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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확산으로 본 AI 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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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08-05-12
매일경제

전국 확산으로 본 AI 경제학

기사입력 2008-05-12 08:21 |최종수정2008-05-12 10:01 기사원문보기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닭 오리 등 수요가 급감하고 있다.

11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3일 김제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이후 현재까지 전국에서 모두 38건이 발생했다. 이날 전남 보성에서도 AI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 AI 확산은 닭소비에 직격탄을 날려 삼계탕 등으로 '복날 특수'를 노렸던 음식점에 '비상'이 걸렸다. 이미 닭고기 공급업체들 매출은 확연히 줄어들고 있다. 현재 확산 추세가 멈추지 않는다면 AI의 1차 사태(2003년 12월~2004년 3월), 2차 사태(2006년 12월 ~2007년 3월)보다 그 피해가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 올여름 '복날 특수' 사라지나

= 보통 복날이 있는 6~8월에는 닭고기가 다른 달보다 1.5~2배 정도 많이 소비된다.

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2007년 도계수수 동향'을 보면 여름철인 6~8월에는 1년 물량의 30%가 넘는 닭고기가 도살돼 공급된다. 양계업자나 삼계탕을 주요 메뉴로 삼는 음식점은 이 시기에 '대박'이 나는 셈이다.

이제껏 한국에서 AI가 '복날 특수'에 영향을 미친 적은 없었다. 2003년과 2006년의 1ㆍ2차 AI 파동은 겨울에 발생해 복날 시즌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시기적으로 복날 특수에 직격탄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허덕 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AI 발생 후 닭고기에 대한 심리적 불안이 회복되는 데 최소 3개월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현재 상황으로 볼 때 최소한 7~8월까지는 AI 영향력이 미칠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 닭고기값 급락…더 떨어질 수도

= 지난 4월 AI가 발생한 이후 닭고기 가격은 요동을 치고 있다. 지난 9일 기준으로 전월 초에 비해 14% 하락했다.

지난 1ㆍ2차 AI 파동 때 닭고기 가격이 각각 최고 46%, 28%씩 내렸던 것을 감안하면 지금보다 더 떨어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격이 떨어지는 이유는 간단하다. 심리적인 이유 때문에 수요가 줄기 때문이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조류인플루엔자로 인해 닭고기 소비를 줄일 것이냐'는 질문에 응답자 60%가 '소비를 줄이거나 하지 않겠다'고 답변했다.

허 연구위원은 "조사 당시는 4월 초순으로 AI가 전국적으로 퍼지기 전"이라며"지금 상황으로 보면 소비하지 않겠다는 답변이 더 많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AI가 발생했을 때 평균적으로 닭고기 소비는 10% 이상 줄어든 것으로 추산된다.

AI 때문에 오리도 '대수난'을 겪고 있다.

AI 발생 이후 9일까지 살처분된 닭ㆍ오리는 약 680만마리. 이형우 농촌경제연구원 연구원은 "2003년 AI 때는 530만마리의 닭ㆍ오리가 살처분돼 1500억원 정도 손실이 발생했다"며 "지금은 가격이 그 당시에 비해 20~30% 올랐기 때문에 손실 규모가 2000억~3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 AI 토착화되나

= 음식점뿐만 아니라 막대한 손실을 떠안고 있는 닭ㆍ오리 업체들은 1ㆍ2차 파동 때와는 달리 AI가 봄철에 상륙했다는 점을 못내 찜찜해 하고 있다.

이형우 연구원은 "겨울철에 발생했던 지난번과는 달리, 이번에는 AI가 봄에 발생했다"며 "동남아시아처럼 AI가 토착화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2005년 LG경제연구원이 낸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의 경제적 영향' 보고서를 보면 AI가 확산될 경우 경제적 손실액이 8조원(부가가치 기준)을 넘어설 수 있다고 추정했다.

우선 보고서는 AI 확산으로 조류 축산농가 활동이 6개월 정도 마비되면 7000억원 이상의 부가가치가 줄어 성장률이 0.1%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만약 AI가 사람에게로 전염돼 확산되면 심각한 소비 위축을 야기해 부가가치 기준으로 8조원 이상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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