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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종섭 기자의 ‘병실체험 24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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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2008-03-18
[노종섭 기자의 ‘병실체험 24시’] <1>진료는 의사가 설명은 네이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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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노종섭 생활경제부장이 지난 7일부터 14일까지 서울 화양동 건국대병원에 입원, 담석을 제거하는 시술 후 담낭을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다. 노 부장은 치료하는 동안 의사의 말 한마디에 울고 웃는 입원환자와 그 가족들의 애환, 수술대에 오른 심정, 진료를 둘러싼 환자가족들의 대화 등을 기록했다. 본지는 노 부장의 ‘병실24시’를 5회에 걸쳐 게재한다.
눈동자가 노래졌다. 피부도 노란색으로 변했다. 그러나 통증은 없었다. 선후배들이 병원 가보라고 다그치지 않았다면 ‘조금 있으면 괜찮아 지겠지’하고 기다렸을 것이다. 이러다 병 키우겠다 싶어 지난달 26일 회사 근처 내과를 찾았다.
순서를 기다리는 사이 대기실에 있는 TV는 가정의학, 성인병 등 각종 질병의 증상에 대한 안내를 계속했다. 예로 드는 것을 찬찬히 뜯어보다보니 모든 질병에 조금씩은 걸린 느낌이다.
마침내 ‘노종섭님, 들어오세요’하는 간호사의 부름이 있었다. 의사는 각종 진단을 하더니 처방전을 내려줬다. 진찰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의사에게 전날 약사한테 들었던 ‘위가 부은 것 같다’는 얘기를 전했더니 영 내키지 않아 한다. 진료를 하는 의사님한테 왜 약을 제조하는 약사가 한 얘기를 하냐는 식이다. 불쾌하다는 느낌이다.
처방전을 갖고 약국에 들러 3일치 약을 지어 복용했다. 그러나 효과는 없었다, 황달은 더욱 심해졌다.
3월3일 다시 내과를 찾았다. 의사는 간이 의심된다며 초음파 검사를 하자고 했다. 검사에 앞서 그는 황달에 대해 설명했다. 의사는 내 의자를 앞으로 잡아당긴 뒤 컴퓨터 모니터를 보여주고 네어버 지식검색in란에 ‘황달’을 쳤다. ‘황달은 왜 생기는가’, ‘원인과 치료법은’ 등등 황달에 대한 모든 것이 총망라돼 있었다.
의사는 네이버 지식in에 나열된 황달 관련 지식을 나에게 읽어주는 것으로 설명을 대신했다. 의사는 초음파 검사를 한 결과 ‘간은 이상이 없고 담석이 이상이 있는 것 같다’는 소견을 내놨다. 다시 의자에 앉았다. 의사는 다시 네이버 지식in에 ‘담석’을 쳤다. 담석의 종류, 원인, 치료법 등 모니터에 적힌 글을 읽는 식의 설명이 또 이어졌다.
의사는 다소 의아해하는 나에게 “담석에 대해 더 알고 싶으면 네이버에서 검색해보면 다 나와요. 굳이 의사한테 물어볼 필요 없어요’라며 웃었다.
네이버에서 접한 담석 관련 지식은 의사가 설명하는 것보다 훨씬 이해가 쉬웠다. 전문용어를 일반인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 해석해놓았고, 의사 뿐만이나라 담석을 앓은 적이 있는 사람이 자신의 사례를 올려놓아 관련 지식 뿐만아니라 경험까지도 접할 수 있다.
‘약은 약사에서, 진료는 의사에게’라는 의약분업 당시의 표어가 ‘진료는 의사에게, 설명은 네이버에게’라는 말로 덮혀 스쳐 지나갔다.
/njsub@fnnews.com 노종섭기자
눈동자가 노래졌다. 피부도 노란색으로 변했다. 그러나 통증은 없었다. 선후배들이 병원 가보라고 다그치지 않았다면 ‘조금 있으면 괜찮아 지겠지’하고 기다렸을 것이다. 이러다 병 키우겠다 싶어 지난달 26일 회사 근처 내과를 찾았다.
순서를 기다리는 사이 대기실에 있는 TV는 가정의학, 성인병 등 각종 질병의 증상에 대한 안내를 계속했다. 예로 드는 것을 찬찬히 뜯어보다보니 모든 질병에 조금씩은 걸린 느낌이다.
