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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장애인의 편견에 대한 지역사회의 역할과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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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2003-07-13
정신장애인의 편견에 대한 지역사회의 역할과 과제
이 영 문
수원시정신보건센터장
아주대학교 정신과 교수
1. 편견에 대한 일반적 개요
1) 편견이란 무엇인가?
편견(stigma)이라는 용어를 정의할 때 우리는 이의 역사적 어원을 알아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그리스어로 stigma는 ''표시를 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주로 장식적인, 종교적인 문신을 지칭하는 단어로 쓰였으며, 정신장애인이나 나병환자를 차별하는 부정적인 의미로는 쓰이지 않았다. 그 예로 기독교도인 그리스인들은 하느님의 성령을 입었을 때 낙인이 자신의 몸에 배어 있다는 말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라틴계통에서는 낙인이라는 용어가 부끄러움과 굴욕을 의미하는 용어로 변화해 가는 과정을 볼 수가 있는데 이는 두 문화의 발전방향을 고려해 볼 때 매우 흥미로운 사실이다. 정신장애의 편견화(stigmatization)는 정신장애를 앓는다는 이유로 그 개인을 차별하고 사회에서 격리하며, 그를 배척하고 추방하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
이러한 편견은 정신장애인만이 아니라 정신장애인의 가족, 정신장애인을 치료하는 전문가까지도 확대되어 있다. 정신장애를 앓은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편견이 남아 있는 이유는 여러 가지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정상으로부터 이탈된 행동을 좋아하지 않고 따라서 많은 사람들은 정신장애인들이 급성 증상이 있던 당시의 모습을 머리 속에 새겨 두고 이를 통해 정신장애를 앓았던 사람을 평가한다. 이런 낙인은 사회적 요인에 의해 강화될 수 있는데 TV 혹은 영화에 비쳐지는 정신장애인의 모습은 80%이상이 위험하거나 이상한 행동을 하는 사람으로 묘사되고 있다.
이러한 부정적인 매스미디어의 영향은 정신장애인의 치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 대표적인 경우가 정신과 약물과 전기충격치료에 대한 편견이다. 이 두 가지는 모두 정신장애인의 치료에 유용하며 안전한 치료법으로 연구되고 있지만 일반인들은 이를 두려워하고 있고 이러한 치료를 통해 자신이 바보가 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을 갖고 있다. 결국 정신과 치료에 대한 편견은 정신장애인의 치료를 지연시키고 병의 진행과정을 악화시킬 수 있다.
2) 편견으로 인한 가족의 고통
정신장애인의 가족 또한 많은 편견 때문에 고통을 당한다. 미국에 정신분열병 환자를 가족으로 둔 정신보건 전문가인 한 심리학자의 말을 인용해보자. Gullekson 박사의 친형은 현재 58세로 정신분열병 진단 하에 30년간을 치료받고 있다.
"정신병이라는 편견은 나에게 있어 두려움이고 자신감을 잃게 한다. 편견으로 인한 상심은 큰 상실감이며, 해결되지 않는 슬픔을 준다. 편견은 치료받을 수 있는 치료적 자원에 접근을 막고 유용한 기술 습득을 못하게 한다. 편견은 가족의 자존심을 떨어뜨리고 극도의 부끄러움을 유발하며 타인에게 수치스러운 비밀이 되며 이로 인해 사람들 사이에 오해를 낳는다. 정신병이라는 편견은 남을 못 미더워하게 되고, 분노를 자아내며 희망을 앗아가 버린다. 결국 이 모든 것이 모여 우리 가족 모두의 잠재력을 잃어버리게 한다"
2. 편견의 사회적 중요성
1) 편견에 대한 연구들
일부 사회학자들의 정신장애인에 대한 낙인현상에 대한 연구들은 예상과는 달리 일반인들의 태도가 비교적 우호적이며 정신장애인들에게 특별한 낙인이 없는 것처럼 나타난다. 외국의 한 공장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정신장애인들에 대한 연구에서 94%의 응답자들이 정신장애인과 함께 일할 수 있으며 64%는 방을 함께 사용할 수 있다는 결과를 보고하였다. 또한 다른 연구에서도 일반인들이 정신장애인을 멀리하고 두려워하는 것은 그들의 비적응적 행동 때문이지 그들의 병이 정신장애라서 그렇지는 않다는 보고도 있었다. 다른 관점에서 정신장애인들을 대상으로 그들이 낙인현상을 경험하는가 하는 연구에서도 환자들은 그렇지 않다고 하였으며, 정신보건 전문가들의 치료를 선호하는 것으로 보고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들은 현실과 다르다는 반론이 많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정신장애인에 대해서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행동에 대응하는 대답을 한 경우가 더 많았으며 정신장애인들을 받아들이겠다고 대답은 하지만 사회적인 거리감은 더 느낀다는 이중적인 태도가 분석되었다. 실제로 정신장애인과 일반인을 두 군으로 하는 사회적 거리감 척도에서 정신장애에 대한 사전 정보를 제공하는 것과 제공하지 않는 것에 따라 정신장애인에 대한 거리감은 상반된 결과를 나타내었다.
