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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천성 장애인 90%, 배우자 잃은 슬픔보다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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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08-03-13

후천성 장애인 90%, 배우자 잃은 슬픔보다 크다?

뉴시스|기사입력 2008-03-10 09:26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장애에 대한 편견이 많이 사라지고는 있지만 여전히 장애는 자신이 아닌 장애를 가진 사람들만의 것이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는 우리나라 장애인 10명 중 9명이 교통사고 등으로 급작스럽게 장애를 겪게 되는 만큼 여전히 '남의 얘기'로만 치부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처럼 장애에 대한 지식이 없이, 그야말로 다른 사람만의 일이라는 생각만으로 지내다가 갑자기 장애가 닥치면 그 충격도가 그야말로 주위 사람들의 예상을 훨씬 뛰어 넘는다는 것이다.

◇ 갑작스런 장애, 배우자 잃은 슬픔보다 커

갑자기 자신에게 장애가 생긴다면 그 정도는 어느 정도일까. 일반적인 심리변화를 살펴보면 우선 상실직후 그 사실을 부정하며 ‘믿을 수 없다’ 등의 반응을 거쳐 상실이나 장애를 애도하고 그리워하게 되고 분노에 휩싸일 수 있다.

그리고 상실한 기능을 되찾으려는 희망은 포기 했으나 아직은 그 대상이 없이 견디어 내려는 즉, 변화된 현재의 모습을 받아드리지 못하는 시기를 거쳐 자기 인생세계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구축하는 시기로 나타나게 되지만 사람에 따라 이 시기들이 겹치기도 하고 단정 짓기 어려울 수 있다.

특히 몸의 기능이 상실돼 장애인이 되면 자신에게 소중한 사람의 사망과 비슷한 충격을 받거나 오히려 그 이상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실제로 영국의 한 전문가는 남편을 잃은 미망인과 사지 절단한 군인에서 마음의 상처를 비교 연구한 결과, 상실 초기에 심적 고통은 미망인의 경우에 더 심해 식욕감퇴 불면 우울 짜증이 심했했다. 또 사람을 회피하는 사회적 철퇴도 남편을 잃은 쪽에서 더 심각했지만, 시간이 지나갈수록 미망인은 직장 복귀 등 사회에 참여하면서 정신적인 고통이 호전됐다. 반면 사지 절단자는 오랜 기간 짜증, 긴장이나 우울증이 지속됐다는 내용을 발표한 바 있다.

물론 이 같은 감정 변화는 운동선수나 평소 예쁘다고 칭찬을 듣던 사람에게서 더욱 심각하게 나타날 수 있다.

분당차병원 정신과 서신영 교수는 “어느 날 갑자기 장애인이 된다면 그 심리적 충격은 말할 수 없이 클 것”이라며 “스스로의 바디이미지가 침해, 파열돼 신경증적, 정신병적 반응을 보일 것이고 특이 신체에 대한 자신감이 큰 연예인이나 운동선수, 주변에서 예쁘다는 소리를 많이 받은 여성에게서 충격이 더 클 것”이라고 설명한다.

바디 이미지란 태어나면서부터 촉각, 시각 등의 감각을 통해 자신의 신체에 대한 기능과 주관적인 느낌이 마음속에 자리 잡게 되는 신체지각과 객관적인 평가에 의해 자신의 몸을 보는 태도인 신체개념이 통합해 스스로가 자신의 신체를 보는 시선.

이에 따라 전문의들은 후천성 장애가 생긴 경우 심리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심리적, 정신적 치료도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경희대학교 동서신의학병원 정신과 조아랑 교수는 “충격에 따른 모든 단계에서 정신과 의사의 개입과 치료적 접근이 가능하다”며 “교육적 접근은 적어도 환자가 격렬한 정서적인 반응은 거친 뒤에 적극적으로 시도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충고한다.

다만 모든 환자에게 교육적 접근이 가능하지는 않을 수 있다. 예컨대 아동이나 노령의 환자는 교육 자체보다는 정서적 지지가 필요할 수도 있고 환자의 이해 수준에 맞추어 격려하는 차원의 인지적 접근이 필요할 수도 있다.

조아랑 교수는 “환자도 적응의 의지가 있고 장애라는 객관적 사실을 인지적으로 받아들이고 긍정적으로 남은 기능들을 살피고 극대화 시킬 수 있는 방법들을 의논하는 등 현실 적응력을 높이는 쪽으로 진행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며 “충격을 최소화 시키려고 노력하다보면 상당 기간 지나서 환자가 직접, 자신의 장애에 의한 문제들을 맞닥뜨리게 되면서 오히려 더 크게 충격 받을 수도 있다”고 덧붙인다.

◇ 후천성 장애에 대한 교육, 개인+사회인식 변화

대부분의 장애가 후천적으로 발생하고 있지만 이를 아는 사람은 적다. 때문에 갑자기 장애를 안게 되면 평소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상상하지도 못했던 상황에 마주치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큰 충격이 오게 된다.

이에 따라 이제는 교육에서부터 장애에 대한 정확한 지식 전달과 후천성 장애에 대한 내용이 중요하게 포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보건사회원구원 변용찬 장애인연구팀장은 “장애인을 배려해야 한다는 교육도 필요하지만 교통사고나 질환으로 인해 장애가 생길 수 있다는 점 등의 구체적인 장애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며 “교육을 통해 장애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면 후천적으로 생기는 장애도 줄어들 수 있고 사회 인식도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매년 장애인의 날에 장애에 대한 이해를 위한 수업을 모든 초등학교에서 실시하고 있으며 장애 이해 애니메이션을 제작해 온라인 등에 공개하고 학교에 배포하는 등의 활동도 해왔다.

여기에 올 5월부터는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이 시행되면서 일반 교사 연수 과정에 장애학생을 이해하고 가르칠 수 있는 과목이 필수로 들어가게 된다.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10~20여년 전만해도 장애인을 분리해 생각하는 분리 교육이 많이 행해지기도 했지만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통합교육을 향해가고 있다”며 “당장은 효과가 나타나지 않겠지만 지속적인 교사 연수 등으로 아이들에 대한 교육도 강화된다면 장기적으로는 사회 인식 변화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관계자들은 장애에 대한 올바른 교육이 결국 사회 편견을 없애는 길이 되고 더 나아가 후천성 장애에 대한 경각심으로 사고나 질환에 미리 대비할 수 있게 되는 효과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이다.

조고은 기자 eunisea@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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