마침내 ‘노종섭님, 들어오세요’하는 간호사의 부름이 있었다. 의사는 각종 진단을 하더니 처방전을 내려줬다. 진찰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의사에게 전날 약사한테 들었던 ‘위가 부은 것 같다’는 얘기를 전했더니 영 내키지 않아 한다. 진료를 하는 의사님한테 왜 약을 제조하는 약사가 한 얘기를 하냐는 식이다. 불쾌하다는 느낌이다.
처방전을 갖고 약국에 들러 3일치 약을 지어 복용했다. 그러나 효과는 없었다, 황달은 더욱 심해졌다.
3월3일 다시 내과를 찾았다. 의사는 간이 의심된다며 초음파 검사를 하자고 했다. 검사에 앞서 그는 황달에 대해 설명했다. 의사는 내 의자를 앞으로 잡아당긴 뒤 컴퓨터 모니터를 보여주고 네어버 지식검색in란에 ‘황달’을 쳤다. ‘황달은 왜 생기는가’, ‘원인과 치료법은’ 등등 황달에 대한 모든 것이 총망라돼 있었다.
의사는 네이버 지식in에 나열된 황달 관련 지식을 나에게 읽어주는 것으로 설명을 대신했다. 의사는 초음파 검사를 한 결과 ‘간은 이상이 없고 담석이 이상이 있는 것 같다’는 소견을 내놨다. 다시 의자에 앉았다. 의사는 다시 네이버 지식in에 ‘담석’을 쳤다. 담석의 종류, 원인, 치료법 등 모니터에 적힌 글을 읽는 식의 설명이 또 이어졌다.
의사는 다소 의아해하는 나에게 “담석에 대해 더 알고 싶으면 네이버에서 검색해보면 다 나와요. 굳이 의사한테 물어볼 필요 없어요’라며 웃었다.
네이버에서 접한 담석 관련 지식은 의사가 설명하는 것보다 훨씬 이해가 쉬웠다. 전문용어를 일반인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 해석해놓았고, 의사 뿐만이나라 담석을 앓은 적이 있는 사람이 자신의 사례를 올려놓아 관련 지식 뿐만아니라 경험까지도 접할 수 있다.
‘약은 약사에서, 진료는 의사에게’라는 의약분업 당시의 표어가 ‘진료는 의사에게, 설명은 네이버에게’라는 말로 덮혀 스쳐 지나갔다.
/njsub@fnnews.com 노종섭기자
[노종섭
[노종섭 기자의 ‘병실체험 24시’] <2>4인실 입원 ‘별따기’

3월 5일 집 근처에 있는 서울 화양동 건국대학교 병원에 진료 예약을 했다. 예약시간은 오전 10시. 하지만 예약자체가 큰 의미를 갖는 것은 아니었다. 예약했다 하더라도 접수를 따로 해야 했고 그 순서에 따라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의사는 황달지수가 높아 치료를 빨리 하는 것이 낫다며 바로 입원하라고 했다. 기준치가 1 이하인 황달지수가 13까지 올랐다. 곧바로 원무과에 들러 입원수속을 밟았다. 그러나 병실이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다시 의사를 찾았다. 일단 CT 촬영, 체혈을 먼저 하고 오후에 병실이 나면 입원하자고 했다. 오후까지도 병실이 없으면 내일 입원하기로 했다,
결국 빈 병실이 없어 검진을 마친 뒤 다음날 10시에 전화를 해보라는 얘기를 듣고 일단 집으로 돌아왔다.
다음날 10시. 전날과 마찬가지로 병실은 없었다. 11시쯤 병원을 찾았다. 다행히 12시30분이면 4인실의 한 자리가 나온다는 것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처음부터 4인실에 들어간다는 것이 엄청난 행운인 줄을 알지 못했다.
11층 의사당직실 바로 앞에 있는 207호. 멀리 한강이 보이는 전망이 좋은 곳의 창가쪽에 자리잡았다.
나를 제외하고 위암 초기, 원인 모를 고열, 나와 같은 담석 환자가 입원해 있었다. 이들은 모두 4인실로 직행한 나를 보고 부러워했다. 대부분 입원초기 1일에서 많게는 3일을 2인실에서 보내야만 4인실로 올 수 있었다.
내가 입원한 4인실은 이틀 후에 옮긴 5인실과 큰 차이가 없다. 병실 안에 화장실이 똑같이 있고 침대 하나가 들어설 자리를 기둥이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
환자와 가족들이 병실 크기에 신경을 쓰는 것은 돈 때문이다. 병원비 대부분은 의사의 처방에 따라 결정되는 것으로 환자들이 줄일 수 있는 비용은 입원비뿐이다.
