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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적인 가정환경이 연쇄살인범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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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2006-06-18
폭력적인 가정환경이 연쇄살인범 키운다
산업사회서 좌절한 부모들의 강박적 성격 물려받아 환상을 현실로 옮겨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범죄 중에 살인이 가장 악질적인 범죄라는 데 이견이 없다. 특히 연쇄살인은 특정한 가해자가 여러 명을 계획적으로 살해한다는 점에서 모든 범죄의 정점(頂點)에 있는 범죄다.
연쇄살인은 공격자와 희생자의 일대일의 장면에서 발생되는 살인행위이다. 한 번에 여러 명을 살해하거나, 화성사건같이 공격자가 누구인지, 몇 명인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벌어진 것은 원칙적으로 전형적인 연쇄살인이라고 부르기 어렵다. 연쇄살인은 일정 간격을 두고 반복적으로 발생한다. 사건 사이의 시간적 차이는 몇 주, 몇 달 혹은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는데, 그 이유는 세상 사람의 관심이 수그러들기를 기다리는 기간이 필요해서이다. 그래서 연쇄살인자들은 한 사건이 잊혀져갈 즈음에 또 다른 사건을 저지른다. 물론 이들은 그 기간 동안 평상시와 다름없이 생활하며 다른 사람과 섞여서 살아간다.
연쇄살인의 동기는 참으로 이상한 것이어서, 살인자 자신만 살해동기를 알고 있다. 그래서 범인 검거에 상당한 애를 먹게 된다. 그것이 얼마나 파악되기 힘든 일인지 한 예를 들어 본다. 미국에서 1980년대 ‘그린리버’라고 불린 연쇄살인범 게리 리지웨이는 체포되지 않고 원하는 만큼 사람을 죽이고 싶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기대를 채워줄 대상은 다름 아닌 소외계층인 창녀라고 믿었다. 세상에서 소외된 사람들이니 죽어도 큰 관심을 보이지 않으니까 소홀한 틈을 타서 48명을 살해할 수 있었다. 경찰은 용의자 게리에 대해서 증거를 얻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다가 결국 사형 대신 종신형을 받게 하는 조건으로 그의 자백을 얻어 내었다. 트럭 도장공으로 일했던 54세의 게리는 콧수염, 이마에 굵은 주름, 거기다 안경을 쓴 얼굴이 누가 보아도 학자다운 인상을 풍기는 사람이었다. 그가 그렇게 많은 사람을 죽이고 다니면서도 하던 일을 계속하며 사람들과 어울렸다니 소름이 끼치도록 놀라고 또 놀랄 일이다.
연쇄살인은 성적 욕구의 색채를 강하게 띠고 있다. 살인범들은 범행을 저지른 후에 피해자에게 정숙하게 옷을 입히거나 혹은 나체로 남겨둔다. 살인을 하는 어지러운 상황에서 그런 행동을 보인다는 것은 연쇄살인범이 냉혈한임을 보여 주는 것이다. 또한 이들은 희생자의 성적 부위를 노출시키거나 도려내기도 하는데, 이것을 보아도 평소 성에 심한 갈증을 느끼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런 추정을 가능케 하는 것은 범죄 후에도 희생자들이 성관계 자세를 유지케 하고 희생자의 질, 항문 등에 이물질을 삽입하고 떠나는 것을 보아 알 수 있다.
연쇄살인은 어떤 형태로 나타나는가?
연쇄살인자들의 행동은
화풀이형(型), 채찍질형, 흡혈귀형, 인육먹기형, 극한 가학형으로 구분된다. 화풀이형은 희생자를 찌르고 자르며 상처를 내는데, 대체로 상처 부위는 음부 주위가 된다. 미국의 한 살인자는 “사람들이 죽어가는 것을 보면 즐겁다. 사람을 자르는 것이 좋다”고 하며 오랫동안 억눌려온 분풀이를 시원하게 내뱉었다. 채찍질형은 피해자를 물어뜯고, 몽둥이나 채찍으로 때리며 성적 쾌감을 얻는다.
흡혈귀형은 다른 사건에 비해서 드물게 발생된다. 이들의 희생자들은 나체로 발견되고, 시체에서 피를 찾기 어렵다. 더욱이 이들은 희생자들의 몸에 성관계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예를 들면 공격자는 피해자를 식탁으로 끌고 와서 신체의 어느 부위에 상처를 내고 피가 점차적으로 없어지도록 하면서 병에 받는다. 물론 그 피를 냉장고에 넣고 후에 마시기 위함이다. 존 하이그라는 연쇄살인자는 피해자의 목을 따고 병에 받아서 마셨다고 하였다.
