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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력 장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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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04-01-17
기억력 장애 치매 아니면 치료 가능하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SBS 드라마 ‘천국의 계단’이 사람의 기억력과 관련해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교통사고로 기억상실증에 걸린 주인공이 유사한 충격으로 기억을 되찾으면서 드라마가 흥미롭게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드라마 속의 기억상실증. 또 그렇고 그런 소재냐며 다소 식상한 얘기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기억상실증에 얽힌 주인공들의 안타까운 사연과 기억을 되찾는 과정에서의 반전은 매번 시청자들의 채널을 붙들어맨다. 드라마 같은 기억상실증 없어 ‘겨울연가’ ‘유리구두’ ‘아내’ 등 비교적 최근의 드라마에서부터 멀리 ‘미워도 다시 한번’까지 ‘기억상실증’은 대중의 관심을 사로잡는 짭짤한 단골 메뉴다. 그럼 드라마처럼 기억상실증은 현실적으로 가능한 건가. 이에 대해 신경정신과 전문의들의 대답은 회의적이다. 울산대 의대 강릉아산병원 신경정신과 백상빈 교수는 “뇌진탕으로 인해 당시의 일들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있을 수 있으나 그것은 일시적 현상”이라며 “계산 능력 등 다른 뇌 기능은 다치지도 않고 멀쩡한데 과거의 기억만 감쪽같이 사라진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컴퓨터로 치면 ‘램(Ram)’ 기억은 순간 사라질지언정 ‘CPU(중앙처리장치)’에 저장된 것은 하드디스크가 손상되지 않는 한 컴퓨터에 그대로 남는 이치와 같다. 즉 만취 상태에서 자신이 한 행동이나 말을 기억하지 못할 수는 있지만, 술이 깨면 일상의 기억들을 회복하는 것과 같은 셈이다. 이처럼 기억의 과정은 컴퓨터와 유사하다. 자료를 입력하는 ‘등록’의 단계와 하드디스크에 기록하는 ‘저장’의 단계를 거치고, 필요할 때 다시 불러낼 수 있는 ‘재생’의 단계로 구성돼 있다. 또 기억은 수 초에서 몇 분까지 기억하는 단기(1차)기억, 수 분에서 수 일까지 기억되는 장기(2차)기억, 장기기억을 초과하는 원격(3차)기억으로 나뉜다. 즉 칠판 글자를 보고 공책으로 옮겨 적기까지 잠시 보관해두는 것이 단기기억이다. 반면 며칠 전 갔던 찻집의 이름을 기억하는 것은 장기기억이다. 역대 대통령 이름, 어렸을 때 살던 동네 이름처럼 반복 학습을 통해 굳어진 것은 원격기억이다. 기억력은 정상적인 노화과정에서 점차 떨어진다. 건망증은 단기기억 장애 또는 일시적인 검색능력 장애이다. 하지만 건망증은 그다지 심각한 상태는 아니다. 처리해야 할 정보는 지나치게 많고 기억력에 한계가 있다면, 뇌는 혼란을 차단하는 수단으로 단기기억 장애 혹은 일시적인 검색능력 장애를 보인다. 즉 뇌의 혹사로 인한 현상으로, 그것이 한참 뒤에야 생각나는 건망증으로 표출될 뿐이다. 특히 건망증은 ▲지속적인 스트레스와 긴장감으로 뇌가 굳어 있을 때 ▲우울하고 불안한 기분이 오래 지속되고 한 가지 생각에 집중했을 때 ▲떨쳐버리지 못하는 특정한 생각이나 사건에 집착하는 강박증이 있을 때 ▲수면이 부족하거나 불규칙적인 활동을 할 때 ▲단순하면서도 반복되는 일들을 지속할 때 등에서 심해질 수 있다. 그럼 왜 중년 주부들의 건망증은 심한 걸까. 주부 건망증은 거의 대부분 심리적인 요인과 출산과 폐경 등 신체 변화가 원인이다. 