4인실 이상은 우선 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한다. 4인실의 경우 입원비가 1일 6만9000원이다. 2인실은 13만원, 특실은 69만원짜리까지 있다. 때문에 환자와 가족들이 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해 비싼 4인실 이상의 병실은 이용을 꺼리고 있다.
위암 초기 환자의 경우 2인실에서 이틀, 4인실에서 4일을 보냈다. 내가 4인실에서 3일, 5인실에서 3일을 지낸 것과 비교하면 입원비에서만 17만8000원 차이가 난다. 병원으로서도 만들어 놓은 4인실 이상 병실을 놀릴 수도 없고 이를 순서대로 배정하다 보니 당연히 입원 환자들의 초기 병실로 이용되고 있다.
입원기간이 더 길어질 때는 금액 차이가 더 크다. 나와 똑같은 병이어서 똑같은 시술과 수술과정을 거쳤고 입원시기도 같은 한 환자는 250만원가량이 나왔다고 한다. 나는 진료비가 200만원가량 나왔다.
그와 나의 진료비가 50만원 정도 차이가 난 것은 선택진료료와 입원실 비용 차이에서 비롯됐다. 혼자 병원을 찾았던 그는 통증 때문에 정신이 없던 차에 선택진료에 체크를 했다고 한다. 선택진료의 경우 담당의사를 환자가 선택해 진료를 받는 것으로만 알려져 있을 뿐 더 이상 자세한 것을 아는 환자는 없었다.
입원실의 경우 그는 2인실과 4인실을 이용한 반면 나는 4인실과 5인실을 이용했다. 그가 의료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병실만을 이용한 반면 나는 보험 혜택을 받아 가격이 저렴한 5인실을 많이 이용한 차이다.
기자의 ‘병실체험 24시’] <3>수술대 오르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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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는 황달지수가 높아 치료를 빨리 하는 것이 낫다며 바로 입원하라고 했다. 기준치가 1 이하인 황달지수가 13까지 올랐다. 곧바로 원무과에 들러 입원수속을 밟았다. 그러나 병실이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다시 의사를 찾았다. 일단 CT 촬영, 체혈을 먼저 하고 오후에 병실이 나면 입원하자고 했다. 오후까지도 병실이 없으면 내일 입원하기로 했다,
결국 빈 병실이 없어 검진을 마친 뒤 다음날 10시에 전화를 해보라는 얘기를 듣고 일단 집으로 돌아왔다.
다음날 10시. 전날과 마찬가지로 병실은 없었다. 11시쯤 병원을 찾았다. 다행히 12시30분이면 4인실의 한 자리가 나온다는 것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처음부터 4인실에 들어간다는 것이 엄청난 행운인 줄을 알지 못했다.
11층 의사당직실 바로 앞에 있는 207호. 멀리 한강이 보이는 전망이 좋은 곳의 창가쪽에 자리잡았다.
나를 제외하고 위암 초기, 원인 모를 고열, 나와 같은 담석 환자가 입원해 있었다. 이들은 모두 4인실로 직행한 나를 보고 부러워했다. 대부분 입원초기 1일에서 많게는 3일을 2인실에서 보내야만 4인실로 올 수 있었다.
내가 입원한 4인실은 이틀 후에 옮긴 5인실과 큰 차이가 없다. 병실 안에 화장실이 똑같이 있고 침대 하나가 들어설 자리를 기둥이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
환자와 가족들이 병실 크기에 신경을 쓰는 것은 돈 때문이다. 병원비 대부분은 의사의 처방에 따라 결정되는 것으로 환자들이 줄일 수 있는 비용은 입원비뿐이다.
4인실 이상은 우선 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한다. 4인실의 경우 입원비가 1일 6만9000원이다. 2인실은 13만원, 특실은 69만원짜리까지 있다. 때문에 환자와 가족들이 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해 비싼 4인실 이상의 병실은 이용을 꺼리고 있다.
위암 초기 환자의 경우 2인실에서 이틀, 4인실에서 4일을 보냈다. 내가 4인실에서 3일, 5인실에서 3일을 지낸 것과 비교하면 입원비에서만 17만8000원 차이가 난다. 병원으로서도 만들어 놓은 4인실 이상 병실을 놀릴 수도 없고 이를 순서대로 배정하다 보니 당연히 입원 환자들의 초기 병실로 이용되고 있다.