인육먹기형은 흡혈귀형보다 더 많이 발생된다. 프리츠 하만이라는 사람은 소년들을 죽여서 토막을 내고 냉장고에 보관하며 요리해 먹었다고 하였다. 때때로 이런 형의 사람들은 그 욕구가 자신을 향할 수도 있는데, 그때는 자신의 살을 먹기도 한다. 극한 가학형은 피해자를 성적으로 매우 괴롭히며 만족을 얻는다. 피해자를 곳간에 가두고 개같이 질질 끌고 다니며 소리 내어 짖게 하든가, 피해자의 몸에 소변을 보다가 결국은 죽이고 만다.
지금 설명한 여러 가지 행동들은 사건마다 확실하게 구분될 수도 있지만, 혼합되어서 나타나기도 한다.
연쇄살인은 언제부터 발생되었나?
세계적으로 연쇄살인이 주로 발생한 시기는 1960년대이지만 ‘살인의 싹’은 훨씬 더 오래전에 움트고 있었다. 미국이나 우리나라 모두가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넘어오면서 연쇄살인이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1970년 중반 우리 사회를 생각하면, 바쁘게 돌아가는 공장들의 소리를 듣는 듯하다. 이렇게 바쁜 시기에 좌절한 가장, 와해된 가정이 나타났었고, 그런 와중에 소외된 어린이들은 고스란히 가정의 갈등을 등에 업을 수밖에 없었다.
우리나라에서 유사 연쇄살인이 2000년 12월 고창에서 발생된 적이 있다. 이 사건에서 첫 번째 희생자는 남학생이고, 두 번째는 여중생이었다. 여학생 희생자는 나체로 양팔을 벌리고 사망한 상태로 어느 무덤에 놓인 채 발견되었다. 이때 살인자는 “그녀의 허벅지 살을 한 줌 정도 떼어 먹으려 했지만, 비늘이 없어서 기분 나빠 먹지 않았다”고 말했다. 고창 살인사건의 희생자가 나체인 채로 성관계를 하는 자세를 취했고, 공격자가 인육을 먹으려고 살점을 떼어 내려 했었고, 재미로 사람을 살해했다는 점은 연쇄살인의 조건을 유사하게 갖추고 있다.
연쇄살인의 시작을 암시하는 것이었다. 그러다가 3년 후 유영철에 의해서 진짜 연쇄살인이 발생된 것이다. 그러나 유영철의 연쇄살인은 어린 시절인 30년 전에 벌써 싹이 움트고 있었던 것으로 보아야 한다.
연쇄살인범은 어떤 사람인가?
연쇄살인은 발생건수가 적어서 처음에는 학자들의 관심을 모으지 못했으나 누적된 사건들은 학자들의 눈을 그 쪽으로 향하도록 만들었다. 미국의 한 학자는 연쇄살인 관련 변인(變因)을 찾기 위해서 악명 높은 20명을 포함시켜서 이들에 대한 자료를 분석하였다. 시체의 머리를 잘라서 거꾸로 매달고 피부를 벗기고 음부를 도려낸 에드워드 게인, 자신의 엄마를 살해하고 머리를 자른 다음 시간(屍姦)을 했던 에드 켐퍼, 여자의 속옷을 좋아해서 살해한 다음 자신이 소유하고 있던 옷을 입혔던 제리 부르도스 등이 대상이다. 그 결과 여러 가지 변인을 찾고 아동기와 성인기로 나누어 제시하였다.
연쇄살인범들은 어렸을 때, 부모가 알코올 중독자인 경우가 많다. 부모가 알코올 중독자라는 의미는 자녀의 정서를 메마르게 해서 시들게 한다는 뜻이다. 술을 마시고 행패를 부리는 부모의 앞에서 힘 없는 꼬마들은 숨도 크게 쉴 수 없게 된다. 또한 연쇄살인범들은 부모로부터 주기적으로 매 맞고, 칼로 찔리고, 굶기도 하고, 여러 시간 혹은 며칠 동안 버려진 경험을 갖는다. 거기다가 가정에서 형제와 자매가 주기적으로 신체적, 성적 폭력을 당하는 것을 보면서 자란다. 이렇게 열악한 가정환경에서 만들어진 성격의 한 단면은 미숙아가 인큐베이터 안에서 성장하듯이 몸에 숨겨져 있다가 성인이 된 후에 본색을 드러내게 된다. 또한 연쇄살인범들은 열 살이 넘도록 야뇨증의 경험, 16세 전에 소년원을 드나든 경험, 불장난을 심하게 한 경험, 그리고 동물을 학대하던 경험, 지독한 성적 환상에 빠져 있었던 경험을 갖는다.