즉, 요통환자군을 정신장애인으로 소개하고 정신장애인을 요통환자로 소개한 뒤 측정한 사회적 거리감 척도는 요통환자군에서 더 거리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연구 결과를 종합해 보면 아직도 정신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낙인은 여전히 존재하며 일반인들의 태도는 당시의 사회적 분위기, 정보의 흐름 등에 따라 쉽게 변화해 버린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정신질환에 대한 환자 가족과 지역 주민, 정신보건인력의 태도 또한 정신장애의 치료와 재활의 성과를 좌우하는 중요한 환경적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정신장애인에 대한 그릇된 인식과 오해, 편견 등은 이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고 사회로 복귀하는 것을 방해하고 있으며 그 반대로 정신장애인에 대한 태도가 관대하고 수용적일수록 이들이 지역사회 내에서 가족과 사회의 보호 속에 살아갈 수 있는 가능성은 커진다고 볼 수 있다.
2) 사례 - 정신장애인에 대한 일반인들의 사회적 편견 조사
→ 98년 7월 SBS ''그것이 알고싶다 - 소외된 영혼들'' 방영 시에 조사한 결과를 요약함
정신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 현상은 정신장애로 인한 병의 결과로 생긴 그들의 기이한 외모나 특이한 행동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 정신질환을 앓았다는 소위 ''낙인현상(stigma)'' 혹은 ''표식 붙이기(labeling)''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이다. 즉, 정신질환을 앓았다는 ''정보''에 의해 일반인들은 정신장애인에 대한 선입관 혹은 편견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당시 조사에서는 정신질환을 앓았다는 정보를 측정자들에게 반대로 알려준 다음, 이러한 정보에 따라 일반인들의 정신질환자에 대한 첫인상 및 친숙감이 어떠한 차이를 나타내는지를 연구 조사하였다.
결론적으로 측정자들은 정신질환자와 일반인에 대한 첫 인상에서는 차이가 없지만 친숙감에서는 일반인들로 소개된 군(실제 환자군)에 더 우호적인 반응을 나타내었다. 즉, 정신질환이라는 정보에 따른 편견현상의 한 단면을 나타낸 것으로 볼 수 있다.
3. 편견의 결과(편견으로 인해 정신장애인과 가족들이 당하는 불리)
편견은 심각한 차별을 낳게 된다. 정신질환에 대한 이러한 편견은 성공적인 치료에 가장 주된 방해요소가 된다. 또한 차별은 정신분열병의 치료를 위해 사용되는 자원을 제한시키고 주거시설의 이용이나 고용의 기회, 사회적 상호관계를 제한하여 편견을 더욱 증가시킨다. 이렇게 편견은 질병의 경과나 결과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편견은 질환이 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가족, 돌보는 사람, 건강관리자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1) 정신건강 서비스를 위한 자원의 부족현상
지역의 혐오시설로 인식되어 필요한 곳에 정신보건 관련시설이 설립되지 못하는 결과를 낳는다.
2) 거주 혹은 주거의 문제
집주인은 정신질환자에게 집을 빌려주기를 꺼리고 이웃들은 거주시설이 지역사회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이러한 시설이 생기는 것을 막는다. 결과적으로 많은 환자가 노숙자가 되거나 열악한 시설로 갖히게 된다.