입원기간이 더 길어질 때는 금액 차이가 더 크다. 나와 똑같은 병이어서 똑같은 시술과 수술과정을 거쳤고 입원시기도 같은 한 환자는 250만원가량이 나왔다고 한다. 나는 진료비가 200만원가량 나왔다.
그와 나의 진료비가 50만원 정도 차이가 난 것은 선택진료료와 입원실 비용 차이에서 비롯됐다. 혼자 병원을 찾았던 그는 통증 때문에 정신이 없던 차에 선택진료에 체크를 했다고 한다. 선택진료의 경우 담당의사를 환자가 선택해 진료를 받는 것으로만 알려져 있을 뿐 더 이상 자세한 것을 아는 환자는 없었다.
입원실의 경우 그는 2인실과 4인실을 이용한 반면 나는 4인실과 5인실을 이용했다. 그가 의료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병실만을 이용한 반면 나는 보험 혜택을 받아 가격이 저렴한 5인실을 많이 이용한 차이다.
기자의 ‘병실체험 24시’] <3>수술대 오르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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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전 10시30분으로 수술시간이 잡혔다. 전날부터 외과, 마취과 등 수술 관련 의사들이 수시로 몸상태 등을 체크했다.
수술을 앞두고 수술동의서도 작성했다. 수술을 위해서는 전신마취를 해야 하는데 “확률은 거의 없지만 깨어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다른 장기에 영향을 미쳐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는 등 무지막지한 마취과 의사의 설명이 이어졌다.
으레 하는 수술동의서 사인이지만 막상 내가 당사자가 되고 보니 섬뜩함이 앞섰다. “만에 하나이지만, 거의 없는 확률이지만 재수없게 내가 포함되면 어떻게 하지”하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생각을 바꿔 수술 동의서가 법적효력이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법적효력이 있다면 그것 역시 문제 아닌가. 수술을 앞둔 사람이 동의서에 사인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굳이 법적효력도 없는 동의서에 사인을 하게 하면서 그렇지 않아도 마음이 심난한 환자와 가족들에게 불안감을 더 줄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스쳤다.
수술대기실에 들어섰다. 10여평 넘는 면적이었지만 환자는 나 혼자였다. 담낭절제는 큰 수술이 아니기 때문에 의연하고 싶었다.
그러나 수술실 앞에서 기다리는 사이 걱정이 앞섰다. 아내, 아이들, 부모님 등의 얼굴이 파노라마처럼 스쳐갔다. 환자가 편안하지 않다는 것을 감지한 간호사가 말을 걸었다. “여기 들어오면 다들 불안해하는데 걱정하실 필요 없어요. 괜찮습니다. 마음 편안하게 준비하십시오.” 나는 “고맙습니다”고 답하면서도 속으로는 “당신도 내 입장이 되면 떨릴 것”이라고 되내었다.
마침내 수술실에 들어섰다. 침대에서 수술대로 갈아 탔다. 위에는 큰 조명이 2개 있으며 주위는 수술장비 등이 어수선하면서도 질서있게 놓여 있었다.
의사를 기다리는 사이 마취제가 놓여 졌고 나는 잠속으로 빠져 들었다. 수술 시작 후 2시간 30분 만인 1시쯤 회복실을 나섰다. 아내와 큰처남이 아련히 보였다.
배가 아파 움직일 수는 없었지만 마취가 채 깨지 않은 상태에서도 수술이 무사히 끝났구나 하는 안도감이 밀려왔다.
수술 후 통증이 극에 달했는데 내 관심은 언제까지 이 통증이 계속될 것이냐였다. 이를 궁금히 여긴 나에게 같은 방에 있던 환자 선배(?)는 수술 후 2, 3시간 지나면 괜찮다고 말해 줬다. 수술을 앞둔 환자를 안심시키기 위해 하는 말이겠지 하고 생각했다. 그러나 조언은 정확했다.
회복실에서 1시간 정도 있다가 병실로 올라온 후 1시간가량 지나자 나보다 1시간 30분 먼저 수술한 옆병실에 있는 환자가 걸어서 화장실에 가는 모습을 보았다. 1시간 정도만 있으면 나도 걸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니 아픈 상처가 조금씩 나아진 것 같은 느낌이 다가왔다.
잠에서 깨어 수술부위를 보니 배에 4군데 흔적이 있었다. 옛날처럼 배를 가르지 않고 배꼽 아래를 포함한 4군데에 구멍을 뚫은 뒤 각각의 구멍에 내시경을 비롯한 수술장비 등을 넣어 수술을 했다는 것이다. 복강경(배안의 장기를 보는 것)수술이라고 한다. 배를 가르지 않고 구멍만을 뚫어 수술을 하니까 수술 후 상처도 크게 남지 않는다. 첨단의학의 쾌거다.
