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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의존적인 생활은 곤란, 치료보다 건강 유지가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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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2004-02-18
의료 의존적인 생활은 곤란, 치료보다 건강 유지가 중요
얼마 전 한 중학교 남학생이 어머니와 함께 한의원을 찾았다. 아 이는 비만으로 인해 의기소침해 있었다. 그런데 어머니는 진찰대 에 아이가 눕는 것까지 챙겨주는 등 보살핌이 도를 지나쳤다. 부 모가 다 해주면 아이는 언제 몸을 움직여 활동할까. 때로 아이들 의 병은 부모의 과잉보호에서 생기기도 한다.
아이들이 물 한잔 마시는 것까지 ‘수발’해주는 과도한 애정….
과연 그것이 아이를 위한 것일까. 편안함이 지나치면 나태함을 넘어 병으로까지 변해간다. 생명력은 쓰지 않으면 위축된다. 아 이는 점차 혼자 나서기가 두렵게 되고 결국 부모와 아이가 서로 를 묶는 속박의 상태까지 가는 경우도 있다. 과연 이 아이는 언 제 자기 다리로 혼자 뚜벅뚜벅 걸어갈 것인가.
미국에서 부인과(婦人科) 환자 중 자궁절제술을 받은 환자 수에 대한 역학조사가 있었다. 1위를 차지한 주(州)를 놓고 전문가들 은 다양한 원인을 제시했다. 환경오염, 이상기후, 잘못된 위생관 념 등등…. 그러나 찾아진 답은 모든 예상을 깼다.
바로 그 주에 산부인과 전문의가 제일 많았다는 것이다. 산부인 과 전문의가 많을수록 부인들은 더욱 건강할 줄 알았지만 답은 반대였다. 역수요가 생긴 것이다. 적절한 수의 의원과 차례와 질 서를 갖춘 ‘의료체계’만이 그 사회 구성원의 건강을 제대로 돌 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과연 의료체계로 본다면 우리 사회는 건강한가. 그동안 나온 보 고서들과 현장에서의 판단은 우리가 어느 나라보다 ‘병적이다’ 라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고가 의료장비인 자기공명영상장치(MRI )의 병원 보유율이 다른 나라를 압도한다. 당연히 필요 이상의 촬영이 많다. 그 비용은 또 얼마나 비싼가.
피라미드 구조여야 할 의료전달체계는 위태로운 역삼각형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가벼운 감기 때문에 전문의와 종합병원이 바쁘 다. 의대에 입학하면 전문의과정까지 마치는 것이 당연한 상식처 럼 되어 버렸고, 그러지 않으면 의사가 되지 못하는 것으로 안다 . 그러다보니 우리의 의료체계는 사람 중심이 아니라 ‘병과(病 科) 의료’중심이다.
한방은 더 모호하다. 1차, 2차, 3차라는 의료기관 구분이 어색하 기까지 하고 그런 문제로 적잖이 시끄럽다. 이러한 의료체계의 혼란은 사람이 중심에 있지 못하고 물질 가치를 제일로 치는 천박한 자본주의적 가치가 압도하면서 생겨난 자연스러운 결과일지 도 모르겠다.
사람의 ‘건강’이 중심이다. 임상현장에서 치료가 잘 되는 시점 은 환자가 건강에 대해 의욕적으로 개선하려 노력할 때라는 것을 의사라면 누구나 수긍한다. 아무리 좋은 치료법도 건강에 대한 환자의 의욕 없이는 효과가 없다. 질병이 주목받고 관심의 대상 이 되어선 곤란하다. 질병이 의기양양하게 득세하면 점점 그쪽으 로 끌려가게 된다.
의료 의존적이며 ‘의료상품’이 각광받는 문화는 곤란하다. 편 한 것이 능사가 아니다. 의료가 부수적이더라도 독립적이며 자립 적인 ‘사람의 건강’이 고민되어져야 한다.
‘어떻게 아픈 것을 고칠 수 있을까’도 중요한 문제이지만 ‘어 떻게 하면 안 아프고 건강할 수 있을까’는 더욱 가치 있고 급한 문제이다. 이런 생각이 충분히 확산될 때 ‘사람과 건강’이 중 심에 선 효율적이고 정직한 의료체계의 건립이 가능할 것이다.
이것이 생명력을 기르는 ‘양생(養生)’이 오늘날 우리에게 알려 주는 또 다른 지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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