3) 고용의 기회가 줄어든다.
미국의 경우도 정신질환자의 취업률은 15% 이하이다. 우리나라는 정확한 통계가 없으나 더 낮을 것으로 예상한다.
4) 사회적 고립이 늘어난다.
정신분열병 환자는 부분적으로는 편견 때문에 부분적으로는 음성증상 때문에 사회적으로 고립된다. 또한 친구관계나 가족관계에도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선진국이나 개발도상국 모두에서 사회적 고립은 나쁜 결과와 관련이 있다.
5) 정신질환의 경과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이 생긴다.
환자들은 정신질환의 진단을 내부적인 압력으로 받아들이고 무능과 무가치함으로 받아들이고 점차 사회적으로 고립되고 장애자라는 역할을 받아들인다. 그 결과로 증상이 지속되고 치료와 다른 사람의 도움에 의존하게 된다. 또한 환자들은 자존감이 매우 낮고 자신을 삶을 조절할 수 있다는 느낌을 받지 못한다. 편견은 이렇게 환자들을 악순환으로 끌어들여 질환을 받아들여 질환을 극복하고 적응하는 능력을 상실하게 만든다. 이렇게 편견은 정신장애인이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통합되는데 있어 중요한 장애가 된다.
6) 정신분열병 환자의 가족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
많은 경우에서 가족들은 환자의 질병을 적극적으로 숨기고 친구를 피하고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기도 한다. 가족들이 이러한 낙인을 부인하더라도 병을 감추고 고립되는 것은 그들의 부끄러움을 보여주는 것이고 더욱 사회로부터 고립되게 된다. 가족들은 지속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그 결과로 결혼생활이 파탄에 이르고 자책, 슬픔, 무력감 등을 느끼게 된다. 또한 가족들이 갖고 있는 죄책감은 정신질환이 잘못된 양육의 결과라는 일반적인 잘못된 믿음의 결과가 되기도 한다. 가족이 고립되고 죄의식을 많이 갖게 될수록 가족들은 환자에게 과도하게 열중하게 되고 이러한 상호관계를 보게되면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환자를 가족과 떨어져 있게 한다. 이러한 과정은 환자가 사회적으로 더욱 고립되게 만든다.
4. 편견과 차별을 줄이기 위하여 무엇을 할 것인가?
정신분열병으로 인한 낙인과 차별을 줄이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것이 필요하다.
① 치료환경을 개선하여야 한다.
② 교육과 외부로 향하는 프로그램을 통하여 사람들의 태도를 바꾸어야 한다.
③ 차별을 줄이고 정신질환자들의 법적인 보호를 증진시켜줄 수 있도록 정책과 법률의 개정을 하여야 한다.
다음은 정신장애에 대한 편견을 줄이고 환자의 삶의 질을 증진시키기 위한 전략의 예이다.
① 편견을 유발시키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도 증상을 조절할 수 있는 약물의
사용과 개발
② 태도를 바꾸는 것을 목표로 하는 지역사회교육 프로그램의 시작
③ 교사나 건강관리 제공자의 교육 시 편견에 반대하는 교육을 실시
④ 질환을 갖고도 살아갈 수 있도록 환자와 가족을 교육
⑤ 차별을 줄이기 위한 사회적, 법률적 활동을 증진시킨다.
1) 교육과 외부적 작업
교육적인 캠페인은 지역에서 편견과 차별을 줄이는데 효과적이다. 조사를 하면 정신장애인에게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우도 상당수가 있기 때문에 이렇게 호의와 관심을 보이는 경우 캠페인을 하게 되면 이웃들이 정신장애인들과 더 많은 접촉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주의 깊게 구성된 캠페인은 행동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효과는 청중을 세분화함으로써 증대될 수 있다. 이러한 캠페인을 할 경우 문화적인 믿음, 신화, 몰이해, 대중매체 등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한 작업은 매우 중요하다. 또한 메시지와 자료는 특정한 청중들이 사전에 점검하고 수정해야 한다. 건강증진 캠페인도 인식을 증진시키고 정보를 제공한다.