노종섭 기자의 ‘병실체험 24시’] <4>00병원 출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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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준비를 다 해 놓았는데 이해가 안간다. 아산병원 의사들도 모두 내 후배다. 아산병원에서 수술이 바로 되는 게 아니다. 1주일 더 걸려야 하고 고생 더 해야 한다. 여기서 하면 되는데 왜 옮기려고 하느냐”고 병원 의사들이 나서 만류했지만 그는 “작은 질환이야 건대병원에서도 괜찮겠지만 암은 아무리 초기라도 큰 병원에서 수술하는 것이 안심이 될 것 같아 옮기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환자는 3월 중순께 아산병원에 위와 장 내시경 검사를 예약해 놓았다. 그러던 중 갑자기 출혈이 생기면서 건국대 병원에 입원한 것이다.
순천에서 올라온 11층 206호 방장 역시 처음에는 아산병원을 찾은 경우다. 그는 순천 성가오로 병원에서 앰뷸런스를 타고 아산병원을 찾았다가 30여m 진을 치고 있는 환자행렬을 보고 건국대병원으로 옮겼다고 한다.
지난 2005년 문을 연 건국대 병원, 환자와 그 가족들은 첨단장비와 깨끗한 시설에 대해서는 높은 점수를 줬다. 수시로 환자상태를 점검하는 등 의사들의 부지런함에도 높은 점수를 줬다. 그러나 가끔 의견충돌이 일기도 한다.
병실에서 전해지는 일화 하나. 한 환자가 의사와 실랑이를 하고 있었다. 환자는 “도대체 치료를 하는 거냐? 안하는 거냐? 주사만 주고 치료는 언제 할거냐.”
서울대병원이나 삼성의료원, 아산병원 등의 의사보다 실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환자들의 불만이 여기저기서 쏟아지기 일쑤다. 아산병원 출신의 한 의사는 ‘아산병원출신입니다’는 말 한마디로 환자들의 불만을 잠재웠다고 한다.
그는 다른 의사들이 건국대학교 병원 가운을 입는 것과 달리 아직도 가끔은 아산병원 가운을 입고 진료를 하고 있다. 건국대병원 내에서도 아산병원은 실력의 상징인 셈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가끔 병원비가 나올 때 불만의 소재로 이용되기도 한다.
매주 수요일은 고지서가 나오는 날이다. 12일 오후 병원직원이 입원(중간)진료비 계산서를 돌렸다. 직원은 계산서와 함께 토요일까지 납부해달라고 덧붙였다.
“CT 촬영비가 81만원이나 나왔네. 뭔데 이렇게 비싸. 여기 의사들은 (피)뽑고 (X레이 등)찍는 것밖에 모르는 것 아냐.” 고지서를 본 한 가족이 먼저 말을 꺼냈다. “어 우리는 28만원인데…81만원이면 3번 찍은 것 아냐, 아니면 다른 검사를 했든지…” 하지만 환자와 가족들의 불만은 돈이 들더라도 병을 먼저 고쳐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묻히기 마련이다.
그러나 입원이 장기화되면 걱정도 커지게 된다. 원인모를 고열로 입원한 70세 할아버지의 보호자는 한숨만 연일 쉬었다. 495만원 정도가 청구됐다. 이 할아버지는 딸만 5명을 두고 있는데 딸들이 골고루 나눠서 병원비를 충당한다.
할아버지는 최근에도 다른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는데 그때도 500만원 정도가 들었다고 한다. 보호자인 큰딸이 “자식 중에 잘사는 사람이 한명 정도는 있어야 되는데 모두들 그만그만해서 다들 어렵다”고 말하자 기력이 없어 거의 말씀이 없으시던 할아버지께서 “다 돈 좀 빌려주라”고 하는 바람에 병실은 한바탕 웃음바다가 됐다. 당신 때문에 고생하는 딸들을 보기가 여간 미안했던가보다.
