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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의 남-여 차이 있나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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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2003-10-23
스트레스의 남-여 차이 있나 없나
[한겨레] 스트레스, 쌓고 사는 남자-풀고사는 여자 스트레스를 느끼고, 대처하고, 푸는 데 남·녀간 차이가 있다. 아무리 가까운 부부 사이에서도 이런 ‘스트레스의 성차이’는 종종 어려운 문제를 부른다.
30대 초반의 맞벌이 부부인 남편 김아무개씨와 아내 이아무개씨는 결혼한지 5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서로의 스트레스를 이해하고 푸는 데 서투른 모습을 연출하곤 한다.
○체면·자존심 앞서는 남성 이 부부는 최근 우연히도 같은 날 동시에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받았다. 이씨가 협력업체 상사로부터 전화를 통해 질책을 받은 날, 남편 김씨도 직장 상사에게 “회사 일을 해 가는데 책임감이 없다”며 꾸중을 들은 것이다.
술 벌컥·담배 벅벅 ''혼자 끙끙'' 하찮게 여기다 약물중독등 중병
이씨는 당장 다음날 회의에서 만나야 하는데 그 상사와 마주칠 때의 껄끄러움과 어색함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또 그 걱정으로 인해 자신의 감정이 일상의 평정 상태에서 깨진 것도 스트레스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이씨는 남편에게 자초지종을 털어놓고 스트레스를 날려 버려야겠다고 생각으로 집을 향했다.
반면 김씨는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생각과 더불어 꾸중받는 자신의 모습을 지켜보는 주변 동료들의 시선을 어떻게 해야 될지 고민이 되기 시작했다. 김씨는 아내처럼 곧바로 귀가하기 보다는 대학 시절의 친구들을 만나 만취하도록 술을 마시고 집으로 돌아왔다.
남편과 대화를 통해 마음의 안정을 찾고자 했던 이씨는 남편한테 말을 걸어봤지만 “별 것도 아닌 것 가지고 고민하느냐”는 핀잔을 듣고 더 짜증이 났다. 김씨는 회사에서 겪은 일을 아내에게 말하는 게 자존심이 상하는 것 같았고, 또 그 이야기를 들은 아내가 마음 아파 할까봐 차마 이야기를 못 하고 오히려 짜증만 냈다. 이 부부는 이 날 밤새 서로 다투기만 했다.
○감정·신체변화 솔직한 여성
이에 대해 세브란스병원 정신과 고경봉 교수는 “남녀가 스트레스를 느끼는 대상과 상황이 서로 다를 수 있다”며 “여성들은 자신의 감정상태에 대해 더 민감하게 생각하는 반면 남성들은 직장에서 체면이나 자존심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시시콜콜 대화·수다 ''주위 도움''
민감한 반응 우울증등 경증 많아
고 교수는 이어 “여성이 남성보다 스트레스를 더 잘 느끼고, 스트레스 상황에 대해 더 민감한 반응을 보이지만 대신 쉽게 주위 사람들과 잘 나눠 문제를 풀어가는데 비해 남성들은 직접 도움을 구하기보다는 혼자 고민하거나 술, 담배 등으로 해결하려 하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여성들은 자신의 감정 및 신체적 변화를 잘 알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잘 느끼고 주위 사람들 및 정신과 의사와 같은 전문가의 도움을 쉽게 받으려 한다는 것이다. 반면 남성들은 전문가를 찾기보다는 동료들과 술, 담배, 약물 등으로 빠지기 쉬워 오히려 병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고 교수는
“보통 여성에서 우울증이 더 많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런 현상은 논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여성들이 이른 시기에 병원을 찾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며 “비교적 치료가 쉬운 신체화 장애, 우울증의 경우 여성들의 비중이 높고 치료가 매우 힘든 약물 중독이나 자살은 남성들이 많다”고 말했다.
실제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을 찾은 외래환자의 지난해 통계를 살펴보면 지난해 우울증 환자는 여성이 6565명으로 남성 3666명의 거의 두 배에 가까웠고, 감정상의 이상, 불안 등으로 의사를 찾는 기타 기분 장애는 여성이 240명, 남성이 70명이었다. 이와 대조적으로 치료가 매우 힘들다고 알려진 알코올 중독은 남성 120명, 여성 49명이었고, 극심한 불안과 집착하는 행동을 보여 일상 생활에 큰 장애를 보이는 강박장애는 남성 311명, 여성 124명이었다.
이와 함께 지난해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스트레스의 가장 극한 상황이라 할 수 있는 자살사망은 남성이 5954명으로 여성의 2677명에 비해 두 배를 넘는다. 이를 살펴볼 때 여성들의 정신질환은 상대적으로 치료가 쉬운 경증이 많다고 할 수 있다.
삼성서울병원 신경정신과 유범희 교수는 “남성들도 여성과 같이 자신의 문제를 인정하면서 감정표현을 솔직히 하도록 하고 어려움이 있을 때는 전문가를 찾아가 도움받도록 함으로써 자신의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도움말=세브란스병원 신경정신과 고경봉 교수, 분당서울대 병원 윤인영 교수, 삼성서울병원 신경정신과 유범희 교수
<스트레스 간이 체크 리스트>
-쉽게 짜증이 나고 기분의 변동이 심하다
-피부가 거칠고 각종 피부질환이 심해졌다
-온몸의 근육이 긴장되고 여기저기 쑤신다
-잠을 잘 못들거나 깊은 잠을 못 자고 자주 잠에서 깬다
-매사에 자신감이 없고 자기비하를 많이 한다
-별다른 이유 없이 불안하고 초조해 한다
-쉽게 피로감을 느낀다
-매사에 집중이 잘 안되고 일의 능률이 떨어진다
-식욕이 없어 잘 안먹거나 갑자기 폭식을 하게 된다
-기억력이 나빠져 잘 잊어버린다
위 항목들에 대해 각각 전혀 그렇지 않다(0점),
약간 그렇다(1점), 대체로 그렇다(2점), 매우 그렇다(3점) 등으로 점수를 매겨 합산한 총점에 따라 아래와 같이 스트레스를 측정한다.
0~5점 : 거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지 않음.
6~10점 : 약간 스트레스를 받고 있음.
11~15점 : 비교적 스트레스가 심한 편이므로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대책이 필요함.
16~20점 :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므로 신체상태에 대한 정기적인 건강검진과 더불어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함.
21점 이상 : 매우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므로 당장 전문가와 상담이 필요함.
자료 : 삼성서울병원제공
(한겨레신문 기사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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