대중 가요나 드라마와 같은 오락매체들도 인식을 증진하고 정보를 제공하는데 도움은 줄 수 있다. 지역의 전문가와 관심이 있는 집단의 대표가 그러한 드라마가 도덕적인 메시지를 갖도록 도와줄 수 있다. 극작가들이 긍정적인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영화도 이러한 역할을 하는데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2) 입법적 정책적 작업
정신장애인들이 더 나은 법적 보호를 받도록 하기 위한 작업은 매우 중요하다. 어떤 나라에서는 법정에서 내린 판결이 차별을 줄이는데 큰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으며 신체 및 정신장애인에 대한 차별을 없애기 위하여 입법작업을 하는 나라도 많이 있다.
1992년 미국에서는 해결 119를 채택하였다. 이는 정신장애인을 보호하고 정신건강관리의 증진을 위한 원칙을 제공하였다. 이 원칙을 다음과 같다.
- 정신건강은 주요 건강 문제이다.
- 정신장애에 대한 건강관리를 받는 것은 인간의 권리이다.
- 관리는 최소한으로 제한된 시설(인격적으로 대우받을 기회가 높은 곳)에서 제공되어야 한다.
5. 정신장애인의 권리옹호를 위한 사회의 역할
정신장애인의 권리에 대한 성명은 정의와 인간애의 이상적인 원칙만이 아니라 정신장애인의 권리를 소홀히 하는 사회로부터 정신장애인을 보호하는 실제적인 노력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20세기 들어 이 같은 정신장애인의 권리에 도움을 준 세 가지 미국 정신의학계의 사례는 다음과 같다.
첫째 치료받을 권리를 인정한 재판, 둘째는 치료의 자유로움에 대한 권리 재판, 셋째는 치료를 거부할 권리를 인정한 재판 등을 들 수 있다.
정신장애인의 장기수용만으로도 자기 존중감은 소홀히 될 수 있고 의존성, 절망감 등은 치료의 목적을 방해할 수 있다. 이러한 요소들이 수용을 조장하는 환경에 쉽게 노출이 되면 이는 아주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 이러한 결과를 막기 위한 방법은 오직 끊임없이 정신장애인의 권리를 존중하려는 정신보건 관계자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정신장애인의 권리를 옹호하기 위한 방향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생각해볼 수 있다. 즉, 정신보건체계내의 활동과 정신보건체계 외부에 대한 활동이 그것이다. 또한 이는 4가지 기본적인 접근방법을 취한다.
첫 번째는 법정에서의 실질적인 재판판례를 하는 경우이고,
두 번째로는 권리를 옹호하는 법령의 제정으로 정신보건법, 장애인 복지법, 고용촉진법 등이 예이다.
세 번째로는 서비스 옹호로써 지역사회내에서 정신장애인들이 잘 기능할 수 있도록 돕는 방향을 말하며,
마지막으로는 지역조직체계로서의 사회적 서비스, 정신보건 등의 체제변화를 목적으로 하는 옹호그룹을 말한다. 이들 4가지 방향은 흔히 중첩되며 동일한 사람에 의해서 진행될 수도 있다.
6. 21세기 정신보건의 전망과 과제
1) 주변환경의 변화
1990년대 들어 정신보건의 환경은 여러가지 큰 변화들을 겪고 있다. 지방자치제의 도입이라는 정치적 변수와 맞물려 정신보건법 제정이 이루어짐으로 인해 그 변화속도는 가속화되고 있다. 지방자치제의 도입은 향후 지역분권화와 시민들의 직접적인 참가(시민참여단체, NGO),서비스의 공공성도입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를 중심으로, 1994년 이후 2년간 진행된 보건복지부 정신보건 연구의 결과와 1996년부터 시작된 경기도 지역사회정신보건사업의 구축, 1995년부터 전개된 서울시 지역사회정신보건사업의 활동은 책상위의 토론을 이제 실천적이고 구체적인 정신보건의 과제로 이양시키고 있다. 또한 1998년부터 시작된 보건복지부의 정신보건사업이 금년 들어 전국 14개 지역으로 확대됨에 따라 지역사회정신보건은 수도권 중심의 순간적 바람이 아닌 전국으로 확대된 새로운 유형의 정신장애인 관리모형으로 대두되고 있다.
