃불이 옮겨 붙을 수 있다는 잘못된 생각이 들면 손뼉을 쳐 정신을 환기시켰다. 또 담뱃불이 손에 옮겨붙는다고 해서 과연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담배에 대한 강박관념이 사라지는 훈련을 했다. 전문 상담가와 심리상담, 담배 피우는 상황을 반복적으로 연출해 적응시키는 인지행동치료는 증세를 완화시키는 데 도움이 됐다. 약물치료도 병행했다. 약 3개월에 걸친 치료방법을 통해 김씨의 강박 증세는 크게 완화됐으며 대인관계도 회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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