[노종섭기자의 ‘병실체험 24시’] 끝.의사말 한마디에 울고 웃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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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해서 항생제외에는 사용한 것이 없는데…. 이렇게 할거면 나도 의사하겠다”. 11일로 입원 한달째를 맞은 11층 206호 방장은 12일 내심 퇴원을 기대했으나 ‘적혈구수가 계속 떨어진다. 며칠 더 지켜보자’는 의사의 진단에 못내 서운한 감정을 드러냈다. 순간 병실은 차가운 바람이 휙 지나가는 듯 했다. 방장으로서 무거운 병실의 분위기를 재미있게 조성했던 그 였기에 더욱 침묵이 돌았다. 한달 뒤 2∼3일 일정으로 다시 입원해야 한다고 하는 그는 병실을 나간 뒤 1시간이 지나서야 돌아왔다.
지난 7일. 11층 206호의 젊은 친구는 이날 퇴원한 후 다음날 친구들과 등산을 갈 예정이었으나 퇴원이 미뤄지자 못내 아쉬운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다음날 안 예기이지만 퇴원 후 등산은 무리하는 판단때문에 의사가 퇴원을 하루 미뤘다고 한다.
의사들의 한마디 한마디에 일희일비하는 환자들의 애환이다. 환자들이 가장 바라는 단어는 뭐니뭐니해도 ‘퇴원’이다. ‘언제쯤 퇴원할 것 같으냐’는 환자와 환자가족들에게 가장 큰 화두다. 나이롱 환자들이 많은 교통사고병동의 경우 퇴원을 앞두고 조그마한 파티를 열기도 한단다.
병실에서 만난 30대 중반의 젊은이는 이와는 좀 다른 경우다.
그는 가능하면 퇴원을 미루는 경우다. 사정은 이렇다. 2월중에 건국대병원에서 내시경을 이용해 담석을 제거한 후 퇴원했다. 그러나 퇴원 당일 밤 응급실을 다시 찾아 입원했다. 담낭과 다른 장기를 연결하는 관을 막고 있던 담석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아 또 다시 고통이 온 것이다. 따라서 이번에는 치료 후 경과를 지켜보고 병을 완전히 고친 뒤 퇴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의사들의 처방에 따라서도 환자마다 희비가 엇갈린다.
나와 같이 담석을 가진 환자가 같은 병실에 있었는데 그는 63세임에도 불구하고 다행스럽게 담낭을 떼어내지 않았다. 하루동안 테스트를 한 결과 담석을 제거한 후에도 담낭이 정상적으로 작동해 제거할 필요성이 없어졌다는 게 의사의 설명.
3m 떨어진 거리에서 듣고 있던 나는 이미 담낭 제거 수술이 결정난 뒤였지만 의사를 붙잡고 담낭을 제거하지 않고 치료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없느냐고 물었다. 그러나 돌아온 답변은 야속하게도 수술이 불가피하다는 것. 담석이 크기 때문에 담낭을 제거하지 않을 경우 계속 담석이 생긴다는 것이다. 의사의 한마디에 결국 담낭사수의 마지막 희망을 접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가하면 환자 선배는 의사 못지 않게 큰 도움이 된다.
나는 운이 좋게도 4인실(207호)과 5인실(206호) 모두에서 담낭을 제거한 환자 선배(?)들을 만났다.
4인실에서 만난 환자는 나보다 입원이 늦었지만 황달수치가 낮아 1시간 30분 먼저 수술을 한 경우다. 5인실에서는 담석 제거 후 후유증으로 다시 입원해 담낭을 제거한 젊은 환자를 만났다.
앞선 환자로는 1시간 30분 후의 몸 상태를 미뤄 짐작할 수 있고 앞으로 뭘 하는가 등을 가늠할 수 있어 더 없는 도움이 되었다. 뒤의 환자는 2차례의 입원탓인지 무엇보다고 경험이 풍부해 많은 도움을 줬다. 환자 선배는 때로는 간호사보다, 때로는 의사보다 더 많은 도움을 준다.
같은 질병의 환자가 아니더라도 환자 선배들은 병원에서 선생님과 같은 존재다.
담낭 절제 수술을 받은 후 간호사가 외과가 있는 5층으로 옮기라고 했다. 나는 수술 직후라 마취가 덜 깬 상태고, 아내는 당연히 옮겨야되는 줄 알고 짐을 챙겼다. 이같은 모습을 보고 있던 206호 방장이 “5층은 4인실인데 왜 내려갑니까, 안 간다고 하세요”라고 조언했다. 아내는 간호사에게 “굳이 안가도 된다면 안가겠다”고 밝혔고, 간호사도 더이상 거론하지 않았다. 4인실로 내려갔으면 1일 6만9000원씩, 적어도 20만원 이상은 더 들었을텐데…. 선배환자의 조언으로 비용을 절감한 것이다.
/njsub@fnnews.com노종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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