2) 패러다임의 전환
이는 여러 가지 중요한 점을 시사한다. 먼저 소수 정신보건영역의 전문가들에 의해 주도되었던 정신보건정책이 이제는 열린 정책으로 바뀌어 가면서 시민단체들의 직접적인 참여가 앞으로의 방향에 큰 변수로 등장함을 의미한다. 정신보건에는 매우 다양한 변수가 포함되어 있다. 사회, 정치, 경제, 행정의 변화가 외벽에 해당되는 변수라면 전문가 집단 및 소비자 집단의 정신보건 이해도는 내벽에 해당된다. 외벽과 내벽의 조율 또한 중요하며 이것이 함께 어우러져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가야한다. 정신장애인의 관리가 맹목적인 입원중심에서 지역사회 관리로 나아가야 하는 대전제는 이 시대의 분명한 정의요 철학이다.
또한 정신장애는 불치의 병이 아닌 관리 가능한 질병의 한 테두리로 이해되어야 한다. 가족들에게는 환자 관리의 책임과 대화의 방법을 가르쳐야 하며, 전문가들은 정신장애인의 재활을 위해 열린 가족교육, 환자교육, 좋은 마음을 이끄는 전문가로서의 조언 등에 충실해져야 할 시점이다. 치료적 동반자로서, 설득적인 치료자가 되어야 한다. 또한 일방적으로 지시하고 가르치는 관점이 아닌 병에 대해 더 많이 설명하고 지지해주는 상담자로서의 역할로 정신보건 전문가들은 바뀌어 가야 할 것이다.
3) 정신보건의 올바른 개념화
위와 같은 일을 하기 위해 정신보건 전문가들과 지역사회는 지금까지 많은 노력을 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는 많은 지역의 이기주의로 인해 정신병원이나 정신과 관련 시설에 대한 거부가 있다는 것을 또한 익히 알고 있다. 좋은 치료를 위해 노력하였지만 사회는 여전히 정신보건에 대해 편견이 가득하다. TV, 라디오, 신문, 서적 등을 통해 지금 이 순간에도 지속되고 있는 정신장애인 혹은 정신장애에 대한 편파적인 내용이나 희화적 우스개 소리 등은 수많은 정신장애인과 그 가족을 아프게 하고 있다. 지금부터라도 우리 사회는 정신보건의 올바른 개념화에 앞장서야 한다. 일반인들이 잘못 알고 있는 상식을 교정하여야 하며, 흑백의 논리나 지나친 일반화 등의 유형으로 정신장애를 비하할 때는 어느 누구라도 정신장애에 노출될 수 있다는 중도적인 설명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정신보건법에는 정신장애인이 똑같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써 누려야 할 인권조항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법에 보장된 지위가 현실사회에서도 지속된다는 보장은 결코 없다. 병으로 인해 정신장애인들이 지킬 수 없는 권리를 사회는 지켜주어야 한다. 왜냐하면 그것이 함께 사는 사회를 위한 정의(正義)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4) 사회정의와 정신보건
정의라는 것은 지극히 쉬운 곳에서 출발하여야 한다. 넉넉한 자가 부족한 자에게 자신의 것을 나누어주는 것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이를 달리 표현하면 더 건강한 자가 아픈 자들을 위해 일하는 것이며, 우연에 의해 더 많은 권리를 가진 자가 불행으로 인해 덜 가진 자에게 자신의 권리를 공유시켜 주는 것이기도 하다. 정신보건은 결코 유용성이 뛰어난 일이 아니다. 몇 개의 기계로 이루어진 일회성 검사 중 하나의 비용이 낮병원 한 달 치료비용과 맞먹는 현실이다. 유용성이 뛰어난 일이 아니지만 우리가 이 일을 해야 하는 이유는 지극히 간단하다.
바로 필요성 때문이다. 이 시대, 이 사회가 사회 정의적 차원에서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 중의 하나로 정신장애인과 더불어 가는 것, 편견 없는 세상을 이끌어 내는 것, 올바른 정신보건의 가치를 확립하는 것 등은 동시대인으로써 분명하게 실천해가야 할 일인 것이다.
( 경기도지역사회 정신보건사업 자료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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