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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싸움후 애들이 더 상처받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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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08-05-12
매일경제

[어린이 건강] 부부싸움후 애들이 더 상처받아요

기사입력 2008-05-06 16:11 기사원문보기
5일 서울 한 초등학교에서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반 아이 모두에게 우표가 붙은 편지 한 통이 배달됐다. 보낸 사람이 자신들 아빠 엄마라는 사실을 안 아이들은 얼굴 가득 웃음꽃이 피었다.

특히 영은(가명)에게는 이날 편지가 더욱 소중했다. 엄마였다. 영은이 엄마는 "매일 아빠와 다퉈 영은이 마음을 아프게 해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영은이는 얼마 전까지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 소아청소년 정신과를 찾기 전 영은이는 매일 눈물을 흘렸다. 부모의 잦은 다툼으로 인한 소아 우울증이었다. 영은이가 울음을 그치고 부모가 자신을 버리지 않는다고 믿기까지는 1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 냉랭한 집안 분위기 아이 불안감 키워

= 부모의 다툼은 아이 마음에 상처를 남긴다.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들은 "부부싸움 후에는 반드시 자녀 마음을 다독여주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충고한다. 부모의 다툼으로 아이가 받은 스트레스를 해소해 줘야 한다는 얘기다.

이 과정 없이 부부싸움이 계속된다면 아이가 우울증이나 수면장애, 식이장애 등 정신질환을 앓을 수도 있다고 전문의들은 경고한다.

부부싸움은 부모, 특히 엄마의 양육 태도와 관련되기 때문에 어린이 정신 건강에 '위험 요인'이다.

신동원 강북삼성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교수는 "싸움을 한 후에는 (엄마)심기가 불편해 아이에게 화풀이를 하거나 둔감해질 수밖에 없다"며 "냉담한 집안 분위기와 엄마의 일관되지 않은 태도는 아이를 불안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아이 스스로 아빠 엄마 눈치를 보게 되면서 위축되는 '감정 전염'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부부싸움 이유가 경제적 문제나 육아 방식 차이일 때는 '나 때문에 싸운다'는 생각에 아이들 불안감은 더욱 커질 수 있다.

◆ 저학년은 신체 이상, 고학년은 폭력

= 초등학교 저학년은 이런 불안감이 가장 위험하다.

손석한 연세신경정신과 원장은 "어린 아이일수록 '엄마, 아빠가 싸우면 나를 버리지 않을까' 하는 공포를 느끼게 된다"며 "죄책감, 공포, 불안 등이 지속되면 악몽을 꾸거나 소변을 지리는 등 신체적 이상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나이가 어린 아이들이 겪는 수면ㆍ배설ㆍ식이장애 원인 중 하나가 부부싸움에서 오는 스트레스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학년이 올라가면 이 스트레스는 폭력이나 가출 등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손 원장은 "초등학교 고학년들은 '내가 누구 편을 들어야 할지'를 판단한다"며 "특히 아이에게 엄마가 아빠 흉을 보거나 아빠가 '답답한 구석이 엄마 닮았다'는 식으로 얘기를 하는 것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이라고 조언했다. 이는 아이들이 판단능력이 생기면 '집=지겨운 곳'이라는 인식을 하게 돼 반항적인 행동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부부싸움을 할 때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은 두 가지다. 하나는 아이가 보거나 듣지 않는 곳에서 싸워야 한다는 것과 싸움 후에는 꼭 아이에게 설명하고 안심시키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점이다. '엄마 아빠가 다퉜는데 이제 문제가 모두 해결됐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부모의 사과가 그 시작이다.

[이근주 MK헬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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