점점 늙어가면서 아름다움의 상실에 대한 불안감, 가족 중에서 혼자만 낙오되는 듯한 위기감, 경제적인 문제로 인한 스트레스 등이 건망증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그로 인해 우울증 등 정서불안도 초래된다. 폐경기 이후 여성호르몬을 투여받으면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알츠하이머 치매에 걸릴 확률이 절반으로 줄어드는데, 이것은 에스트로겐과 기억장애, 치매 등이 일정 정도 관련이 있다는 의미이다. 반면 남성의 기억력 장애는 주로 술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특히 알코올 중독자들은 만성적으로 최근 기억에 현저한 장애가 생긴다. 이같은 병적인 상태를 ‘코르사코프 증후군’이라고도 한다. 치매, 최근 일부터 기억 못해 이들은 시간 감각과 사건의 순서를 기억하는 능력에 장애가 있다. 새로운 것을 학습하는 능력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때론 기억 손실을 메우기 위해 당치도 않은 사실을 꾸며내는 ‘작화증’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이 경우는 술을 끊는 것이 일차적 치료법이다. 알코올 중독으로 인한 기억장애에는 비타민B 계열인 티아민을 3~12개월 간 투여하기도 한다. 만성 알코올 중독으로 유발된 ‘알코올성 치매’는 심한 기억 장애를 부른다. 이는 오랜기간 과음하다 치매가 생긴 경우로 적어도 술을 끊은 뒤에도 증세가 3주 이상 지속된다. 병력이나 검사 결과, 알코올 외에 다른 치매 원인이 없어야 진단된다. 또 알코올성 치매는 대개 합병증으로 운동 능력이 떨어지거나, 과음으로 인한 간경화 증세 등도 함께 보인다. 교통사고나 뇌졸중 등으로 뇌에 손상이 와서 생기는 기억 장애나 노년기 치매에서 볼 수 있는 기억 장애의 경우는 하드웨어 자체에 결함이 생긴 것이다. 특히 알츠하이머 등 노년기의 대표적 정신장애인 치매는 뇌세포가 하루에 수천만 개씩 죽으면서 온다. 대뇌 바깥 부위인 대뇌피질 기능 이상으로, 초기에 기억 장애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새로운 정보를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이 감소되기 때문에 기억 장애는 대개 최근에 있었던 일들에 대한 기억부터 소멸된다. 이는 단기기억을 장기기억으로 전환하는 역할을 하는 뇌의 해마(내측두엽)가 위축되기 때문으로, 어릴적 기억은 생생한 반면 10분 전에 한 일은 까먹는 식으로, 새로운 정보를 잘 기억하지 못한다. 따라서 처음에는 아파트 열쇠를 자주 잃어버리거나, 물건을 잘 보관해 두었음에도 불구하고 찾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치매 증상이 오래가면 오래 전에 습득한 기억 즉 장기기억도 상실된다. 과거에는 익숙하게 처리했던 일들을 서투르게 하거나 제대로 완성하지 못하게 된다. 세탁기와 같은 가전제품의 사용법을 몰라 우물쭈물하거나, 돈계산을 서투르게 하는 경우도 생긴다. 자동차 열쇠로 시동을 거는 방법조차 생각나지 않는다. 치매가 더욱 진행되면 자녀 이름을 제대로 말하지 못할 뿐 아니라 자신의 이름, 생년월일, 태어난 곳과 현주소도 모르게 된다. 신경정신과개원의협의회 김장규 이사(서울 가락신경정신과 원장)는 “치매의 초기 증상은 건강한 노인에게도 발생되는 건망증과 유사하기 때문에 전문가의 진찰을 받지 않으면 감별이 어렵다”며 “나이들어 갈수록 건망증이 심해지거나 주변에서 기억력 문제를 제기할 때는 병원을 방문, 정밀 검사를 받는 것이 치매 조기 발견에 좋다”고 말했다. 김철중 조선일보 의학전문기자 기사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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