아동기에 아주 나쁜 가정환경에서 성장한 연쇄살인범들은 성인이 되어서 알코올 혹은 약물 중독자가 되고,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꼴로 상대방을 성적으로 괴롭히는 가학성, 괴롭힘을 당하기 원하는 피학성 음란물을 보면서 여자들이 잔인한 행동을 좋아하는 것으로 착각을 한다. 또한 가정환경으로 인해서 협소한 자아를 갖기에 조그만 일에도 화를 잘 내는 충동성, 특별히 어떤 행위를 고집하는 강박성을 나타내기도 한다. 한 예를 들면 알래스카에 거주했던 로버트 핸슨은 창녀가 세상에서 없어져야 한다는 강박적 사고에서 이들만을 살해하였다.
연쇄살인자들이 알코올·약물 중독자가 되는 이유는 어렸을 때 좋지 못한 가정환경으로부터 계속되고 있는 불쾌한 영향을 통제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중독은 현실과 백일몽 사이의 경계를 약하게 만들면서 그간 그려오던
환상을 현실로 옮기게 만든다. 또한 이들은 자신이 아동기에 받았던 심리적 어려움을 피해자를 통해서 다시 경험하고 싶어한다.
연쇄살인은 유전 탓인가, 환경 탓인가 혹은 상호작용인가?
이 질문의 답은 언제나 그렇듯이 씨가 어디에 떨어지느냐 하는 것과 비교된다. 아무리 좋은 씨앗이라도 나쁜 땅에 떨어지면 좋은 열매를 맺지 못하고, 또한 나쁜 열매라도 좋은 땅에 심어지면 좋은 열매를 얻게 된다는 말이다. 그러나 어떤 학자들은 그렇게 비빔밥식의 답을 내놓지 않고, 유전 혹은 환경을 강하게 고집한다.
각각의 답은 나름대로 옳을 수도 있고 그를 수도 있지만, 그 질문 전에 그런 답을 왜 찾으려 하는지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단순히 학문적 호기심을 채우기 위한 것이라 해도, 학문 자체가 추구하는 목적은 세상과 우리들을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한다면 당연히 환경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혹시 유전적이라는 주장을 받아들인다면 더 이상의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고 또한 상호작용이라 하면 발전의 폭이 좁아진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앞서 설명한 내용들은 모두가 환경적 측면에서 설명되고 있다.
그러나 환경이 연쇄살인의 원인이라고 간주해도 문제가 되는 것은 아동기 환경에 의해서 이미 연쇄살인의 씨가 자라고 있다는 점이다. 나쁜 가정환경에서 연쇄살인의 씨를 키워가던 아동이 성인이 되고, 그가 다시 아이를 낳고, 태어난 아이가 장성해서 아들을 낳고, 낳고 하며 연계 고리를 이어 간다. 얼핏 생각하면 생리적 유전인 듯하지만, 실은 환경적 내림을 의미하는 것이다.
연쇄살인을 예방할 수 있는가?
연쇄살인범들은 피해자를 선택하기 위해서 시간을 가지고 준비를 한다. 엄선된 피해자를 살해하고 주위의 관심이 수그러들기를 기다리다가 다시 피해자를 고른다. 이들은 혼자 사는 사람들을 찾아다니고, 혼자서 밤길을 걷는 여성을 노리며 피해자와 일대일로 만나기를 기대한다. 이런 이유에서 연쇄살인의 희생자가 되지 않으려면, 혼자 있지 말고 다른 사람과 함께 해야 한다. 부득이 혼자 살아야 한다면, 경비업체와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인 연쇄살인은 30대 중반인 유영철에 의해서 시작되었지만, 그런 성향은 30년 전부터 키워져 온 셈이다. 우리나라에서 연쇄살인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어디에서 누군가 또 다시 범죄를 계획하고 있을 것이다. 이들은 오늘도 평범한 아저씨같이 생활하고 있으니 각자가 주의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우리들은 참으로 이상하고 힘든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 지역정신보건사업지원단 자료실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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