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서는 말도 잘하고 유쾌하고 즐거워 보이는데 집에만 들어가면 입을 닫아버리는 사람. 반대로 집에서는 말도 잘하고 활달한데 밖에만 나가면 주눅 들어 버리는 사람. 혹시 나의 모습은 아닐까?
정혜윤(가명)씨는 결혼한지 얼마 안된 새내기 주부다. 그런 정씨에게 요즘 고민이 있는데 남편이 밖에서는 친구들과 그렇게 잘 어울리다가 집에만 들어오면 말도 안한다는 것이다.
혹시 건강에 이상이 있는 건지? 아니면 자신에게 문제가 있는지 물어봤지만 그냥 피곤하다는 말만 반복할 뿐이다.
주위를 살펴보면 집 안과 밖에서의 모습이 다른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보통은 당사자는 피곤하다는 말만 하지만 이들의 가족은 우려가 되기 마련. 그렇다고 그냥 두기에는 당사자들의 '피로감'이 잘 성명되지 않고는 한다. 그렇다면 과연 이들은 왜 집과 밖에서의 모습이 다른걸까.
◇ 대부분 자신만 못 느껴~
조선대학교 정신과 박상학 교수는 “밖에서만 활발한 사람의 경우 밖에서 에너지를 소모하고 나면 집이라는 공간에 들어가서 보호받고 싶은 심리를 지니기 때문”이라며 “정신적 신체적으로 건강한 사람도 얼마든지 그럴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대부분 자신은 특별히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그런 성향이 심하거나 오래 될 경우 자신보다는 오히려 배우자나 가족이 우울증에 걸리기 쉽다”는 의견이다.
무엇보다 직장이나 사회에서 받는 스트레스로 인해 마음속에서 방어기재로 집 안과 밖에서의 행동이나 말 횟수가 차이가 날 수 있다.
반대로 집 안에서는 활발한데 밖에만 나가면 주눅 드는 사람 같은 경우엔 가족의 수가 적고 과잉보호를 받아 자신의 영역을 벗어나면 두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한편 어린이들의 경우에는 부모들과 떨어지면 흔히 나타나는 증상인 격리불안 때문인데, 대부분 성장해 가면서 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청소년기를 넘어서도 계속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성인까지 쭉 이어질 수 있고 자신감 결여나 대인관계 기피증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주변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전문의들은 강조한다.
◇ 혹시 이중인격은 아닐까?
성격의 편차가 너무 큰 경우 주변 사람들은 대부분 이중인격이라는 얘기부터 한다. 하지만 전문의들은 흔히 사람들이 말하는 이중인격이라는 것과 이런 증상은 관련이 없다고 말한다.
즉 이중인격은 정반대의 성격이 어디서든지 나타나는데 반해 이런 증상은 집 안과 밖이라는 상황이 있기 때문에 전혀 상관없다는 것.
또한 밖에서만 활발하거나 집에서만 활발한 사람의 경우 대부분 성격 탓일 수도 있고 주변 상황에 대한 영향도 크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는 의견이다.
다만 갑자기 이런 성향이 나타나거나 이런 증상이 장시간 지속된다면 심리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
밖에서만 활발한 사람의 경우 스트레스가 심해서 자기도 모르는 우울증의 소인으로 작용해 그것에 대한 방어기재로 그런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안에서만 활발한 사람의 경우 자신감의 결여로 대인관계에 대한 두려움을 감추기 위해 이런 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
용인정신병원의 강대엽 교수는 “증상의 경중에 따라 다르지만 주변 사람을 힘들게 할 정도면 꼭 전문의의 상담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대부분은 자기 자신의 마음가짐만으로도 충분히 나아질 수 있고 주변 사람이나 가족들의 관심이나 운동 등으로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